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학계 "복지부 배제 의약품 안전관리 유례 없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3-01-28 17:07:33
  • 식약처 업무 이관 우려 한목소리…민주당 "정책 혼선 등 제기"

정형선 교수 등 보건학자들은 식약처의 의약품 안전관리 일원화에 깊은 우려감을 표명했다.
식약처의 의약품 안전 일원화를 놓고 보건학계의 우려감이 강도 높게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김성주, 최동익, 김현 의원은 28일 오후 국회의원 신관에서 '식품, 의약품 안전을 위한 정부조직개편'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보건복지부 외청인 식약청을 식약처로 격상하고 총리실로 식품과 의약품 안전 업무를 이관하는 조직개편안을 점검하기 위한 마련됐다.

아주대 허윤정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복지부와 식약청은 주말 논의를 거쳐 의약품 허가 등 안전관리 이관에 합의했으나, 약국 안전관리 권한과 안전상비의약품 관리, 의약품 유통 등 기타 영역의 이관불가 입장을 보였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허 교수는 "선진국의 사례를 봐도, 식품과 의약품 안전관리에서 보건부처를 배제한 사례가 없다"면서 "의약품 정책이 훼손, 축소되지 않는 위해 인력과 예산이 담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학자들은 의약품 정책의 이원화에 따른 문제점을 제기했다.

연세대 정형선 교수는 "식약처 총리 이관 문제의 핵심은 의약품이다"라고 전제하고 "국무위원에 참석과 함께 법안 제출 등 별도 부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의료제도 면에서 의료서비스와 의료재화인 의약품(의료기기 포함)은 떼여 움직일 수 없다"면서 "전 세계 유례 없는 조직 구성은 뜻밖이고 문제점이 크다"고 우려했다.

서울대 김진현 교수도 "의약품은 제조와 허가, 보험등재, 판매, 처방조제, 사후관리까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며 "식약처 일원화에 따른 비효율은 상상하기 조차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보건의료 분야는 소비자와 가입자, 공급자 등의 첨예한 대립 구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조정이 필수적인 만큼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의약품 업무 분리에 따른 반대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복지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개편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법무법인 세종 문경태 고문(전 제약협회 부회장)은 "복지부는 건교부와 노동부, 환경부, 여성부, 보훈처 등 많은 부처를 잉태해 배출했다"면서 "식약처를 내보내야 하는 아쉬움이 크겠지만 훌훌 털고 축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식품과 의약품 전담 조직으로 격상하는 식약청 업무 범위를 두고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복지부 관료 출신인 문 고문은 다만, "국회 상임위원회 권한은 정부위이나 보건복지위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아직 식약처 이관과 식품 및 의약품 일원화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사회를 맡은 최동익 의원(복지위)은 "의약품 정책 분리에 따른 제2 의약분업 우려와 정책적 혼선 등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다만,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는 조직이기주의는 단호히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원회는 조만간 조직개편 법안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로 넘겨 심의한다는 방침이여서, 식약처 의약품 업무 이원화에 따른 법안 통과의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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