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진료비 내역서 제출요구 거부하겠다"

발행날짜: 2008-03-06 12:50:00
  • 개원가 반발 움직임…행정 부담 늘고, 공단 불신도 한몫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이 요양기관 800곳을 대상으로 진료비 내역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자 의료기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비급여 내역뿐만 아니라 자보 및 산재 진료비까지 포함돼 있어 정형외과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부 의료기관들은 진료비 내역제출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건강보험연구원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경기도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5일 "이번 조사는 건보환자 진료비 부담에 대한 실태조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대부분의 개원의들이 공단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지 오래"라며 "주변의 상당수 개원의들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공단의 행태를 보면 의료기관들의 자료를 가공, 활용하는 것 같다"며 "이번에 요구하고 있는 자료가 비급여 뿐만 아니라 자보·산재에 대한 진료비 내역까지 포함돼 있어 더욱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원구의 한 정형외과 원장은 "자보·산재에 대한 진료비 내역까지 별도로 정리해 제출하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되묻고 싶다"며 "행정적인 업무가 과중해 제출자체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건강보험연구원 측이 해당 요양기관에서 제출한 자료의 내용이 미흡할 경우 현지실사 및 환자들에게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도 의료기관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강서구의 한 내과 원장은 "환자에게 전화 설문조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의사와의 라포르 형성에 치명적인 요소가 될 수 있는데 어떤 의사가 좋아하겠느냐"면서 "차라리 아예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게 편할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단 측에서 자료를 제출하라고 강압적인 분위기로 몰아세워 감정이 상한 동료 개원의들이 일부 있는 것 같다"며 "과연 몇개 의료기관들이 자료제출에 응할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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