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약사협회' 이름 바꾸기 실패

박양명
발행날짜: 2016-03-17 16:57:25
  • "이름 바꾼다고 위상 안 올라간다…회원 의견수렴 필요"

대한약사회가 '대한약사협회'로 이름 변경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대한약사회는 17일 오후 약사회관에서 제62회 정기대의원총회에는 약사회 명칭 변경에 관한 안건이 올라왔다.

약사회 집행부는 "현재 보건의료계 등 많은 직능 단체가 중앙회 명칭을 '협회'로 사용하고 있으며 대한약사회도 산하에 16개 시도지부, 대한약학회, 한국병원약사회 등 단체도 약사회원으로 구성돼 있다"며 "협회로 명칭을 변경해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고 제안했다.

이병윤 대의원(경상남도)은 "우리나라 전문가 단체가 협회라는 명칭을 쓰는데는 대외적으로 단체의 위상과 무관하지 않다"며 "보는 사람에 따라 차이기 있겠지만 협회라는 용어가 회보다 확대된 규범과 조직체계를 갖춘 단체라고 인식되고 있다"고 지지했다.

그러면서 "약사회가 단순 친목모임이 아니라 약사 전체를 선도하는 전문가 단체라는 점을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졸속이라는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서울시약사회 강미선 대의원은 "너무나 즉흥적인 발상"이라며 "80년대 들어서 개국 약사가 처음 약사회장이 됐다. 협회로 명칭을 바꾼다고 약사회 위상이 올라가는 게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에게서 약품의 주도권을 되찾아 오는 게 약사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협회로 이름을 바꾸면 내부적 단결권과 힘이 약화될 것이다. 의협이 대표적인 본보기"라고 지적했다.

대한약학회 손의동 회장도 "단순히 명칭만 고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며 "6년제 교육과 연구 교수 등과 같이 충분한 논의를 통해 준비작업을 거쳐야 한다"며 명칭변경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박정신 대의원 역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나라이름을 바꾸는 것과 같다"며 "사전에 회원 의견도 수렴하고 활발한 토론 과정을 거친다음 안건을 올려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의협도 의사회로 명칭 변경을 하려다가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 주장이 이어지자 조찬휘 회장은 "현안해결 많이 해줬으니,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말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조 회장은 "다른 협회 회장들이 약사회장을 부를 때 협회장님이라고 한다. 이름 바꾸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하며 "지난 3년간 현안 해결을 많이 해줬다. 일을 많이 안한 게 아니다. 시간을 끌 안건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면 안된다"며 "나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갖고 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약사회 집행부의 제안은 전체 재적인원의 3분의2를 넘어야 하는 대의원총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체 재적인원 397명 중 69명만이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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