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과 1순위 '흉부' 두 형제는 여기서 '비전'을 봤다

발행날짜: 2022-10-20 05:40:00 수정: 2022-10-20 16:16:47
  • 세브란스병원 3년차 김지홍(형)·2년차김지훈(동생) 전공의
    "흉부, 미래 경쟁력 충분…재밌게 일하고 싶어 선택"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올해(2022년)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자는 전국 통틀어 23명. 대형 대학병원의 대표주자인 빅5병원 중에서도 1년차부터 4년차까지 채우지 못한 수련병원이 부지기수다. 젊은의사들은 전공과목 리스트에 흉부외과를 제외한 지 오래다.

젊은의사들 사이에서 기피과 1순위. 하지만 힘차게 흉부외과 의사의 길을 걸어 나가고 있는 두 형제가 있다. 그 주인공은 세브란스병원 김지홍(형·92년생·영남의대), 김지훈(동생·95년생·대구가톨릭의대) 전공의. 메디칼타임즈는 근무를 마친 두 형제를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외래에서 만났다. 현재 형인 김지홍 씨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동생인 김지훈 씨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각각 근무 중이다.

마침 전날 당직 근무를 하고 퇴근한 지홍 씨는 전공의 하면 떠오르는 초췌한 모습 그대로였지만 "내일은 오프"라며 밝게 웃었다. 오프에는 오전에는 잠시 출근해 병동 환자 상태만 확인하고 퇴근해 낮 시간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김지홍 씨(형, 좌)와 김지훈(동생, 우)씨는 흉부외과는 미래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도전할 가치가 높다고 거듭 말했다.

두 형제의 스케줄은 대략 이렇다. 3년차인 지홍 씨는 오전 6시쯤 병동을 돌며 입원환자 상태를 파악하는 것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7시부터는 교수과 함께 환자 상태를 토의하며 치료계획을 세우고, 전담 간호사와 상의까지 마치면 대략 오전 10시. 수술방에 들어갈 시간이다. 수술방을 나오는 시간은 대략 4시쯤. 주 80시간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이후 수술 일정은 배정하지 않는다. 수술방을 나와 당일 수술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내일 또 수술할 환자의 검사결과까지 확인하고 나면 오후 6시, 퇴근한다.

지홍 씨의 당직 스케줄은 '퐁당퐁당' 즉, 하루 퇴근하면 하루 당직하는 식이다. 이 또한 철저하게 주 80시간에 맞춰 시간표를 짠 것.

정해진 시간에 수련의 질을 맞추기 위해 흉부외과 전공의로서 환자의 수술 전 검사-수술-수술후케어까지 두루 경험하기 위한 최적의 커리큘럼을 짠 교수들의 고민이 담겨있다.

2년차인 지훈 씨의 스케줄도 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전 6시 30분 출근해서 병동 환자 상태 파악 후 교수과 함께 회진하며 치료 계획을 논의한다. 오전 10시 전후로 수술방에 들어가거나 수술이 없는 날에는 중환자실에서 중요한 처치를 하거나 초음파검사 등을 실시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오후 4시. 오후 회진을 돌고 병동 내 환자 상태를 확인한 후 6시 퇴근한다. 인터뷰를 하던 이날은 마침 응급실에 환자가 내원해 오버타임 근무를 했지만 지훈 씨는 "1시간 정도는 저녁 시간을 보내는 데 지장이 없다"며 웃었다.

실제로 지훈 씨는 전공의 1년차부터 애견인으로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홀로 자취하면서 쉽지 않아 보이지만 주80시간 근무로 퇴근시간이 일정하고 당근 근무 이외에는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받고 있어 가능하다고.

퇴근 이후 야간 콜은 없을까. 두 형제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야간 콜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전공의가 없더라도 야간에 펠로우 혹은 교수까지 순번제로 병원 내 당직을 서고 있기 때문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전공의까지 콜을 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전공의가 당직을 서는 날, 교수들이 야간 콜을 받는 경우는 허다하다. 지홍 씨는 "응급 환자 처치를 하는 데 판단이 안설 때 교수님께 전화하면 바로 해법을 제시해준다"면서 "타과의 경우 치프를 통해 교수와 연락하지만 흉부외과는 의사가 없다보니 바로 대화할 수 있어 더 많을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정답만 쏙쏙 뽑아서 배우는 느낌이라고 했다.

수술 집도 중인 김지홍 씨 모습.

현재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전공의는 신촌, 강남 모두 합쳐서 총 3명. 두 형제가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의 미래를 이끌고 나가야 하는 셈이다. 이들은 "동료가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며 장점으로 꼽았다.

지훈 씨는 2년차이지만 흉부외과 술기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의사가 없어 단점이지만 반대로 다양한 술기를 두루 접해볼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했다. 그 때문일까. 1년차일 때만 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던 지훈씨는 스스로도 1년만에 할 수 있는 역할이 부쩍 늘었음을 피부로 체감한단다.

주80시간으로 수련 시간 단축에 따른 수련 시간은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에 지훈 씨는 "과거 전공의들이 하던 서류정리 등 업무는 전담 간호사가 맡아주면서 술기를 익히는데 집중할 수 있어 오히려 더 많은 술기를 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두 형제는 처음부터 흉부외과를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니다. 지홍 씨는 인턴 시절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려내는 교수를 롤모델로 삼아 흉부외과의 길을 택했다.

지홍 씨는 3년차가 된 지금도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대하는 교수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술기도 중요하지만 환자와 눈빛을 나누면서 대화하고 불안한 마음까지 살피는 모습에서 진정한 의사의 역할을 찾아가는 중이란다.

동생 지훈 씨는 수술이 좋아 바이탈 과를 해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중 심장부터 혈관조영술까지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는 흉부외과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흉부외과 수련을 마치면 환자를 살려낼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수술 집도 중인 김지훈 씨 모습

두 형제는 외과 의사인 아버지와 진단검사의학과 의사인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바이탈 과 의사의 고단한 삶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생명을 살려내는 '희열'이 앞섰다.

타과 대비 업무 강도가 높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두 형제의 생각은 달랐다.

지훈 씨는 "전공의는 과를 불문하고 바쁘다. 어차피 주80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 한다면 그 시간을 불태우고 미래의 능력을 갖추고 싶다"면서 "그런 점에서 세브란스는 배우기 좋은 환경"이라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경우 흉부외과 의사가 심장내과 투석부터 하지정맥류, 중환자실 진료까지 맡기 때문에 향후 진로의 폭이 넓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일선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설명회가 한창이다. 두 형제는 흉부외과 전공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의사로서의 '사명감'만이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의학적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과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한해 전국 전공의 지원이 23명인 상황이다보니 지원과 동시에 의과대학 교수의 길이 보장된 셈이다.

지훈 씨는 "편하게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아닐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진료하면서 비전을 만들어가면 어떨까 생각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흉부외과는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지홍 씨 또한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체외순환, 심폐보조장치 등 다양한 흉부외과 시술을 요하는 환자가 늘었다"면서 "환자 수요가 늘어나는 데 의료인력 공급은 부족하다보니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전공이 세분화 되고 있지만 흉부외과는 쉽게 도전할 수 없는 과라는 점에서 경쟁력"이라며 "하지만 지레 겁먹고 망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병·의원 기사

댓글 26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 서준호 2019.09.29 10:58:23

    전자담배 피고싶어요
    당신들 무슨생각으로 과일향 금지시키냐구

  • 서준호 2019.09.29 10:52:51

    전자담배 피고싶어요
    당신들 무슨생각으로 과일향 금지시키냐구

  • 서준호 2019.09.29 10:52:38

    전자담배 피고싶어요
    당신들 무슨생각으로 과일향 금지시키냐구

  • 서준호 2019.09.29 10:50:09

    전자담배 피고싶어요
    지금 뭐하는겁니까 전자담배 왜 금지시키냐구

  • 김재현 2019.09.28 15:03:37

    뭐라도 알고 말씀하세요
    9월 6일 날짜에 미국 FDA에서 전자담배 피해자라고 알려진 550명이 사용한 액상 성분중 90%이상이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의 약자이며 대마 복합물질로서 정신계 환각 및 인체구성반물질로써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물질), 비타민화합물(비타민E아세테이트. 역시 반물질로써 체내 면역성 쇠퇴 및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물질)이 함유되어있었고 국내 액상에는 아예 함유되어 있지 않은 액상이고 수입액상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성분들이 함유되지 않은 액상이 들어오는데 왜 이 자료에 대해서는 언론에 등장하지 않는거죠? 최근 코스피 지수보면 해외 투자자들이나 국내 소위 큰손들이 투자금을 빼면서 국민연금에서 2.5조원씩 끌어다 쓰는거 알고 있습니다. 증세목적이라고 하더라도 확실하게 오픈할 건 오픈하고 갑시다.

  • 서준호 2019.09.28 14:47:22

    전자담배 왜 금지해요
    왜그래요 사람 환장하게 당신들만 안피면되지

  • 시민 2019.09.28 13:32:19

    정말 실망이크네요
    전자담배에대해서 팩트를 조사를안하고오시고 그런정책내셨다면 일반국민들도 조사해보면 나오는걸 의원님은 조사도안하고 의원님 생각대로만 내세우시는분이란거네요?
    그게아니면 팩트를 알고도 나몰라라 세금걷기위해 정책을 내세우신겁니까?
    사람들의 심리를이용해서 뉴스에 팩트가아닌 거짓을 유포하는게 잘한행동일까요?
    요번행동은 증세를위해 사실을 외곡하여 정책을 내세우셨다는게 너무눈에 잘보입니다.

  • 시민 2019.09.28 12:16:23

    서민들 등골 휘게 하지 마세요
    유해한 연초담배부터 판매 금지하세요
    세금 올리려고 꼼수 부리지 마시고요

  • 시하 2019.09.28 05:18:44

    이건 뭔
    가지가지 참 골고루 난리네..우리나라는
    역주행의 아이콘도 아니고
    왜이런다니

  • ㅋㅋ 2019.09.28 03:58:22

    ㅋㅋ
    이거 백퍼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나 미국 담배 회사던지 계속 수익률 떨어지고 글로, 릴, 아이코스 다 힘들어지니는데 전자담배는 수익률이 계속 오르니까 마침 미국에서 청소년들이 불법루트로 구매한 액상에 대마까지 넣어서 피니까 픽픽 쓰러져주니 지금이다 하고 딱 로비 먹여서 우리나라도 금지시키려는 느낌이 정말 강하게 난다 ^^;;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