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 국정원이 의사협회 김재정 회장, 의쟁투 신상진 위원장 등 의료계 핵심 인사의 유 무선 통화내용을 상시 불법도청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이 15일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에 적시한 내용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대중 정부 중 후반기에 차례로 국정원장을 지내면서 감청부서인 제8국(과학보안국) 산하 감청팀을 3교대로 24시간 운용하면서 상시적으로 국내 주요인사 1800명의 통화내용을 불법 감청했다.

특히 임동원 전 원장 재임기간인 2000년에는 의약분업 투쟁을 벌이던 의사협회 및 약사회 간부의 통화내용까지 불법으로 감청했다.

당시 의사협회 김재정 회장, 신상진 의쟁투 위원장(현 한나라당 국회의원) 등이 감청이 불법 도청의 주요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재정 회장은 "당시 의협 내부에서도 핸드폰과 유선 통화내용이 도청당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지만 설마했었다. 나중에 정보통신부장관이 도청 사실은 없다고 말해 그대로 믿고 있었다"며 "정부에서 하는 얘기는 도대체 믿을 수 없다"고 논평했다.

김 회장은 "의료계의 투쟁은 국민을 위한 것인 만큼 앞으로도 떳떳하고 흔들림없이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