"남성 성형이 되겠어?"…기우는 금물, 틈새시장 넓혔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5-11-12 05:15:15
  • 맨앤네이처 이기영 원장 "남성 맞춤형 시스템 주효…수요 증가 확실"

남성 성형을 표방하며 맨앤네이처성형외과가 처음 문을 열었던 2010년. "그게 되겠어?"라는 의혹의 시선들은 2015년 현재도 여전하다.

이기영 원장(37)이 지난해 맨앤네이처성형외과에 합류할 때도 주변에서는 "그게 돼?"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 사이 맨앤네이처성형외과는 광주에 지점까지 냈다.

"예전에는 남성 성형이라고 하면 비뇨기과 쪽으로 많이 생각했는데 이제는 남자 얼굴도 성형한다는 게 익숙해졌죠. 남성 성형 시장이 틈새이긴 하지만 조금씩 넓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돈이나 시간이 많아서 성형하는 게 아니라 취업 등 생활이 안돼서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수요가 늘었다는 것은 상담 건수가 증가했다는 부분에서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원장은 비수기인 요즘 하루에 수술을 2~3건 한다면, 상담은 20~30명씩 하고 있는 상황.

"남성이 어떻게 보면 여성보다 더 꼼꼼한 면이 있습니다. 아직은 수술했다는 게 표시 나는 걸 꺼려해서 원하는 점이 까다롭습니다. 예를 들면 쌍꺼풀 수술을 하더라도 날카롭거나 흐리멍덩, 느끼해 보이지 않게 부드럽거나 뚜렷하게 해달라고 합니다. 상담을 받고서도 수술 결심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는 편이더라고요."

그는 남성 성형 시장이 넓어진 만큼 환자 수도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술 상담이 개원 초보다 80% 증가했지만 수술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단언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아직은 틈새라고 말하는 것이다."

남성 성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마케팅'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요즘은 성형외과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요즘은 '남성 성형' 부분이 따로 만들어져 있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다른 성형외과가 마케팅 비중을 여성이 9라면 남성을 1 수준으로 한다. 우리는 온전히 남심 공략 마케팅을 하면서 다른 성형외과와 경쟁도 해야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눈에 띄어야 하는데 그게 어려웠다."

남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군인 상담 서비스, 부모님 상담 서비스 등 남성을 우선 배려한 상담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군인은 방문 필요 없이 사진으로만 상담할 수 있으며 가격도 할인해준다.

병원 인테리어도 성형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들을 고려했다. 동선을 최소화하고, 회복실은 1인실로 했다.

"가능하면 환자들끼리 마주치지 않도록 동선을 줄이고 회복실은 혼자 쓰게 하고 있다. 회복실에 침대가 두 개라도 무조건 환자가 혼자 쓸 수 있도록 한다. 대신 대기실은 다른 남성도 오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 수 있도록 오픈했다."

그는 남성 성형 시장이 잘 되려면 성형외과 전반에 드리우고 있는 그림자가 걷혀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부터 올해 메르스까지 이어지면서 경기가 많이 어렵다. 거기다 의료사고, 유령 수술 등 성형외과에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성형 시장 자체가 많이 어둡다. 상황이 안 좋은데 비용과 인원을 줄이면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환자가 올 수 있을지를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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