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해법 "달라도 너무 다르네"

장종원
발행날짜: 2006-01-21 09:00:07
  • 국회·의료계 등 <시시비비>서 격돌...근본적 시각차 상존

의료계와 국회,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이들의 의료사고를 바라보는 시각과 해법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보건복지위), 권용진 의협 대변인 등은 20일 의료사고를 다룬 SBS 시사프로그램 <시시비비>에 출연,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국회나 시민단체 등은 새로운 제도 도입에, 의료계는 현 제도의 효율적 활용을 강조했다.

강태언 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현재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관계가 깨진 상황이다"면서 "의료사고 후 진료기록 확보단계, 대응 단계에서 불신감은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결국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권용진 대변인은 "제도의 유무보다는 제도의 실효성에 맞춰 논의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의료사고피해구제법과 관련, 의료인 무과실 증명, 의료사고 피해구제위원회의 설치와 임의적 조정전치주의 등 법안의 핵심쟁점을 두고 양측은 입장이 엇갈렸다.

이기우 의원은 "대법원 판례에서도 환자가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료인으로 하여금 입증하도록 하는 추세"라면서, 이인재 변호사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거론하며 "환자의 방법엔 한계가 있다"며 의료인이 무과실을 입증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권용진 대변인은 "입증책임을 의료인에게 준다는 것은 의료행위는 과실이라는 전제를 두는 것"이라면서 "의사들이 이같은 법안에 동의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심상덕 산부인과 전문의는 "의사에게 입증책임이 주어진다면 방어진료로 갈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의 경우 의료사고에 대한 위험으로 종합병원의 신경외과, 산부인과는 폐쇄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사고 피해구제위원회의 설치와 관련해서는 이기우 의원은 "소송을 해 대법원까지 가면 6년이 걸리기도 한다"면서 "상설화를 통해 음성적 관행을 공개하고, 브로커들로부터 병원과 환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권 대변인과 김선욱 변호사는 "소비자보호원의 분쟁조정위원회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면서 "환자가 조정과 소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임의적 조정전치주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혁 전공의협의회장은 "의료사고에 있어 의사도 책임을 져야하겠지만, 과중한 업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시스템적 부분에서는 국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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