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죽이기

발행날짜: 2006-08-03 07:05:56
최근 산부인과 교수나 개원의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 '힘들다'는 말이다.

개원의들은 낮은 수가와 저조한 출산율로 힘들고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산부인과를 최악의 전공으로 인식하고 있는게 힘들다고 토로한다.

최근 기관별 제왕절개분만율이 공개되면서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가 낮은 수가와 급증하는 의료소송으로 최대 기피과가 되어버린 산부인과를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우려다.

더욱이 이러한 산부인과 의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일이 생겼으니 그것은 바로 지난 2일 방영된 PD수첩이다. PD수첩이 병원의 감염관리실태를 보도하며 산부인과에서 사용하는 '질경'의 위생관리상태를 고발했기 때문.

잘못된 점을 잘못됐다 지적하는 것은 분명 의료계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산부인과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정부도 언론도 마땅히 그를 질책해야 맞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 만큼이나 올바로 다시 세우는 일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저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지나가는 것 뿐이라면 그 지적과 비판은 무책임한 행동이며 공허한 외침이 될 뿐이다.

산부인과가 가는 길을 비판과 질책으로 돌려세웠다면 다시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은 그에 따른 책임이다.

정부와 언론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는 바로 그 몫을 짊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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