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백신·치료제 예방률 및 효과 유지 여부에 이목
항바이러스제 3종 효과 확인…항체치료제·백신 효과↓
전파력이 강한 새 코로나19 변이(BA.5)가 국내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초기 우한 바이러스를 토대로 만들어진 백신 및 치료제의 효과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변이 여부와 상관없이 효과를 나타내는 팍스로비드와 같은 항바이러스제의 효과는 여전히 유효한 반면 백신 및 항체치료제는 변이에 취약해 기전마다 효과와 예방률을 일반화하긴 어렵다는 평이다.
21일 기준 국내의 BA.5 변이 검출률이 52%로 우세종이 되면서 감염자 1명이 몇명을 감염시키지 나타내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도 6월 4주차 0.91에서 7월 2주차 1.58로 급등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팍스로비드와 같은 항바이러스제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RNA 가닥의 복제 과정에서 필요한 3CL 프로테아제를 저해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대신 복제를 억제하기 때문에 변이 발생 여부에 상관없이 일정 효과를 담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팍스로비드의 국내 임상 시험 승인 당시 실험실 시험에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뮤 등 여러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21일 국립보건연구원은 현재 우세종인 BA.5를 포함, BA.4, BA.2.3, BA.2.12.1까지 네 가지 변이에 대한 기존 치료제 3종의 효과 검증 결과 발표를 통해 팍스로비드(성분명 리토나비르+니르마트렐비르),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주사제인 렘데시비르(성분명 베클루리주) 모두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BA.2.75 변이에 대해선 효능 평가가 진행중으로 결과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반면 바이러스 완치자의 특정 항체를 대량 생산한 항체치료제는 변이에 취약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20일 국제학술지 NEJM에 게재된 연구(DOI: 10.1056/NEJMC2207519)는 오미크론 BA.2.12.1, BA.4 및 BA.5 하위 변종에 대한 항체 치료제의 효과를 살폈다.
중화 시험에서는 BA.2.12.1, BA.4, BA.5에 대한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REGN10933 성분명 카시리비맙)의 효과를 확인한 결과 중화 활성을 상실한 반면 REGN10987(성분명 임데비맙)은 분리주들에 대한 중화 활성을 유지했다.
n.COV2-2196(성분명 틱사지비맙)은 BA.2.12.1에 대해 중화 활성을 나타냈지만 BA.4 또는 BA.5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고 COV2-2130(성분명 실가비맙)은 BA.2.12.1, BA.4 및 BA.5를 중화시켰다. 또 틱사지비맙과 실가비맙의 조합은 BA.2.12.1, BA.4 및 BA.5 모두를 억제했다.
FDA 승인 항체치료제 중 LYCoV1404(성분명 베텔로비맙)만이 칵테일 요법없이 효율적으로 BA.2.12.1, BA.4 및 BA.5를 중화시켰다.
항체치료제는 기전마다 치료 대응 효과가 달라 복합 요법이나 특정 변이 완치자의 항체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뜻.
백신 역시 변이에 취약했다. NEJM에 7일 게재된 백신별 예방률 연구(DOI: 10.1056/NEJMC2206576)는 화이자 BNT162b2 백신을 접종한 27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1, BA.2, BA.2.12.1, BA.4, BA.5에 대한 중화 항체 역가를 평가했다.
두 번의 백신 접종 6개월 후 중화항체 바이러스 역가는 초기 바이러스인 WA1/2020에 대해 124였지만 오미크론 하위변수에 대해서는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부스터 샷 투약 2주 후 중간 중화 항체 역가는 WA1/2020에 대해 5783, BA.1 하위 변이에 대해 900개, BA.2 829, BA.2.12.1 410개, BA.4나 BA.5에 대해 275개로 크게 증가했지만 초기 WA1/2020 분리체 대비 역가는 최대 21배 낮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데이터는 BA.2.12.1, BA.4, BA.5 하위 변이가 예방접종과 감염에 의해 유도되는 중화항체 효과에서 실질적으로 탈출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결론내렸다.
모더나 백신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하위 변이를 대응 효과 연구(DOI: 10.1056/NEJMc2206725)도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돼 입원했지만 중환자는 아니었던 30명을 대상으로 BA.4/5 및 BA.2.12.1에 대한 중화항체 역가를 조사한 결과 각각 37.8% 및 10.2% 역가가 낮아졌다.
이에 화이자와 모더나, 노바백스 등 주요 백신 공급사들도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형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모더나는 규제당국의 승인을 거치면 이르면 내달부터 백신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고 화이자도 변이 전용 백신 개발 임상을, 노바백스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변이 대응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