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도 '해외학회 지원 허용' 찬반 엇갈려

박진규
발행날짜: 2009-11-07 06:50:04
  • 찬 "젊은 교수들에 기회" 반 "공부는 안하고 골프만"

해외학회 지원을 허용해야 한다. 지원을 허용하면 안된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와 제약협회가 해외학회 지원 허용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KRPIA는 현재 공정위에 해외학회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공정경쟁규약 개정안을 제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국내제약사들은 해외학회 지원이 리베이트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허용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Y대병원 J 교수는 "논문을 발표를 목적으로 해외학회에 참석하는 의사는 당연히 지원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까지 지원을 허용하는 것에는 반대다"며 "학회에 한번 가보면 왜 그래야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S대병원 K 교수도 "학회를 빙자해 해외여행을 가는 의사들이 상당수다. 학회에 등록만 해놓고 골프치고 관광하는데만 정성을 쏟는 사람들까지 제약회사에서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학회 지원을 금지하면 젊은 의사들이 학회에 나가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는 주장도 있다.

K대병원 L교수는 "젊은 의사들을 일찍부터 해외학회에 노출시키면 나중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또 젊은 의사들은 시니어급 의사에 비해 연구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해외학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될 사람만 지원을 허락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Y병원 L교수는 "젊은 의사들이 해외에 나가 공부할 수 있는 길을 막아서는 안된다"며 "오히려 해외학회 지원을 장려해 젊은 의사들이 선진 의료기술을 익히고 돌아와 국내 의료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S대병원 H교수는 "기업과 연계된다고 해서 완전히 차단하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다만,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규범을 정해 투명하게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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