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의료계 허리역할'…중간에 낀 중소병원의 비애

발행날짜: 2016-01-27 05:05:35
  • 홍정용 중소병원협회장 "2차병원 활성화 대책도 고민해달라"

"중소병원은 언제까지 집토끼가 아닌 산토끼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 이제 자생하는 것도 지쳤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관련 대한중소병원협회 홍정용 회장(동부제일병원)의 한탄이다.

홍정용 회장
홍정용 회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원급 의료기관에 치이고 대학병원에 밀려 설 자리가 없는 중소병원의 비애를 토로했다.

의원급은 1차 의료기관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챙겨주고, 대학병원은 수익적 측면에서 밀어주는 반면 그 사이에 낀 중소병원은 늘 찬밥신세라는 얘기다.

홍 회장에 따르면 2013년도 기준 상급종합병원 병상 수는 4만 3000여개, 종합병원급 병상 수는 9만 6000여개에 달한다.

이는 의원급 의료기관 병상수(9만 2천여개)보다 많은 수치로 말 그대로 의료전달체계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제도 및 정책 방향에는 중소병원의 목소리가 전혀 녹아들지 않고 있다.

홍 회장은 "의료전달체계에서 1차와 3차 의료기관간 회송체계를 고민할 뿐 2차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중소병원의 설움은 의료전달체계 뿐이 아니다.

앞서 중소병원 수수료는 1%대로 2.5%에 달했던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자율 협상이 가능해지면서 대학병원은 개별적으로 협상을 진행한 결과 1%대의 수수료로 낮아진 반면 영세한 병원들은 2.5%로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간담회에 자리한 유인상 중병협 사업위원장(뉴고려병원)은 "중소병원은 카드사와의 협상력이 떨어지다보니 오히려 수수료가 높아졌다"며 "수수료가 0.5~1.0%낮아지면 중소병원 경영에는 크게 도움이 될텐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중소병원에게 탈출구는 없는 것일까.

유인상 사업위원장은 중소병원 주축으로 병상 운영방식을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외래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대학병원은 연구에 집중해 병상은 중소병원으로 몰아주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의원급에서 입원할 정도의 환자라면 병원으로 전원하고 대학병원 또한 병상을 늘릴 게 아니라 중소병원과 연계해 본연의 역할인 연구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또한 그는 중소병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의료법인에 퇴출구조를 마련하는 방안과 더불어 현재 간호등급 기준을 허가병상에서 가동병상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중소병원 70%가 간호등급 감산 대상이라면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점검해봐야 하는 게 아니냐"며 "감산제만이라도 없애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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