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영 압박에 맞서기 위한 병원계의 노력이 눈물겹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병원협회가 최근 보건복지부에 '병원급 토요가산 확대 적용 방안'을 공식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10월 의원급 및 약국을 대상으로 토요가산(30%) 오전 시간 외래진료(조제) 적용을 의결, 시행한 바 있다.

병협은 건의서를 통해 "2004년 7월 근로기준법에 따라 대형병원의 주 40시간은 강제시행 됐으며, 병원 근로자는 연장 근로시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해 지급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협회는 "토요진료는 국민 건강을 위해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희생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병원에서 응급실만 운영할 경우, 국민 의료비 부담을 증가하므로 토요가산 확대는 오히려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병원 종별 외래 이용시 현 진료비는 1만 4100원에서 1만 7270원으로, 토요가산 확대 적용시 1만 7250원에서 2만 420원으로 다소 높아진다.

하지만, 토요일 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면 진찰료와 응급의료관리료를 합쳐 6만 3200원으로 진료비가 대폭 증가한다.

병협은 "토요진료를 하면 의료기관 입장에서 종사자들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하지만 진료 가산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면서 의원급, 약국과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토요가산 확대는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낙관하기 이르다.

복지부는 의원급 및 약국 토요가산 확대로 1730억원과 649억원 등 연간 약 237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병원급 토요일 진찰료 횟수 등을 분석해야 하나 3천 여 곳에 달하는 기관수와 환자 수를 감안하면 최소 수 백억 원의 재정소요가 예상된다.

모 병원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까지 토요진료를 실시한 것은 병원계의 경영악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문전약국도 토요가산이 확대된 마당에 병원급만 제외한 것은 상식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보장성 강화 등 내년에도 병원 압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 푼이 아쉽다"며 "병원들이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내부 검토를 거쳐 건정심에 상정한다는 입장이다.

한 공무원은 "병원계가 토요가산 확대 적용을 공식 건의했다"면서 "아직 확답하긴 이르다. 적잖은 소요비용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중한 논의를 거쳐 건정심 상정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