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택지개발지구 개원 절반이상 실패

주경준
발행날짜: 2004-12-24 06:44:54
  • 메디게이트 분석결과...섣부른 분양 경계 1호

S지구내 메디칼빌딩과 동일층 입주 의원-노래방
신도시지역의 개원 성공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돼 신도시·택지개발지구내 개원을 추진하는 의사들의 신중한 준비가 요망된다.

메디칼타임즈가 지역의사회와 보건소등의 협조를 얻어 2년 6개월전 상가입주가 시작됐던 경기도 S택지개발지구내 개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개원의 33%가 폐업·명의변경을 통해 지역에서 이미 철수했으며 의원의 약 20%가 매물로 나온 상태로 절반이상이 개원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도시 개원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분석지역으로 선정된 S택지지구는 컨설팅·부동산업계가 메디칼빌딩이 난무했던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는 입지로 지역 의사들의 사이에서는 ‘죽음의 늪’으로까지 불리우는 곳.

이에 최근 신도시·택지지구 입주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S지구를 중심으로 신도시 개원의 허와 실을 진단하고 개원에 대한 유의점 등을 분석해 본다.

보건소 통계기준 현재 3명중 1명 개원 실패

S지역보건소 자료에 따르면 상가입주가 시작된 02년 의원 개설신고는 24개소, 이후 03년 29개소, 04년 10개소 등 총 63개소이며 동기간(02~03년)중 폐업은 모두 12개소로 현재 51개 의원이 운영되고 있다.

즉 19%의 의원이 양도양수도 하지 못한 채 개원한지 1년 6개월 안에 폐업했다. 양도양수의 경우도 지역 상권자체가 죽어있고 권리금을 제대로 받고 떠난 사례가 없어 명의 변경된 9개의원(2차례 양도포함)을 포함하면 33%가 개원실패를 경험하고 지역을 떠났다.

그러나 이는 데이터에 나온 수치일 뿐. 지역 부동산에 문의한 결과, 건물 공실율이 높아 의원입지매물은 아예 셀 수없이 많았으며 기존 의원의 매물은 10여 곳으로 제대로 운영되는 의원은 전체개설의원 대비 절반에 못 미친다.

데이터 확보가 안됐으나 임대로 입주했던 의원과 달리 상가분양을 받아 개원한 의사들의 경우는 매매는 물론 임대도 어려워 타지역 이전의 희망마저 접고 경영이 되든 안되든 지역을 못떠나는 경우를 고려할 때 개원성공률은 극히 저조할 것으로 분석된다.

우후죽순 메디칼빌딩 단 1개소 생존

상가입주 당시 건물 3곳중 한곳은 메디칼빌딩이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20곳 이상에 달했던 S지구의 2년 6개월 뒤 모습은 그야말로 중구난방 그 자체다.

某할인매장 정면의 건물에는 치과옆에 술집이 나란히 들어섰고 바로 뒷건물에는 외과와 동일층에 노래방이 함께 입점해 있는 등 유흥가 상권과 혼재된 문제점을 여실히 들어내 보이며 분양 상술해 불과했던 일부 메디칼빌딩의 실체가 드러났다.

유일하게 아파트와 근접한 G메디칼빌딩이 그나마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고 M빌딩 클리닉존에 5개이상의 의원이 입점한 정도가 전부로 엄밀하게 보면 1곳 정도가 메디칼빌딩으로 생존해 있다.

그러나 G빌딩도 2~4층까지 절반정도 공실로 남아있고 의원이 밀집된 M빌딩 3층도 공실율은 60%를 넘겨 메디칼빌딩의 성공이라고 보기 어렵다.

의원 건보진료 건수의 바로미터가 되는 약국도 某 메디칼빌딩 건물에 5곳에 달했던 입주초기와 달리 3곳으로 줄었다. 이중 매물이 1곳으로 의원의 경영실패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S지역의 한 의사는 “얼마 안되는 환자로 근근히 버텨오고는 있지만 그동안 자산은 반토막 났다” 며 “일부를 제외하고 단지 여건상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의사들이 태반” 이라고 밝혔다.

적정의원수 15~30개소...30%이상 더 퇴출

지역의사회와 보건소는 S지구내 가구수 대비 적정의원 수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30여 개소(인구 2000명당 의원1곳 계산시 28개소)로 현재 51개소는 과잉 개원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올 한해만 10곳이 늘어나 제한된 환자를 두고 경쟁만 치열해지고 있어 경영실패 되물림 현상이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역보건소 관계자는 “개설신고와 관련해 볼 때 분양받아 못 떠나는 의사들이 많고 아직 상권자체가 안정화되지 않아 20~30%는 더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며 “과목별로는 지역내 산부인과의 신규개원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사회 관계자도 “세대수를 고려해 경영여건이 어느정도 유지될려면 적정의원수 15개소로 판단되지만 현재 너무 많은 의원이 밀집해 있다” 며 “특히 유흥가와 혼재된 상권을 볼 때 신중한 지역내 개원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부동산업계는 이에반해 여전히 분양가가 더 떨어지기 어렵다며 신규건축 분양신청을 권유하고 있으며 미끼로 최근 언론에 보도된 터미널·지하철 공사 등의 호재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취재결과 2007년 해당지역내 대형병원 개설이 예정돼 있는 등 호재와 함께 악재도 함께 상존하고 있어 개원관련 보다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신도시 개원 의사회·보건소 활용 필수

컨설팅·부동산업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꼽았던 수도권내 2개 택지지구 1곳에 대한 취재였던 만큼 신도시·택지개발지구 개원을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다만 신도시와 택지지구는 틈새 개원지로 여전히 유효하지만 실패확률이 높은 만큼 보다 신중하고 철저한 사전준비가 요구된다.

개원비용이 빠듯한 상황에서 전문 컨설팅을 받기 어렵다면 우선 개원 준비의사들은 분양·임대계약 전에 의사회와 보건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의사회와 보건소 모두 개·폐업 현황과 경영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개원 고려지역에 대한 조언을 구할 만 선배의사를 소개받을 수 있다. 신도시의 경우도 개원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는 이 두 곳의 판단이 더 정확할 수 있다.

경기 B의사회 회장은 “개설신고 후에 개원 인사차 오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으로 이때는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다” 며 “개설준비시 찾아왔더라면 많은 조언을 해줄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고 밝히면서 보다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보건소도 개원 검토한다고 찾아온 의사는 아직까지 없었다며 만의하나 귀찮아 하더라도 쫒아다니면서라도 개원지에 대한 정보와 조언을 구하는 방법이 개원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하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밖에 분양신청·임대 등에 대해 분양사무실·부동산의 설명만을 듣고 섣부른 판단을 하기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취득해야 한다. 기자들의 취재 팁중의 하나로 신도시 관련 전반적인 정보를 취합하기 적합한 곳으로 일명 ‘복덕방’을 선호한다. 이해관계가 적은 만큼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

한편 해당지역 의료기관이 은행대출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한 의사회의 요청으로 지역명 등을 이니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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