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다보니 승리는 덤"

박양명
발행날짜: 2013-10-31 06:20:18
  • 심평원 야구팀 감독 이승덕 차장

대구와 잠실벌을 오가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용할 것만 같은 심평원에서도 묘한 야구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심평원장배 제2회 보건복지가족 한마음야구대회'에서 7개 팀이 참가해 경합을 벌인 것.

이승덕 차장
무려 7년간 심평원 야구팀 '히라 앤젤스(HIRA Angels)' 사령탑을 맡고 있는 이승덕 차장(수원지원 운영부)을 만나 긴 시간 팀을 이끈 비결을 들었다.

"이기는 것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됩니다. 팀원들이 재미있게 즐기면서 야구를 하면 성적은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그의 리더십은 위계질서를 강조하기 보다는 선수를 믿고 맡기는 신뢰에다가 소통을 강조하는 '자율형'에 가깝다.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 전 축구국가대표팀 히딩크 감독이 대표적이다.

이승덕 차장은 "야구팀 자체가 직원간 친목, 건강이 가장 큰 목적이다. 경기 전에도 '다치지 말자'라는 말을 제일 먼저 한다. 즐기면 성적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

'즐기는 야구'라는 특훈 덕분인지 2011년부터 히라 앤젤스는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조바심을 내지 않고 믿고 기다리자 성과가 따라오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열린 '심평원장배 제2회 보건복지가족 한마음야구대회'에서 7개 팀 가운데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2011년에는 사회인야구리그에서 우승도 했다.

이 차장은 "선수들이 토요일 경기, 연습에 참여율도 높지만 그만큼 열정도 뛰어나다. 야구 연습실에서 타격 훈련을 꾸준히 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즐기는 것을 우선하다 보니 쓰라린 패배도 약이 될 때가 많다.

그는 "위기다 싶어서 투수를 교체했는데 대량실점으로 이어져 경기를 망친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경험을 통해 감독으로서 야구의 흐름을 읽는 법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봄에 열린 1회 한마음 야구대회에서 친선경기 차원으로 열린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와의 경기도 가슴을 뜨겁게 하는 '약'이 됐다.

성심학교 야구부는 청각장애와 언어장애를 갖고 있는 농아들로 이뤄진 팀으로 영화 '글러브'의 모델이기도 하다.

이승덕 차장은 "이벤트성으로 3회까지만 경기를 하기로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혼신의 힘으로 야구하는 성심고 학생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돼 마음이 뜨거웠다"고 회상했다.

7년간의 '감독'이라는 리더 경험은 실제 업무에도 적용된다. 직원들간의 화합을 중요시하게 된 것.

그는 "내 일을 즐기면서 하자고 독려를 많이 하고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편이다. 직원들 사이가 서로 가까워지면 그만큼 업무 효율도 높아지더라"고 말했다.

야구를 즐기다보니 업무도 대인관계도 원활해졌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그에게 야구란 뭘까.

한참 뜸을 들인 그는 "제2의 열정"이라며 웃었다. 그는 야구부 감독으로, 심평원 운영부 차장으로 7년간 쉼 없이 달려오며 "야구에 대한 열정이 인생에도 전이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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