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의사 혼란 빠뜨린 파업 90분전 문자 한통

이석준
발행날짜: 2014-03-27 06:13:52
  • 백승찬 회장, 자율참여 해명에 진땀…"죄송, 회원들 피해가.."

지난 9일 10시 30분. 울산 의사들은 5개 구군 회장으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는다.

"총파업은 자율적 참여를 권고한다."

이 문자 한통에 울산 의사들은 혼란에 빠진다.

지금까지 울산시의사회 입장은 '의협 투쟁 로드맵에 따라 파업에 동참한다'였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상반된 내용이었다.

백승찬 울산시의사회장.
문자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바로 다음날 파업 참여율에 영향을 미쳤다.

울산은 다음날 파업 참여율에서 전국 평균을 한참 밑돌았다. 복지부 집계 기준 5%였다. 평균 20.9%의 4분의 1 수준이다.

의약분업 당시 가장 높은 투쟁 참여율로 명성을 날린 울산 의사들과는 거리가 먼 성적표였다.

26일 열린 울산시의사회 정기총회에서는 이에 대한 해명을 묻는 회원들의 질문이 쇄도했다.

어떻게 파업을 불과 90분 앞두고 기존 입장을 뒤집는 문자가 올 수 있냐는 것이다. 중대한 사안을 두고 일관된 의견을 제시 못하는 집행부에 대한 일종의 질책이었다.

이에 백승찬 울산시의사회장은 "처음에는 의협 로드맵대로 파업 투쟁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수 차례 회의를 통해 나온 결론은 이대로 가다가는 회원들의 피해가 불보듯 뻔하다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총파업 전날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마라톤 회의를 했다. 정부가 이미 각종 규제로 파업을 사실상 봉쇄한 상황에서 밀고 나가는 것은 피해가 막심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구군 회장이 문자를 보내 파업을 자율적으로 권고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고개를 숙였다.

기존 입장과 다른 파업 방침을 밝혀 회원들의 혼란을 가중시켜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 밝히면서다.

울산 의사들의 휴진율 5%의 결정적인 원인에는 '90분 전 문자 한통'이 있었던 셈이다.

한편 노환규 의사협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투쟁의 2라운드를 준비하자고 주문했다.

원격진료 '선 시범사업 후 입법' 의정협의 약속을 어긴 정부를 비판하면서다.

병·의원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