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산 주사제, 산부인과 새 비급여 모델 기대감

박양명
발행날짜: 2018-06-29 06:00:45
  • "입덧 심한 초기 임산부에 필수…일주일에 한 번, 5만~6만원"

초기 임산부라면 꼭 챙겨야 하는 '엽산'이 주사제 형태로 나오자 산부인과 개원가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새로운 비급여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습니다.
28일 산부인과 개원가에 따르면 최근 엽산주사제가 출시, 입덧이 심한 초기 임산부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활용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탈생명과학은 최근 엽산주사제를 출시했다. 1986년 FDA 승인을 얻어 미국 등 외국에서는 여러 제품이 시판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엽산은 비타민B 일종으로 태아의 뇌 발달을 도와 신경관 결손 및 기형아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임신 3개월 전부터 임신 13주경까지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엽산은 브로콜리나 시금치 같은 녹황색 채소에 많이 들어있지만 음식은 조리하면 95%가 파괴된다.

경기도 H산부인과 원장은 "임신 4~12주 사이에는 엽산이 반드시 필요한데 엽산 흡수가 잘 안되거나 입덧이 심한 사람에게 (주사제는)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보통 임산부는 400~800마이크로그램(㎍) 섭취를 권장하는데 먹는 음식양이 적거나 하면 영양제를 함께 먹어서 보충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구용 엽산제는 매일 먹어야 하지만 입덧이 심한 임산부는 그것조차도 고역일 수 있다"며 "일주일 간격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비용은 5만~6만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엽산 처방은 임신 초기에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분만을 하지 않는 산부인과 의원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이 있었다.

서울 A산부인과 원장은 "임신을 하면 분만할 병원을 정하고 정기검진을 받는 산모가 대부분"이라면서도 "엽산은 임신 초기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라서 임신 진단을 위해 내원한 환자에 대해서도 주사제를 처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엽산은 습관성 유산, 반복 착상 실패 등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굳이 임산부가 아니더라도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에게도 처방이 가능하다"고 했다.

엽산주사제 처방을 위해서는 주사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경기도 J산부인과 원장 역시 "엽산은 임산부라면 필수인데 입덧이 심하면 약도 못 먹을 정도니까 주사제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폐경기 여성에게는 비타민D가 중요한데 이를 주사제로 많이 맞는 분위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사제라는 데 부담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외래에서 팔로우 업하며 설명만 잘하면 환자들이 갖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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