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안부러운 삼성암센터 환자식 "손해도 감수"

발행날짜: 2009-05-07 12:30:31
  • 암환자 메뉴 21종에 간식 28종 맞춤식 화제‥만족도 급상승

주 메뉴 21가지에 간식 28종. 언듯 들으면 특급호텔에서나 나올법한 메뉴구성이지만 이 모든 것은 병원에서 제공되는 식사다.

암환자들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50여가지에 달하는 메뉴를 구성한 병원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삼성서울병원. 최근 삼성서울병원은 영양팀과 21종의 주메뉴와 23종의 영양보충간식을 개발해 병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메뉴구성을 생각하게 됐을까. 이에 대한 고민은 암환자들이 환자식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대다수 암환자들이 식욕부진을 호소하고 57%나 아침식사를 하기 어렵다고 토로하자 병원과 영양팀이 머리를 맞대고 QI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아침식사용 영양보충죽이 새롭게 선보였다. 북어계란죽, 버섯영양죽, 김치콩나물죽 등 죽의 종류만 해도 9종.

일반식도 마찬가지다. 단일화된 메뉴로 제공되던 병원식 메뉴에서 벗어나 얼큰북어국, 김치콩나물국, 사골옹심이미역국 등 다양한 한식메뉴를 골라먹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은 그날의 상태와 식욕에 따라 10여개가 넘는 아침식사 메뉴 중 하나를 골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식사도 웰빙메뉴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가공식품과 기름진 식품에 부담감을 느껴하는 환자들이 많아지자 탕수육, 오징어바, 소시지 등 튀김 가공류 음식은 식단에서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영양보충간식도 환자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위 절제 등으로 식사량이 적은 환자들이 수시로 간식을 섭취하며 영양을 보충받고 있는 것. 특히 종류도 28종에 달해 마음껏 골라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환자별 맞춤식단도 특징이다. 예를 들어 위암환자를 위한 위절제후식, 대장암환자를 위한 장수술 맞춤식이 대표적인 경우. 올해 3월부터 시작했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이 날 만큼 환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이렇게 메뉴가 다양화되면서 환자만족도도 크게 높아졌다. 실제로 암환들을 대상으로 식사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메뉴개발전에는 63점에 불과했지만 신메뉴 개발 후에는 86점으로 크게 높아졌다.

조영연 삼성서울병원 영양팀장은 "암환자들에게 식사는 매우 중요한 치료중 하나"라며 "식사를 통해 영양섭취가 잘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암환자를 위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입장에서는 감수해야할 부분이 많다. 이렇게 메뉴를 늘리다보니 적자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직영이 아닌 위탁업체를 통해 환자식을 공급하고 있어 이 적자폭은 고스란히 병원이 떠안아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사실상 현재 식대수가로는 이 메뉴가 감당이 안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식사도 치료의 중요한 부분이기에 이정도 손해는 감수해야한다는 것이 병원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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