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도출했는데…박지현 위원장 "몰랐다" 파장

박양명
발행날짜: 2020-09-04 12:19:49
  • 전공의협 박 회장 "젊은의사 비대위에게 전혀 알리지 않아"
    의협 내부 혼란 가중…복지부와 서명식도 미뤄져

[메디칼타임즈=]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던 의료계가 더불어민주당, 정부와 합의문까지 만들어냈지만 젊은의사들은 "합의한 바 없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들의 진료현장 복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의협 최대집 회장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은 밤샘 회의 끝에 4일 오전 협약 이행 합의서에 서명을 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관련 법안은 원점에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하고, 논의 중에는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

공공의료기관 경쟁력 확보와 의료의 질 개선을 위해 충분한 예산 확보, 전공의 수련환경 및 전임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지원방안 마련 등을 합의서에 담았다.

의협이 만든 합의안은 3일 오후 1시 30분 산하 투쟁 기구인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이하 범투위)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후 의협은 의결된 안을 갖고 더불어민주당, 복지부와 만나 새벽까지 협상을 진행, 합의안을 이끌어 냈다. 사실상 의료계 파업이 마침표를 찍은 셈.

하지만 상황은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지현 위원장이 SNS를 통해 "몰랐던 사실"이라고 폭로하면서 반전됐다.

박 회장은 내부 공지를 통해 "최종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라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든 합의안에는 분명 철회가 들어있었고 단체행동 중단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4일 오전 열린 서약식은 젊은의사 비대위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진행된 것이며 범투위 협상단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라며 "(최대집 회장) 단독행동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를 비롯해 의료계 내부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과 합의에 이어 보건복지부와도 합의서에 서명식을 진행하려던 일정이 오후로 미뤄졌다.

한 전공의는 "박 회장의 공지 이후 전공의들도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대전협으로부터 파업을 중단하고 복귀하는 것에 대해 전달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학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 관계자도 "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접했고 의협과 연락이 닿지 않아 상황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지금상황에서는 의-당 합의가 이뤄졌다고 해서 당장변화가 있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대집 회장은 4일 더불어민주당과 서약식 후 대회원 담화를 발표했다.(사진출처: 의협 유튜브 채널 캡쳐)
최대집 회장 해명 "비난 감수하고 더 나은 방향 선택"

의협 최대집 회장은 더불어민주당과 합의서 서약식 후 의협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

최 회장은 "민주당과 협약 소식에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라며 "또다시 의료계가 속고, 분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이해한다. 투쟁 중인 젊은 의사의 당혹감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투위에서 의결된 의료계 단일안을 갖고 여당에 의사를 타진하면서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철회라고 하는 두글자를 얻는 과정에서 얻게 될 것과 잃게 될 것을 냉정하게 고민하고 설령 오해와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는 게 협회장 역할이라 생각했다"라고 해명했다.

이미 고발된 전공의와 시험기회를 잃게 될 의대생을 생각한 결과라고 했다.

최 회장은 "젊은의사, 의대생 여러분 숭고한 투쟁, 놀라운 성과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조건없는 복귀가 가능해진 만큼 선배들을 믿고 진료현장으로 돌아가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투쟁의 결과물로 얻은 대화와 논의의 장에서 우리의 역량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라며 "젊은의사 주축으로 이뤄낸 소중한 성과를 반드시 가시적인 결과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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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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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걱정이다 2020.09.04 15:48:29

    걱정입니다.
    저는 의사가 아닌 60대 무직자 입니다.

    정치꾼들의 말장난에 또 놀아났군요.
    협의 내용을 보니 너무 두루뭉실하게 나열해 놓았습니다.
    젊은 의사들이 그동안 부르짓은 내용은 하나도 없고 말장난만 한 것 같습니다.
    선배 의사인 의협이 후배들은 이용해 먹은 느낌입니다.
    공부만 하던 의사들이 입만 살아있는 정치꾼들한테 뒷통수를 맞은것 같습니다.

    젊은 의사 여러분! 그저 아무 소리 하지 말고 공부해서 전문의 자격증 취득하면 조용히 조건이 좋은 외국으로 이민가서 그동안 배운 의술을 펼치시기 바랍니다.

  • 반전드라마 2020.09.04 14:52:11

    메인 빌런
    상황은 간단명료해!
    최대집이 전공의, 의대생, 의대교수들 단물만 쏙 빼먹고 거하게 뒤통수 친 거야!
    아군도 속이다니 진짜 문정부 최대의 명장이네.

  • 아이고 두야! 2020.09.04 14:02:33


    식한 대전협아!
    어제부터 계속 의협이 최종합의안 도출한다고 하고
    도출했다고 하고, 민주당과 최종협상에 돌입했다고 뉴스에서
    떠들었는데 뭐했노?
    뭐! 위원장이란 넘이 잠을 처잤고 또 일어나니 가짜뉴스가 있더라
    에라이 **같은 넘들아!
    너그들한테 예기도 없이 어제부터 그런것들이 진행될땐 뭐했노?
    에라이~~ **들!

  • 뭐냐? 2020.09.04 13:44:07

    이게 뭐하는 짓거리여?
    악랄한 정부, 보복부의 치졸한 언론플레이를 상대로 하던 힘겨운 투쟁을
    전공의, 의대생의 적극적인 참여로 그나마 대등하게 버티던 걸
    전공의, 의대생 패싱으로 허무하게 날려버리네.
    명문화된 게 하나도 없이 노력한다? 그리고, 이쪽은 복귀한다?
    장난해?

  • 2020.09.04 12:42:28

    으휴
    역시나 그랬구만, 어쩐지 좀 냄새나더라.
    전혀 합의 같지도 않은 일방적 복종문서.
    의협지도부가 빠져나갈 구멍찾기에 급급해 철저하게 정부에게 말장난으로 농락당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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