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병원 2세경영 돌입, 창업주 명성 이을까

발행날짜: 2006-01-07 06:59:13
  • 이동희 창업주 산부인과 새길 개척..."신화는 계속 된다"

제일병원이 창업주와 삼성을 거쳐 최근 2세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제일병원을 국내 최고의 여성전문병원으로 성장시킨 창업주의 명성을 2세 경영인인 이재곤 이사장이 이어갈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2세 경영체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제일병원의 이재곤 신임 이사장과 경영진들은 고 이동희 창업주의 탁월한 경영실적과 초일류기업 삼성의 위탁경영 실적에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야심찬 계획을 준비중이다.

지난 96년부터 삼성의료원 산하병원으로 위탁경영해온 삼성제일병원이 지난 1월 1일부로 2세 경영인 이재곤 신임 이사장 체제로 전환,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고 이동희 창업주는 제일병원을 국내 최초의 여성전문병원이자 국내 최고의 여성병원으로 입지를 공고히 했고, 이 때문에 그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곤 신임 이사장과 경영진들의 어깨는 무거울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병원계의 의견이다.

고 이동희 창업주의 경영실적과 의료실적은 실로 놀랄만 하다.

지난 1962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던 이동희 창업주는 암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살피겠다는 일념으로 국내 최초로 자궁암 조기검진 사업을 시행하며 이름을 알렸다.

원내에서의 활동에 제약을 느낀 이 박사는 1963년 공동투자방식으로 국내 최초 여성병원인 제일병원을 설립했으나 1966년 경리부장의 경리부정사태로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다.

이 박사의 기지로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제일병원은 손실회복을 문제로 임원과 고문 전체를 총사임시키면서 이동희 박사 체제로의 제일병원이 출발했다.

이때부터 제일병원은 경이로운 업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한다.

1967년 국내 산부인과 최초로 월 분만 100건을 이뤄 국내 제일의 여성병원으로의 입지를 구축했으며 아기의 첫 울음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산모에게 선물하는 등 창의적인 경영방식으로 개원 6년만에 60병상, 총 직원수 125명을 보유한 최고 여성병원으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현 미즈메디병원의 노성일 이사장의 부친인 노경병 교수가 유산수술과 피임수술을 동시에 실시하는 이색적인 수술방식으로 제일병원의 이름을 알렸으며 1973년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영구피임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하고 1974년에는 산부인과 최초로 초음파 진단법을 도입해 여성병원의 앞길을 열어나갔다.

이동희 창업주의 실적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산부인과만으로는 여성의 건강을 책임질수 없다는 판단으로 1983년 국내 병원중 처음으로 유방암클리닉, 갱년기클리닉, 불임클리닉을 개설했으며 수기시스템의 한계를 절감, 병원전산화를 실시하고 원무, 수납창구를 통합해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등 여성병원의 선구자적 발자취를 남겼다.

이런 창업주의 업적을 의식한 듯 이태곤 신임 이사장은 취임 시작부터 야심찬 계획들을 속속 내어놓고 있다.

제일병원은 병원부지 증축을 위해 충무로 일대에 2000여평 부지를 매입중에 있다. 총 4억원여의 예산이 투입될 이번 증축으로 제일병원은 국내 최초로 여성암센터를 건립하게 된다.

제일병원은 이번 여성암센터를 계기로 부인종양과 유방암분야 진료에 필요한 세계 최고수준의 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시경 수술을 비롯한 최소 절개수술을 통합해 이를 주관할 MIS 센터를 신설해 차별화된 진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박종택 제일병원 원장은 "제일병원 새출발하는 시점에서 원장을 맡게되어 영광과 함께 책임감이 무겁다"며 "초일류병원으로 발전을 거듭해온 제일병원의 미래에 한축이나마 도움이 될 수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이어오던 제일병원의 위상을 더욱 더 발전시키기 위해 이재곤 이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의료진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시설확충과 함께 연구활동에 매진하고 고객서비스의 질을 높여 한단계 높은 제일병원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성 경영지원실장은 "삼성계열에서 벗어난 것은 이재곤 신임 이사장의 경영능력으로 제일병원이 독자적으로 충분히 커나갈 수 있다는 믿음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는 삼성과 경영진 모두의 공통된 의견으로 합의한 사항"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세간에서는 이번 계열 분리결정에 대해 많은 추측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근거없는 낭설일 뿐"이라며 "삼성제일병원이 아닌 '제일병원'의 저력을 지금부터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일재단의 한 이사는 "창업주의 업적이 언제나 상상 이상의 것이었기 때문에 이재곤 신임 이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간의 업적을 발판 삼아 제2의 창립에 준할만한 실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임 이사장은 이전 건축회사 운영시에도 '야심가'로 이름을 날렸다"며 "이 이사장의 야심으로 제일병원만이 할수 있는 놀랄만한 업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2세 경영인인 이재곤 신임 이사장이 제일병원의 신화를 이어갈지 병원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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