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김상진 보험이사
DBS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약물치료와 병행요법으로 시행했을 때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들보다 운동기능을 더욱 개선시킨다는 점을 입증했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가 오랜 기간 약물투여로 인한 부작용을 겪기 전 질병 초기부터 적극 시행해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DBS 시행을 위한 보험적용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보험이사 김상진 교수(부산백병원 신경과)로부터 DBS의 파킨슨병 환자 치료효과와 보험기준 개선의 필요성을 들어보았다.
DBS 시행 방법과 파킨슨병 치료 기전은
-파킨슨병 환자의 DBS 자극 지점은 뇌심부에 위치해 있는 시상하핵 또는 담창 내핵이다.
뇌정위기능수술에 사용하는 틀을 이용해 자극 지점에 대한 3차원적인 좌표 값을 MRIㆍCT를 통한 뇌 영상을 수집해 안전한 경로를 설정하고, 가느다란 전기 자극선을 위치시키는 수술이다.
DBS 작용 기전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신경 회로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으로 인해 생긴 비정상적인 뇌핵 활동 및 억제를 막아 증상을 개선시킨다.
DBS가 일반화되기 전에는 특정 뇌핵에 열을 가해 영구히 파괴시키는 수술을 시행했지만 수술 부작용의 위험성과 영구성, 수술 후 조절 불가능 등의 단점들로 현재는 거의 시행하지 않고 있다.
DBS 적응증과 향후 확대 가능한 추가 적응증은
-우리나라에서 DBS 적응증은 ▲파킨슨병 ▲본태성 진전증 ▲근긴장이상증 ▲만성통증 ▲강박증 ▲뇌전증 등 총 6가지다.
DBS는 뇌신경 회로가 밝혀지고 이해됨에 따라 적응증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현재 연구 단계 적응증에는 알쯔하이머병과 만성우울증 등이 있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DBS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과 결과는
-올해 2월 NEJM에 발표된 대규모 DBS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약물요법을 최대한 유지해오다가 약물 부작용이 심각해졌을 때 비로소 DBS를 시행하던 기존 수술 시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표>와 같이 일반적으로 DBS를 받는 환자의 유병 기간이 10년 이상이었던 것과 달리 해당 임상시험 결과에서는 7.5년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 환자의 장기간 약물치료는 부작용을 수반하지 않나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는 비교적 적은 약물 용량으로도 충분한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파킨슨병이 진행되면서 이상운동증(dyskinesia)과 약효소진현상(wearing-off)과 같은 운동 합병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상운동증은 환자 신체 일부 혹은 복합 부위가 자발적으로 꼬이거나 흔들리는 증상이다. 이 증상은 환자 의지로 조절되지 않는다.
또 약효소진현상은 다음 약물 복용 전 이미 복용한 약물효과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이상운동증이나 약효소진현상 같은 부작용은 유병기간이 길고, 약물 투여량이 많을수록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BS를 약물치료와 병행요법으로 시행했을 때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들보다 운동기능과 삶의 질이 개선되고 약물 부작용도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NEJM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킨슨병의 운동성ㆍ비운동성 증상들로 인해 파킨슨병 환자 삶의 질에 종합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PDQ-39의 2년간 비교 관찰 결과를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이 결과 DBS 병행요법을 시행한 군은 수술 전에 비해 종합적인 삶의 질이 26% 개선된 반면 약물치료 단독요법군은 오히려 1% 악화됐다.
또 약물 복용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이 DBS 병행요법군은 수술 전에 비해 61% 개선됐지만 약물치료 단독요법군은 13% 나빠진 결과를 보였다.
특히 약물 복용량의 증감 효과는 DBS 병행요법군에서 39% 감소한 반면 약물치료 단독요법 시행군에서는 21% 증가했다.
DBS와 약물치료를 비교했을 때 비용경제성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조사된 자료는 없다.
다만 유럽ㆍ미국에서 공동 연구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DBS 치료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반면 장기간 관찰 비교 결과로는 약물단독 요법을 시행하는 것보다 비용경제성이 더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DBS에 있어 배터리 소진으로 인한 교체 비용이 비용경제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요인이 크기 때문에 향후 배터리 수명 연장에 대한 기술 발전의 필요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보험적용 기준 때문에 DBS 조기 시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DBS 보험급여 기준과 외국과 비교했을 때 개선점은
-파킨슨병 환자 치료를 위한 DBS의 현행 보험기준은 CAPSIT-PD(Core Assessment Program for Surgical Interventional Therapies in Parkinson's Disease)라는 DBS의 임상연구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파킨슨병 환자의 DBS 적절성 평가 기준에 기초하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상태에 따라 특성이 다를 수 있고,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없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약물을 복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행 보험기준은 최초 진단 후 일괄적으로 5년이 지나야 보험적용이 되는 제한이 있다.
이는 DBS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도 보험 인정을 받기 위해 5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외국의 보험인정 기준사례를 살펴보아도 환자 증상의 경중에 대한 기준만이 있을 뿐 특정 기간에 대한 제한을 둔 사례는 없다.
이를 감안해 우리나라도 환자 입장에서 보험인정 기준을 현실화 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