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로 임용해서 협력병원에 파견" "근거를 내놔라"

박양명
발행날짜: 2014-04-18 06:17:17
  • 울산대 등 5개 의대-교육부, 교원 계약해지 처분 법정 공방

의대 교수로 임용한 후, 협력병원에 파견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면 '겸직'일까?

협력병원을 갖고 있는 대학들이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 부분의 정당성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17일 협력병원을 보유한 5개 대학이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교원 임용 계약해지 요구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변론을 진행했다.

5개 대학은 울산의대, 성균관의대, 한림의대, 차의대, 가천의대다. 이들 대학은 각각 법인이 다른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한림대의료원, 차병원, 길병원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날 변론에서 대학 측 변호인은 "협력병원에서 의사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일부 있지만 많은 병원은 교원으로 채용해서 병원에서 근무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원으로 임용된 사람이 협력병원으로 파견된 경우는 엄연히 다르다. 이 사건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측은 을지의대 사례를 소개하며 '근거'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을지의대는 과거 의대 부속병원인 을지대병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법인인 을지병원과 협력병원 협약을 맺었다.

그리고 전임교원을 협력병원에 '파견'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교육부는 파견된 전임교원을 의대로 복귀시키든지, 전임교원 지위를 박탈하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을지의대는 대학 소속 교수들이 협력병원에 '파견' 형태로 근무했다는 근거 서류를 모두 교육부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교육부 소송 대리인은 "파견을 했다면 문서 등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사실관계가 확인 안되는데 주장만 하면 어떡하나"라고 반박했다.

이날 변론에서 교육부는 협력병원에서 일하는 교수들이 병원과 학교에서 이중으로 급여를 받고 있다며 대학들을 압박했다.

교육부 측 변호인은 "월급이 학교에서 따로 나오고, 병원에서 진료에 대가로 따로 나온다. (급여) 지급 주체가 다른데 얼마 받는지 따로 계산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 변호인은 "급여는 학교에서 받는 것이고 병원에서는 진료행위에 대한 대가로 수당을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 설명에 따르면 통상 협력병원 교수들은 의대와 병원에서 7:3의 비율로 월급을 받는다.

월급이 1천만원이라면 의대에서 700만원, 병원에서 300만원을 받는 식이다. 여기서 병원에서 받는 수당은 급여라기 보다는 진료행위에 대한 대가라는 것.

대학 측은 교수들 급여에 대한 세무처리 부분에 대한 자료를 추후에 제출하기로 약속했다.

한편, 이번 '교원임용 계약해지 처분 취소 소송'은 부속병원이 없는 사립의대에서 채용한 교수를 협력병원에 겸직 근무토록 한 것에 대해 교육부가 해고 처분을 내린 것이 발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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