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이 의료영리화 등 경제부처에 밀려가는 복지부 행태를 경고하고 나섰다. 보건의료 정책의 불균형으로 의료생태계 파괴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회의에서 "청와대와 내각 관계에 있어 복지부의 자율성이 너무 줄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용익 의원은 전체회의 종료 무렵 발언 기회를 요청해 "복지부에 몇 말씀 드리려 한다"고 운을 띄고 "요즘 정부 내 복지부 위치에 심각한 위기의식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선, 청와대와 내각 관계에 있어 복지부의 자율성이 너무 줄고 있다"면서 "복지부의 독자적 운영인지, 지시인지 잘 구별 안 된다. 걱정된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수석을 역임한 그는 "복지부 공무원들도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전하고 "외부에서 보더라도 사회부처와 경제부처 사이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기초연금과 의료영리화 개념도 복지부 내부에서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복지부 공무원과 얘기하면 부정확한 자료와 설명이 부지기수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도 마무리 발언을 통해 "김용익 의원이 지적한데 한 말씀 더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복지부의 본질은 국민을 위한 의료보장성 확대와 총 진료비 빠른 증가 억제 그리고 의료의 양극화 해결"이라면서 "의원과 중소병원, 대학병원, 빅 5 사이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의료계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고 전하고 "의료산업화를 추구하면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켜 재벌 의료산업으로 재편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장관은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문형표 장관은 긴급히 발언기회를 요청한 후 "작년부터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등 어느 정부도 못한 보장성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투자활성화 정책이)재벌병원을 옹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복지부 내부에서도 원격진료와 투자활성화 추진에 따른 보건의료계와 충돌로 국민건강을 위한 거시적 의료정책 등 본연의 임무에 소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