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개원의, 불법 투석과 14년 전쟁중 "이젠 지친다"
"10년 넘게 이 짓을 하고 있지만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가끔 생각해보면 내가 미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난 9월 27일 오후 기자는 서울에 위치한 손승환내과 손승환 원장을 찾았다. 손 원장은 인공신장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날은 혈액투석을 받으러 온 환자가 한명도 없었다.
개원 14년째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신장실이 텅 비어있는 것을 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손 원장은 "혈액투석 환자가 많지 않아 화, 목, 토요일 오후에는 진료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등록환자가 70명이 채 안되다보니 혈액투석기를 매일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왜 만성신부전환자가 적을까.
그는 "신환이 상담 받으러 와서 하는 첫마디가 뭔줄 아느냐"고 되물었다.
기자는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은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 병원에서는 돈(본인부담금)을 받느냐'고 묻는다"면서 "규정대로 받는다고 하면 두말 하지 않고 나가버린다."
손 원장이 처한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다.
신환이 적은 이유는 또 있다.
얼마 전 손 원장은 6년째 다니던 환자가 나오지 않길래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성남에 있는 병원에서 차량도 운행해 주고, 돈도 준다고 해서 옮겼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는 "신환 10명 중 9명은 본인부담금을 받느냐, 밥을 주느냐고 묻는다"면서 "일부 의료급여환자들은 되레 돈을 요구한다"고 하소연했다.
한번 혈액투석을 받는데 4시간 이상 소요되자 일부 환자들은 무료로 식사를 달라고 요구하고, 병원에 본인부담금을 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매월 수십만원을 받아 챙긴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환자 유인행위를 하는 인공신장실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반면, 정상적으로 혈액투석 진료비를 받는 병의원들은 생존을 위협받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이 벌어진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손 원장이 개원하던 1997년 부천의 모의료기관에서 혈액투석환자에게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고 환자 유인행위를 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는 이 때부터 이런 의료기관과 전쟁을 벌여왔다.
그는 "그 당시 의협 고위 관계자에게 이런 의원이 있는데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젊은 사람이 왜 그래. 봐줘'라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대한신장학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고 한다.
그는 "1999년 모 법인이 대놓고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는 인공신장실을 연다고 해서 학회에 도움을 요청했더니 역시 '봐주자'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런 불법 의료기관들을 방치한 결과는 참담했다.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고, 차량을 운행하고, 심지어 환자에게 돈을 집어주는 인공신장실이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부천에서 성남, 의정부, 인천, 대전, 부산 등지에 이런 인공신장실이 순식간에 자리잡았다.
설립 형태도 초기에는 의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이 의사를 채용해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더니 비영리법인, 재단법인들까지 가세해 전국을 싹쓸이했다.
여기에다 사무장병원까지 의료시장 질서를 파괴했다.
물론 이들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는 인공신장실이 들어선 지역에 개원한 의원, 병원은 초토화됐다.
건전한 인공신장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였다. 살아남기 위해 불법행위에 가세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었다.
손 원장은 전국의 인공신장실 중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환자에게 돈을 주거나 식사를 제공하는 의료기관 족보를 꾀고 있다.
대한신장내과개원의협의회 총무와 대한투석전문의협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10년이 넘게 불법행위와의 전쟁을 한 결과다.
투석전문의협회는 이런 식으로 환자 유인행위를 하는 인공신장실을 적발, 고발한 것만도 50곳이 넘는다. 이를 주도한 것 역시 손 원장이었다.
그러나 10년 넘게 환자 유인행위와 전쟁을 했지만 달라진 건 없다.
그는 "고발한 인공신장실 중에서 실제 처발 받은 곳은 전혀 없다"면서 "기껏 기소유예처분을 내려봐야 의료기관을 운영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이런 병의원들은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으면 경제적 부담이 큰 환자들에게 좋은 게 아니냐고 큰 소리치고, 마치 자선행위를 하는 것처럼 행세 하면서 지역 유지로 통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끔 나도 환자에게 돈도 받지 말고, 밥도 주고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병원들이 살아있다는 게 억울하고 치가 떨려 두고볼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 9월 27일 오후 기자는 서울에 위치한 손승환내과 손승환 원장을 찾았다. 손 원장은 인공신장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날은 혈액투석을 받으러 온 환자가 한명도 없었다.
개원 14년째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신장실이 텅 비어있는 것을 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손 원장은 "혈액투석 환자가 많지 않아 화, 목, 토요일 오후에는 진료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등록환자가 70명이 채 안되다보니 혈액투석기를 매일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왜 만성신부전환자가 적을까.
그는 "신환이 상담 받으러 와서 하는 첫마디가 뭔줄 아느냐"고 되물었다.
기자는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은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 병원에서는 돈(본인부담금)을 받느냐'고 묻는다"면서 "규정대로 받는다고 하면 두말 하지 않고 나가버린다."
손 원장이 처한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다.
신환이 적은 이유는 또 있다.
얼마 전 손 원장은 6년째 다니던 환자가 나오지 않길래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성남에 있는 병원에서 차량도 운행해 주고, 돈도 준다고 해서 옮겼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는 "신환 10명 중 9명은 본인부담금을 받느냐, 밥을 주느냐고 묻는다"면서 "일부 의료급여환자들은 되레 돈을 요구한다"고 하소연했다.
한번 혈액투석을 받는데 4시간 이상 소요되자 일부 환자들은 무료로 식사를 달라고 요구하고, 병원에 본인부담금을 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매월 수십만원을 받아 챙긴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환자 유인행위를 하는 인공신장실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반면, 정상적으로 혈액투석 진료비를 받는 병의원들은 생존을 위협받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이 벌어진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손 원장이 개원하던 1997년 부천의 모의료기관에서 혈액투석환자에게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고 환자 유인행위를 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는 이 때부터 이런 의료기관과 전쟁을 벌여왔다.
그는 "그 당시 의협 고위 관계자에게 이런 의원이 있는데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젊은 사람이 왜 그래. 봐줘'라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대한신장학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고 한다.
그는 "1999년 모 법인이 대놓고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는 인공신장실을 연다고 해서 학회에 도움을 요청했더니 역시 '봐주자'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런 불법 의료기관들을 방치한 결과는 참담했다.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고, 차량을 운행하고, 심지어 환자에게 돈을 집어주는 인공신장실이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부천에서 성남, 의정부, 인천, 대전, 부산 등지에 이런 인공신장실이 순식간에 자리잡았다.
설립 형태도 초기에는 의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이 의사를 채용해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더니 비영리법인, 재단법인들까지 가세해 전국을 싹쓸이했다.
여기에다 사무장병원까지 의료시장 질서를 파괴했다.
물론 이들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는 인공신장실이 들어선 지역에 개원한 의원, 병원은 초토화됐다.
건전한 인공신장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였다. 살아남기 위해 불법행위에 가세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었다.
손 원장은 전국의 인공신장실 중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환자에게 돈을 주거나 식사를 제공하는 의료기관 족보를 꾀고 있다.
대한신장내과개원의협의회 총무와 대한투석전문의협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10년이 넘게 불법행위와의 전쟁을 한 결과다.
투석전문의협회는 이런 식으로 환자 유인행위를 하는 인공신장실을 적발, 고발한 것만도 50곳이 넘는다. 이를 주도한 것 역시 손 원장이었다.
그러나 10년 넘게 환자 유인행위와 전쟁을 했지만 달라진 건 없다.
그는 "고발한 인공신장실 중에서 실제 처발 받은 곳은 전혀 없다"면서 "기껏 기소유예처분을 내려봐야 의료기관을 운영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이런 병의원들은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으면 경제적 부담이 큰 환자들에게 좋은 게 아니냐고 큰 소리치고, 마치 자선행위를 하는 것처럼 행세 하면서 지역 유지로 통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끔 나도 환자에게 돈도 받지 말고, 밥도 주고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병원들이 살아있다는 게 억울하고 치가 떨려 두고볼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