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장의 언행일치

이창진
발행날짜: 2007-02-12 07:14:31
지난 11일은 의사들의 물결이 과천 정부청사 앞마당을 가득 수놓은 하루였다.

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하여 충청, 강원, 전남, 전북, 제주도 등 전국 의사들의 상경 투쟁 대열이 대형버스의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수 백 대가 도착하는 모습은 또 다른 장관이었다.

의료법 개정의 부당성을 외치는 의사들의 함성이 관악산에 울려 퍼진 이날, 무대 중앙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한 명 있었다.

사립대학병원을 대표해 참석한 세브란스병원 박창일 원장이 궐기대회 처음부터 끝까지 2시간이 넘도록 중앙 무대에 마련된 내빈석에서 부동자세로 앉아 엄숙한 표정으로 행사에 동참했다.

과거 의약분업 대란시에도 대학병원 원장이나 의대 학장이 언론과의 만남에서 잘못된 정책을 꾸짖고 비판하는 경우는 많았으나 투쟁대열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한마디 말도 없이 연단을 지킨 박창일 원장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대에 올라가기 전 박 원장은 다른 원장들의 참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의료법 개정안 반대에는 같이 공감하지만 참석은 각자 알아서 하는 거죠”라고 어색한 웃음을 지은 후 “복지부에게 욕먹을 것 같은데, 할 수 없죠”라며 국내 유수대학 병원 수장다운 두둑한 배짱을 내보였다.

올해 초 복지부의 의료기관 의료질 평가 사업에도 강력한 반대를 주창하며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한 박창일 원장은 병원협회와 대학병원 원장단이 참석치 않은 이번 대정부 투쟁도 개인적 소신을 실천하는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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