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병원, 노인의학 전문성 강화 외길 "인재 만들기 적극 투자"
'15년간 노인의료 한 길로 매진한 요양병원의 자존심' 용인 효자병원은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1997년 개원한 용인 효자병원. 우리나라 요양병원 2호다.
올해로 15년째를 맞고 있지만 노인의료에 충실한 요양병원을 만들자는 설립 목표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2000년 대에 들어서면서 요양병원들이 점점 특화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재활을, 일부는 암재활을, 일부는 완화의료를 특화해 나갔다.
그러나 효자병원은 노인의학에 기초를 두고 각 분야별 전문성을 확보하는데만 힘을 쏟았다.
"노인병원은 노인의료기관이다. 노인의료에서 출발해 그걸 전문화해야 한다. 노인의료 기초를 다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분야를 전문화하는 것은 곤란하다."
효자병원 한일우 원장의 지론이다.
효자병원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한 원장의 이런 철학이 잘 녹아 있다.
1병동은 기억장애병동이다. 급성기 혹은 심한 행동심리증상을 보이는 치매환자, 급성기 섬망 환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2병동과 3병동은 와상환자병동.
이 중 2병동은 신체적 합병증으로 인해 전문적인 모니터링과 치료를 요하는 와상환자들이, 3병동은 신체적 합병증이 비교적 적은 환자들이 입원한다.
5, 6병동은 일반환자병동으로 뇌졸중, 파킨슨, 내과적 합병증, 말기암환자, 치매환자들이 입원해 있다.
의료진도 이들 환자 진료에 맞게 치매, 뇌졸중, 파킨슨 및 운동장애, 노인의학, 노인정신의학을 전공한 신경과, 내과, 재활의학과, 정신과,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포진시켰다.
전문재활 치료팀을 보면 재활의학과 전문의 1명에 물리치료사 9명, 작업치료사 2명, 언어치료사 1명이 고작이다.
전체 병상이 348개에 달할 정도로 규모 면에서 결코 작지 않지만 요양병원의 기본에 충실하자는 취지에서 전문재활 치료팀을 확대하지 않고 적정 인력만 유지하고 있다.
노인간호 전문성 강화
전문재활 특화가 유행처럼 번질 때에도 효자병원은 전혀 한 눈 팔지 않았다. 이 인력으로도 필요한 환자에게 필요한 재활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는 게 한 원장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가정전문, 정신전문, 정신보건, 호스피스, 치매, 노인간호, 상처간호 등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간호사들을 각 병동에 배치해 노인간호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했다.
여기에다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한 신경임상심리사를 두고 있으며, 3명의 사회복지사들은 각 병동별 전담 사례관리와 병동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의사와 여러 직종간 진료 커뮤니케이션체계도 본받을만 하다는 평가다.
기억장애병동은 매주 병동회의를 여는데, 여기에는 병원장과 병동장, 재활의학과장, 병동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들이 모두 참석한다.
문제 환자에 대한 치료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치매환자 교육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나머지 병동은 매월 한차례 병동장와 근무자들이 병동회의를 갖는다.
효자병원의 또다른 특징은, 한일우 원장의 표현을 밀리자면 "지독하게 교육 시키는 병원"이다.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1년에 한번 연수교육을 시행하고, 간호사 연수교육 경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 원장도 간호사들과 함께 라운딩을 돌면서 욕창, 파킨슨 등 전문 트레이닝을 시킨다.
한 원장은 "레지던트를 트레이닝하는 마음으로 간호사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효자병원은 신경계질환 치료의 전문성, 노인간호 전문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만큼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한 원장은 "아무리 건물과 시설이 우수해도 결국 운영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서 "병원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끌어올려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한 원장 스스로도 학자 스타일이다. 그는 요양병원 원장이지만 대학교수 못지 않은 학계 이력이 화려하다.
"노인의학의 질 제고 원칙 고수"
한 원장은 1987년 용인정신병원에 근무하다가 1996년 1년간 미국에서 치매 연수를 받고 귀국한 이후 줄곧 효자병원 원장직을 수행해 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1997년 치매연구회를 만들었고, 2002년에는 치매학회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올해 4월에는 치매학회 이사장에 취임한다. 여기에다 대한신경과학회 감사, 대한노인신경의학회 이사, 대한노인병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한 원장은 "효자병원이 의료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크게 흔들리지 않고 내실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노인의학 기초를 튼실히 하자는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원장은 "노인의료에 집중한 게 결과적으로 보면 병원의 맷집을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며 "이런 게 효자병원 직원들의 자부심"이라고 덧붙였다.
한일우 원장은 "요양병원은 급성기병원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통합적인 환자 평가와 치료를 지향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의료적 전문성을 제고해 환자에 맞는 치료지침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7년 개원한 용인 효자병원. 우리나라 요양병원 2호다.
올해로 15년째를 맞고 있지만 노인의료에 충실한 요양병원을 만들자는 설립 목표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2000년 대에 들어서면서 요양병원들이 점점 특화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재활을, 일부는 암재활을, 일부는 완화의료를 특화해 나갔다.
그러나 효자병원은 노인의학에 기초를 두고 각 분야별 전문성을 확보하는데만 힘을 쏟았다.
"노인병원은 노인의료기관이다. 노인의료에서 출발해 그걸 전문화해야 한다. 노인의료 기초를 다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분야를 전문화하는 것은 곤란하다."
효자병원 한일우 원장의 지론이다.
효자병원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한 원장의 이런 철학이 잘 녹아 있다.
1병동은 기억장애병동이다. 급성기 혹은 심한 행동심리증상을 보이는 치매환자, 급성기 섬망 환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2병동과 3병동은 와상환자병동.
이 중 2병동은 신체적 합병증으로 인해 전문적인 모니터링과 치료를 요하는 와상환자들이, 3병동은 신체적 합병증이 비교적 적은 환자들이 입원한다.
5, 6병동은 일반환자병동으로 뇌졸중, 파킨슨, 내과적 합병증, 말기암환자, 치매환자들이 입원해 있다.
의료진도 이들 환자 진료에 맞게 치매, 뇌졸중, 파킨슨 및 운동장애, 노인의학, 노인정신의학을 전공한 신경과, 내과, 재활의학과, 정신과,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포진시켰다.
전문재활 치료팀을 보면 재활의학과 전문의 1명에 물리치료사 9명, 작업치료사 2명, 언어치료사 1명이 고작이다.
전체 병상이 348개에 달할 정도로 규모 면에서 결코 작지 않지만 요양병원의 기본에 충실하자는 취지에서 전문재활 치료팀을 확대하지 않고 적정 인력만 유지하고 있다.
노인간호 전문성 강화
전문재활 특화가 유행처럼 번질 때에도 효자병원은 전혀 한 눈 팔지 않았다. 이 인력으로도 필요한 환자에게 필요한 재활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는 게 한 원장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가정전문, 정신전문, 정신보건, 호스피스, 치매, 노인간호, 상처간호 등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간호사들을 각 병동에 배치해 노인간호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했다.
여기에다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한 신경임상심리사를 두고 있으며, 3명의 사회복지사들은 각 병동별 전담 사례관리와 병동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의사와 여러 직종간 진료 커뮤니케이션체계도 본받을만 하다는 평가다.
기억장애병동은 매주 병동회의를 여는데, 여기에는 병원장과 병동장, 재활의학과장, 병동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들이 모두 참석한다.
문제 환자에 대한 치료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치매환자 교육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나머지 병동은 매월 한차례 병동장와 근무자들이 병동회의를 갖는다.
효자병원의 또다른 특징은, 한일우 원장의 표현을 밀리자면 "지독하게 교육 시키는 병원"이다.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1년에 한번 연수교육을 시행하고, 간호사 연수교육 경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 원장도 간호사들과 함께 라운딩을 돌면서 욕창, 파킨슨 등 전문 트레이닝을 시킨다.
한 원장은 "레지던트를 트레이닝하는 마음으로 간호사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효자병원은 신경계질환 치료의 전문성, 노인간호 전문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만큼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한 원장은 "아무리 건물과 시설이 우수해도 결국 운영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서 "병원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끌어올려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한 원장 스스로도 학자 스타일이다. 그는 요양병원 원장이지만 대학교수 못지 않은 학계 이력이 화려하다.
"노인의학의 질 제고 원칙 고수"
한 원장은 1987년 용인정신병원에 근무하다가 1996년 1년간 미국에서 치매 연수를 받고 귀국한 이후 줄곧 효자병원 원장직을 수행해 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1997년 치매연구회를 만들었고, 2002년에는 치매학회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올해 4월에는 치매학회 이사장에 취임한다. 여기에다 대한신경과학회 감사, 대한노인신경의학회 이사, 대한노인병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한 원장은 "효자병원이 의료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크게 흔들리지 않고 내실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노인의학 기초를 튼실히 하자는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원장은 "노인의료에 집중한 게 결과적으로 보면 병원의 맷집을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며 "이런 게 효자병원 직원들의 자부심"이라고 덧붙였다.
한일우 원장은 "요양병원은 급성기병원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통합적인 환자 평가와 치료를 지향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의료적 전문성을 제고해 환자에 맞는 치료지침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양병원 기능 정립 위해 세가지 필요하다" |
효자병원 한일우 원장은 요양병원 발전을 위해서는 세가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원장은 꼽은 첫번째 문제점은 일당정액수가. 그는 "아직 우리나라 노인의료는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할 단계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의료기술과 진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접목시켜 나가야 하는데 일당정액수가는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노인의료에 대한 위상과 역할을 제고해야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한 원장은 "요양병원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폐렴은 당연히 요양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급성기병원으로 전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요양병원의 기능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