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자보 진료비 통합 논의 가속화

전경수
발행날짜: 2003-11-06 07:28:50
  • 5일 자보수가공청회…복지부 “진료비 접근후 고려”

건강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수가를 일원화하기 위한 방식의 하나로서 현행 자보 진료비를 건강보험공단이 통합 지급하는 등의 진료비 통합 논의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현행 자보수가 가산율의 유지를 주장하는 의료계와의 한 차례 커다란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진료수가기준 개선방안에 관한 공청회’가 양봉민 교수(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진행으로 5일 은행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인제대 김진현 교수는 자보와 건보의 수가일원화 방안으로 세 가지 정도의 대안 모델을 제시했다.

▲첫째, 자동차보험사가 보험료의 일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납부하고 자동차 사고시 진료비 전액을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진료비 통합 방식’ ▲둘째, 자보와 건보 재정을 분리하되, 건보공단이 먼저 진료비를 지불한 뒤, 자보사에 청구하는 방식 ▲셋째, 자보사와 건보가 공동으로 설립한 진료비 심사기구에 진료비를 청구하게 하는 방식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해당사자 중 의료계를 제외한 보험업계, 법조계, 시민단체, 학계 인사들은 장기적으로 건보공단이 진료비를 통합 지급하는 첫 번째 모형에 동의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심평원 한오석 상임이사와 전재중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첫 번째 모형이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일시적으로 힘들다면 중간과정으로서 세 번째 방식을 일단 도입하는 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LG화재보험 양원근 본부장 역시 첫 번째 모델의 방향성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제시했으며,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도 지불방식을 건강보험 하나로 단일화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정부 당국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임종규 보험급여과장은 “자보와 건보의 진료행태가 판이하게 달라서, 건당진료비 면에서는 자보가 높지만, 일당 진료비는 자보가 낮은 현실이며 입원일수 등의 차이도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양 보험의 진료비를 일시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커다란 분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양 보험 간의 이런 차이를 없애는 문제를 연구를 하고나서 도입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교통안전과 김정희 사무관은 통합 모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면서 다만 자보 수가 인하의 원칙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김 사무관은 “자동차보험이 가입이 강제돼 있기 때문에 민간성보다는 공공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면서 “의료계의 주장처럼 최상의 진료가 이뤄지면 좋지만 결국 그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 주길 빈다”며 우회적으로 자보 수가 인하를 지지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12명의 패널 가운데 유일하게 의료계를 대표해 참가한 병원협회 홍정룡 보험이사는 “연구자가 자보 진료비가 건보보다 높아서 이를 일원화 하자고 주장을 하지만, 여기서 건보의 비급여 부분은 제외하고 비교한 문제가 있다”면서 “오히려 건보 비급여로 책정된 수가보다 자보수가가 훨씬 낮은 현실”임을 지적했다.

또 “수가가 떨어지면 서비스의 질은 당연히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길 바란다”며 “입원율 문제에서도 의사가 환자를 억지로 입원시키는 식으로 말하지만 자보환자가 오랫동안 입원해도 병원 수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항변했다.

이밖에 공청회에서는 선택진료비 제도의 폐지 여부와 기왕증 여부 판단 문제 등에 대한 토론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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