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기피 1순위 원인 이상반응…의료 AI 대안될까

발행날짜: 2021-08-10 05:45:50
  • 국내 다기관 연구진, 머신러닝 통한 능동 감시 시스템 개발
    이상반응 원인 및 특징 지표 즉각 추출…위험도 분석도 가능

코로나 백신 등 예방 접종의 가장 큰 기피 원인으로 꼽히는 이상반응(부작용)을 효과적으로 감시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 연구진이 머신 러닝 기반의 능동 감시 시스템을 내놔 주목된다.

백신에 대한 이상반응 감시 시스템이 접종률에 밀접하게 영향을 주지만 지금까지는 수동적 감시 시스템 밖에 없었던 만큼 이러한 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 망설임 확산…"수동형 감시 시스템 한계"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윤덕경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진은 머신 러닝을 통한 백신 이상반응 감시 시스템을 개발하고 9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를 통해 그 검증 결과를 공개했다(doi.org/10.3346/jkms.2021.36.e198).

백신 이상반응 원인과 특징지표들을 매칭할 수 있는 머신러닝 기반 AI 감시 시스템이 나왔다.
현재 코로나 대유행이 4차까지 이어지면서 집단 면역과 백신 접종을 통한 중증 악화 방지 등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 정부도 인구의 70% 이상의 접종 목표를 향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지속적으로 사망 사례가 나오는 등 백신별로 다양한 이상반응 사례가 나오면서 접종을 기피, 거부하거나 접종 자체를 망설이는 '백신 망설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정부도 백신 망설임을 해소하기 위해 시판후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 또한 수동적 감시, 즉 의료진이나 환자의 백신 이상반응 보고를 의무화하는 방식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여전히 백신 망설임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동적 감시 시스템만으로는 이를 해소하기 쉬지 않다는 것. 결국 고도로 발달된 능동 감시 시스템을 내놓는 것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이라는 결론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형 능동 감시 시스템의 기틀을 제안하는데 초점을 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능동 감시 시스템이 없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비용과 노력으로 빠르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내놓는 것이 목표였다.

연구진은 "일부 해외에서 백신 유혜사례 보고 시스템의 사례를 활용한 텍스트 수집 모델을 개발해 활용중이지만 이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노동 집약적이라는 단점이 있다"며 "각 이상반응에 대해 주석을 달아야 한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감시가 필요한 코로나 백신과 같은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빠르게 변화하는 코로나 백신에 대한 능동 감시를 위해서는 머신 러닝 기반의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며 "이번에 개발한 능동 감시 시스템이 바로 그 기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형 능동 감시 시스템 개발…머신러닝 기반 모델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이러한 머신러닝 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노인 대상 국가예방접종(NIP)인 독감 백신의 데이터 세트를 활용했다.

HOI에 대한 머신러닝 모델의 정확도 및 성능 지표
질병관리청의 노인 독감 예방 접종 기록 데이터와 국민건강보험공간 청구 데이터로 구성된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특징 중요 지표를 찾는 머신 러닝을 가동하고 접종 위험도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검증을 진행한 셈이다.

이를 위해 우선 연구진은 연구 검증을 위한 두가지의 건강 결과치(HOI)로 백신 접종의 가장 치명적 부작용 중 하나인 아나필락시스와 무과립구증을 선정했다.

이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독감 예방 접종을 받은 만 65세 이상 노인의 예방접종 데이터 및 이와 결합된 청구 데이터를 개발한 랜덤 포레스트 기반 모델에 입력해 이 지표, 즉 건강 결과치가 제대로 나오는지를 확인했다.

훈련 80%의 트레이닝 세트와 20%의 테스트 세트를 무작위로 분할해 100번의 머신러닝을 거쳐 나온 건강 결과치와 연구진이 직접 수작업으로 검토한 건강 결과치를 직접 비교하며 검증을 진행한 것.

그 결과 트레이닝 데이터에서 머신 러닝으로 학습된 모델이 내놓은 성과 측정치(performance metrics)는 모두 0.90 이상이었다. 이 AI가 아나필락시스와 무과립구증을 거의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테스트 데이터에서도 성과 측정치는 0.69점을 기록했다.

이 AI는 특히 건강 결과치를 예측하기 위한 특징 중요 지표도 정확하게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AI가 찾아낸 27개 특징 중요 지표는 연령이 가장 우선순위로 꼽혔고 성별과 함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항히스타민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복용 여부 등도 높은 순위로 선정했다. 무과립구증의 경우 25개 지표가 나왔다.

머신러닝 모델이 내놓은 HOI에 대한 특징지표 중요도 비율
이렇게 AI가 찾아낸 아나필락시스 특징 지표 중에는 19개의 지표(70%)가 의학 논문 등을 통해 연관성이 입증된 부분에 속했다. 무과립구증의 25개 특징 지표 중에서도 19개(76%)가 이에 속했다.

결국 특징 지표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는데도 데이터 세트를 머신 러닝하는 것만으로 아나필락시스와 무과립구증 등 이상반응이 일어나는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위험도를 분석해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된 셈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델을 더 고도화시킨다면 코로나 백신 등 새로운 감염병과 백신에 대해서도 충분히 능동 감시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들의 설명이다.

빅데이터를 넣는 것만으로 각 건강결과치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특징 지표를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심되는 요인을 빠르게 요약할 수 있으며 특히 이러한 건강결과치를 유발하는 모든 요인을 스크리닝할 수 있는 만큼 효과적인 이상반응 감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모델을 활용하면 치사율 등 위험도가 높은 건강결과치를 즉각적으로 판별해 능동 감시 대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또한 이에 대한 원인이 되는 특징 지표들 즉 의심되는 약물 등을 빠르게 추출해 역학조사를 통해 임상적 검증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는 전국 건강보험 청구 시스템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머신 러닝 방식의 능동 감시 시스템을 검증한 첫번째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를 활용한다면 전방위적 백신 이상반응 검시가 가능해질 수 있으며 백신 접종 안전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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