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없는 회장은 물러나 달라"

발행날짜: 2010-12-23 06:48:51
  • 폭언·폭행 사라진 회원과의 대화…사퇴 촉구 잇따라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의 인천시의사회원과의 대화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더 이상의 폭행 시위는 없었으며 폭언도 사라졌다.

22일 로얄호텔에서 열린 인천시의사회원과의 대화에는 의사협회 관계자를 제외한 약 5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해 회원과의 대화를 이어졌다. 경 회장은 송우철 총무이사의 의료계 현안 브리핑은 생략하고 바로 회원과의 질의응답으로 넘어갔다.

인천시의사회에는 경만호 회장 이외에도 문정림 대변인(왼쪽), 송우철 총무이사(오른쪽)가 참석했다.
본연의 모습을 되찾은 회원과의 대화에서 회원들은 경 회장에게 사퇴해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그러나 회원 한명 한명의 질문에서 간곡함이 배어 나왔다.

인천 만두동 외과 개원의는 “진찰료가 얼마인지 아느냐”면서 “의사의 (재진)진찰료는 8780원인데 반해 약사가 환자에게 혈압약 한통을 쥐여주고 받는 돈은 9380원이다”면서 “어떻게 의사의 진찰료가 약사의 조제료보다 낮을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등 상당한 시간을 소용하는 데 적어도 약사의 조제료보다는 높아야하는 게 아니냐”며 “능력이 없으면 이만 물러나 달라”고 호소했다.

질문을 마친 이 회원은 미리 준비해 둔 ‘피눈물로 호소한다’ ‘경만호 물러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끝날 때까지 묵언의 피켓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인천시의사회 조정훈 공보이사는 “지난 2006년도에도 쌍벌제와 유사한 법안이 국회에 올라왔지만 당시 집행부는 이를 무산시켰다”면서 “현 집행부는 쌍벌제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의료계는 앞으로 총액계약제, 성분명처방 등 중대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 과연 경 회장이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감히 부탁하겠다. 물러나 달라”고 말했다.

인천시 한 회원이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어 인천 부평 흉부외과 개원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 회장에 대한 회원들의 괴리감이라고 했다.

그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의견수렴 과정도 없고, 하는 일마다 회원들을 화나게 하고 있다”면서 “이 자리에 모인 인천시의사회원들이 조용히 하고 있지만 경 회장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질타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인천의 산부인과 개원의는 “경 회장이 이제 그만 물러나 줬으면 좋겠다”면서 “오바마 발언으로 적십자 부총재직은 그만두지 않았나. 의사협회장은 적십자 부총재보다 더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협회장직에서도 물러나 달라”고 정중히 말했다.

한편, 이날 회원들은 최근 의료 현안에 대해서도 질문을 쏟아냈다.

인천시의사회 조행식 회원은 “간선제 도입 여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묻자 경 회장은 “저 또한 직선제로 당선된 회장인데 간선제를 지지한다는 것은 오해다. 대법원에서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한 한 회원이 “향후에 정치에 뜻이 있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있어 의료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경 회장은 “회원들의 횡령혐의 고발로 행정범인데 어떻게 국회의원이 될 수 있겠느냐. 의료계를 살려봐야 겠다는 생각이지 국회의원은 생각없다”고 했다.

경 회장은 이어 “총액계약제, 성분명처방을 추진한다고 하면 2000년도 버금가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회원들이 앞서 복지부 측에서 주치의제로 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경 회장은 “복지부 관계자가 주치의제를 생각해본 적도 없으며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을 분명히 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원격의료와 전담의제를 절대 통과시키지 않겠다”면서 “선택의원제 또한 회원들이 모두 반대한다면 지금이라도 복지부 측에 의사를 밝히면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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