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염 의심약물 대다수 '무죄'… SSRI만 연관성 의심

발행날짜: 2025-07-03 12:05:19
  • 스웨덴 노인 260만명 데이터 분석…선행 연구 결론 뒤집어
    콜론스코피 증가 자체가 상관관계 왜곡했을 가능성 제기

미세대장염의 위험인자로 의심받던 여러 약물들이 실제로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항우울제(SSRI)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약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하메드 칼릴리 등 연구진이 진행한 약물 투약과 미세 대장염 위험 연구 결과가 미국내과학회지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1일 게재됐다(doi.org/10.7326/ANNALS-25-00268).

기존 연구들은 NSAIDs, PPI, ACE 억제제, ARB, 스타틴, SSRI 등 여러 약물이 미세대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제시해왔지만, 관찰연구 중심으로 설계된 탓에 증상에 따라 처방이 이뤄진 것인지, 약이 원인이었는지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또한 대조군 설정, 시간적 순서, 건강 이용 행태 같은 교란 요인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실제 임상시험처럼 조건을 세분화한 후 동일 처방 전략을 시작한 환자군 간의 결과를 비교하는 타깃 트라이얼 방식을 채택했다.

미세대장염의 위험인자로 의심받던 여러 약물들이 실제로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스웨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역학자료(Epidemiology Strengthened by histoPathology Reports in Sweden, ESPRESSO)를 이용해 미세대장염과 약물 복용의 인과관계를 분석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스웨덴에 거주한 65세 이상 인구 19만 1,482명에서 263만 4,777명까지를 대상으로 총 6개의 '타깃 트라이얼 모사(target trial emulation)' 방식을 적용해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ACE 억제제와 칼슘채널차단제(CCB), ARB와 CCB, NSAID와 비복용군, PPI 복용과 비복용군, 스타틴 복용과 비복용군 간의 12개월 및 24개월 누적 미세대장염 발생률 차이는 모두 0.5% 미만이었고,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위험 증가는 없었다.

다만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미르타자핀과 비교했을 때 12개월 기준 0.04%p 높은 발생률을 보여 유의성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SSRI 복용 환자군에서 일반적인 대장내시경 시행률 자체가 증가했고, 정상 점막으로 확인된 경우도 많았던 점을 근거로 감시 편향(surveillance bias)의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즉 미세대장염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된 약물들이 실제로 병을 일으켰다기보다는, 그 약을 먹는 사람들이 병원에 더 자주 가고 검사도 더 받아 상대적으로 병이 많이 발견된 것처럼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연구진은 "이전에 의심됐던 대부분의 약물 유발 요인과 미세대장염의 위험 사이의 인과 관계에 대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전에 보고된 SSRI와의 연관성은 감시 편향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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