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단위 대규모 코호트서 CKD 발생률 저하 효과 확인
"신장 기능 장애 위험 높은 고령 환자에 안전한 치료 옵션"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베시포비르 디피복실(상품명 베시보)이 기존 치료제인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상품명 비리어드)보다 신장 질환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춘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 그 차이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며, 베시보가 신장 기능 저하 위험이 높은 환자군에서 보다 안전한 대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내과 최현빈 등 연구진이 진행한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베시보 대 비리어드 신장 안전성 전국 코호트 연구 결과가 대한의학회 저널 JKMS 1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doi.org/10.3346/jkms.2025.40.e284).
일동제약이 개발한 베시보는 작용 기전이 테노포비르 계열 약물과 유사하지만 체내에서 활성 대사체로 전환되는 과정이 달라, 신장과 골 조직에 미치는 부작용이 적을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비리어드는 장기 복용 시 신세뇨관 손상, 인산뇨증, 골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이 보고돼 왔는데, 이는 약물이 신장에서 활성형으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축적되기 때문. 반면 베시보는 체내에서 빠르게 활성형으로 전환돼 신장을 통과하는 비율이 낮고, 따라서 신장 독성과 골 대사 이상 위험이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앞서 베시보의 신장 및 골 독성이 낮다는 결과가 일부 임상에서 보고됐지만, 150여 명 수준의 소규모 연구에 그쳐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 착안, 확실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를 이용해 4만 명에 가까운 환자를 분석했다.
연구에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베시보 또는 비리어드를 처음 처방받은 만성 B형간염(CHB) 환자 총 3만 9910명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역확률가중법(IPTW)을 적용해 양군 간 기저 특성을 균형 있게 맞춘 뒤, 만성신장질환(CKD) 발생률을 주요 평가 변수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CKD 발생률은 베시보군에서 연간 1000인년당 2.29건으로, 비리어드군(3.42건)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고(IRR 1.50), 조정 후 분석에서도 비리어드군의 CKD 위험은 베시보 대비 1.36배 높았다(HR 1.36).
특히 60세 이상 환자에서는 두 약제 간 격차가 더 커졌는데, CKD 발생률이 베시보군 4.47건, 비리어드군 7.52건(IRR 1.68, HR 1.62)으로 나타나 고령층에서 신장 안전성 차이가 더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 현장의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장 안전성을 확인함으로써, 베시보의 임상적 신뢰도를 한층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베시보는 특히 60세 이상의 환자에서 비리어드 대비 CKD 발생률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며 "이는 신장 기능 장애 위험이 높은 고령 환자에서 베시보가 더 안전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결론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