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중 4일만 안전한 서울대병원…거짓인증 바꿔야 해”

황병우
발행날짜: 2018-10-26 12:28:28
  •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인증기관 중 허위, 편법 행위 만연하다” 지적

“서울대병원은 4년 중 단 4일만 인증기준을 준수하는 안전한 병원이다. 더 이상 한자와 국민을 속이는 허위 인증의 공범자가 되고 싶지 않다."

민주노총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이하 노조)는 26일 오전 서울대병원 본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증평가를 진행하는 서울대병원이 “허위, 편법 행위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서울대병원이 인증기간 중 허위로 인증을 받는 사례가 무궁무진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노조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다수의 병원에서 원래 취지와 무관하게 인증평가기간 4일 동안만 평가기준을 가까스로 맞추고 그 외에는 위반이 빈번하다”며 “인증평가기간에는 평소 하지 않는 추가 업무를 하고 환자수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등 인증제도의 효과는 무의미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노조는 인증제도의 허점을 지적하기 위해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인증평가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의 상황을 근거로 들었다.
노조 관계자가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인증평가 기간 동안만 직원수를 늘리거나 환자수를 줄인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노조는 “응급상황에서 심폐소생술과 그 전 단계에서 행해지는 처치를 위한 약품을 모아놓은 CPR cart가 있다”며 “하지만 인증평가단의 심사를 받기 위해 봉인해 놓은 CPR cart의 노피네프린 등의 응급약물의 봉인해제를 하기위해 응급상황에도 타 병동에 노피네프린을 빌리러 가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즉, 환자를 위한 인증평가가 오히려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마약류의약품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 CCTV까지 설치했지만 비품약을 숨기다가 적발되니 다 버리라고 지시했다”며 “차마 비싼 의약품을 버리지 못한 곳은 마약류의약품을 집에 가져가는 곳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증기간에는 외래 환자 수, 수술 건수, 검사 건수를 줄이고 평소에는 환자 마취 후 집도의가 오지만 인증기간에는 마취 전에 와서 환자를 확인한다”며 “소방훈련을 받은 적이 없지만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위반 사례는 무궁무진 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비품약을 숨기거나 심한경우 마약류의약품을 집으로 가져가는 일까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조는 서울대병원이 인증제도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선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서울대병원은 인증평가 관련 허위, 편법 조작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정직한 평가를 받을 것을 요구한다”며 “인력부족을 인정하고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즉각 인력을 충원해야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노조는 서울대병원이 인증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 인증을 받게 된다면 허위인증에 대해서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했다.

의료연대본부 현정희 본부장은 “인증평가단에게 허위, 편법 행위 등에 대해 전달하고 의견을 묻기 위해 만남을 시도 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인증단이 이 같은 사실을 무시하고 가짜 인증마크를 ㅅ붙인다면 공범자나 다들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본부장은 “오늘 이후로도 인증과 관련해 본질적인 부분이 개선 될 수 있도록 허위인증 사실을 계속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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