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사' 저자 박성우 씨 "의사직 환상, 현실은 다르다"
의사 박성우 씨와 첫 만남은 문자메시지로 시작됐다.
인턴의 삶을 솔직히 기록했다는 e-book '청춘의사'(출판:온베스트) 신간 보도자료를 접하고 기자는 출판사의 도움을 받아 저자인 박성우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서너 번 문자를 주고받으며 주말 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답변을 보내왔다.
박성우 씨를 만나기 위해 토요일 아침 전철을 타고 가면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놀아난 건 아닌가'하는 불길한 생각이 잠시 스쳤다.
국제학술대회가 열리는 코엑스에서 만난 첫 느낌은 '미소년'으로 낯설게 느껴졌으나, 인터뷰가 끝날 무렵 기성세대와 다른 색깔을 지닌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박성우 씨(30)는 울산의대 졸업(2005년) 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성형외과 레지던트 3년차인 의사이다.
'청춘의사' 책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출판한 계기가 있다면.
=울산의대 본과 4학년 때부터 인턴 생활을 정리해보자는 취지에서 개인 블로그를 운영했다. 블로그 이름이 '젊은 청춘의사의 초상'이었다. 이문열 작가의 책 제목을 패러디했다.(웃음) 공부와 시험 기술만 갖춘 온실 속 화초에서 병원에 내던져진 인턴의 1년, 365일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고등학교 때는 문과였다고 들었다. 이과(의대)로 바뀐 동기는.
=중고 학창시절 교과서보다 문학고전과 역사책 읽고 교양을 쌓기를 원했다. 의대를 원하는 부모님과 번번이 부딪쳤다. 협상안으로 대입에서 제가 원하는 학과에서 떨어지면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보기 좋게 낙방을 했고, 약속대로 재수해 울산의대에 입학했다.
성형외과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경제적 이유인가.
=제가 원했던 것은 의사로 성공해 돈을 많이 벌기보다 30살이 되기 전에 책을 한 권 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명예보다 전문직에 대한 여유와 안락한 사회적 지위도 솔직히 한 몫 했다. 성형외과 선택은 예과 시절 찾아왔다. 모 수련병원에서 학생 실습 중 수술방 이라는 곳을 처음 들어갔다. 수술하는 성형외과 의사가 멋있다는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충격으로 성형외과와 인연을 맺었다. 본과 시절부터 성형외과 교수 연구에 참여해 SCI 저널인 국제창상학회지에 논문 주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청춘의사가 e-book인 관계로 제대로 접하지 못했다. 50여개 꼭지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 기억에 남은 꼭지를 소개해 준다면.
=시골 할머니부터 유명인사까지 다양한 환자를 접하는 인턴 생활을 94개 꼭지로 2~3일 마다 정리했다. 청춘의사는 그 중 50개 꼭지만 간추린 내용이다. 임상교수를 준비하던 외과 선배가 술자리에서 해준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외과 선택시 이미 바닥이었다. 반드시 치고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직도 바닥이다. 인기 과, 돈 잘 버는 과에 대한 기대를 버려라. 너 스스로 투자할 가치가 있는 과를 선택하라." 속된 말로 세간에서 말하는 잘 나가는 과에 흔들리지 말라는 의미였다.
쾌락적응(Hedonic Adaptation, 처음보다 즐거움이 줄어든다는 의미) 꼭지도 눈에 띈다.
=의사가 되면 멋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현실은 다르다. 앞서 말한 인턴시절 블로그 운영 때 일일 방문자 수가 많을 때는 6천명에 달했다. 응급환자, 중환자의 생사를 경험하고 난 응급실 새벽 4시, 해 뜨는 모습을 기다리며 쓴 투박하면서 솔직한 글이 동료 의사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 그토록 바라던 의사가 된 후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까 고민하는 후배들이 많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행복을 찾아야 한다. 자기만족을 일상에 맞춰야 한다.
후배 의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수님들이 회식 때마다 인턴시절 첫 1개월 얘기를 많이 한다. 어찌 보면 무용담, 자기자랑일수도 있지만 각자의 초심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후배들은 어쩌면 인턴 때 또 다른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잘 모르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학창시절 수재 소리 듣던 사람들이 의대와 인턴을 거치면서 열심히 해도 중간이라는 상실감에 빠진다. 인턴들은 스스로 '성실, 눈치, 체력'을 덕목으로 말하나, 어느 교수는 인턴을 '관찰자'로 정의했다. 선배의사들이 어떻게 진료하는지, 환자들이 뭘 아파하는지 의사와 간호사가 함께 느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턴은 수술 대기실에서 수술방으로 환자를 옮기고, 수술 후 이동 등 마지막까지 환자를 지켜본다. 수술 과정과 수술 후 대기실에 남겨진 환자 가족의 눈물을 보면서 의사로서의 책임감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박성우 씨의 꿈은.
=기회가 된다면 '국경없는 의사회'에 가입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고 이종욱 박사(전 WHO 사무총장)와 반기문 UN 사무총장처럼 돈과 명예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20대 꿈인 책 발간은 이뤘으니, 30대 예술과 문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와 계층을 어우른 사교모임을 만들고 싶다. 이후 욕심이 있다면, 버려진 사적과 유적지를 임대해 책과 그림, 교육 문화공간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인턴 시절부터 월 20만원을 아동지원을 위한 굿네이버스에 기부하고 있다. 이번 책도 계약금 없이 발간했다. 출판만으로도 감사하다.
인턴의 삶을 솔직히 기록했다는 e-book '청춘의사'(출판:온베스트) 신간 보도자료를 접하고 기자는 출판사의 도움을 받아 저자인 박성우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서너 번 문자를 주고받으며 주말 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답변을 보내왔다.
박성우 씨를 만나기 위해 토요일 아침 전철을 타고 가면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놀아난 건 아닌가'하는 불길한 생각이 잠시 스쳤다.
국제학술대회가 열리는 코엑스에서 만난 첫 느낌은 '미소년'으로 낯설게 느껴졌으나, 인터뷰가 끝날 무렵 기성세대와 다른 색깔을 지닌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박성우 씨(30)는 울산의대 졸업(2005년) 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성형외과 레지던트 3년차인 의사이다.
'청춘의사' 책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출판한 계기가 있다면.
=울산의대 본과 4학년 때부터 인턴 생활을 정리해보자는 취지에서 개인 블로그를 운영했다. 블로그 이름이 '젊은 청춘의사의 초상'이었다. 이문열 작가의 책 제목을 패러디했다.(웃음) 공부와 시험 기술만 갖춘 온실 속 화초에서 병원에 내던져진 인턴의 1년, 365일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고등학교 때는 문과였다고 들었다. 이과(의대)로 바뀐 동기는.
=중고 학창시절 교과서보다 문학고전과 역사책 읽고 교양을 쌓기를 원했다. 의대를 원하는 부모님과 번번이 부딪쳤다. 협상안으로 대입에서 제가 원하는 학과에서 떨어지면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보기 좋게 낙방을 했고, 약속대로 재수해 울산의대에 입학했다.
성형외과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경제적 이유인가.
=제가 원했던 것은 의사로 성공해 돈을 많이 벌기보다 30살이 되기 전에 책을 한 권 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명예보다 전문직에 대한 여유와 안락한 사회적 지위도 솔직히 한 몫 했다. 성형외과 선택은 예과 시절 찾아왔다. 모 수련병원에서 학생 실습 중 수술방 이라는 곳을 처음 들어갔다. 수술하는 성형외과 의사가 멋있다는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충격으로 성형외과와 인연을 맺었다. 본과 시절부터 성형외과 교수 연구에 참여해 SCI 저널인 국제창상학회지에 논문 주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청춘의사가 e-book인 관계로 제대로 접하지 못했다. 50여개 꼭지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 기억에 남은 꼭지를 소개해 준다면.
=시골 할머니부터 유명인사까지 다양한 환자를 접하는 인턴 생활을 94개 꼭지로 2~3일 마다 정리했다. 청춘의사는 그 중 50개 꼭지만 간추린 내용이다. 임상교수를 준비하던 외과 선배가 술자리에서 해준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외과 선택시 이미 바닥이었다. 반드시 치고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직도 바닥이다. 인기 과, 돈 잘 버는 과에 대한 기대를 버려라. 너 스스로 투자할 가치가 있는 과를 선택하라." 속된 말로 세간에서 말하는 잘 나가는 과에 흔들리지 말라는 의미였다.
쾌락적응(Hedonic Adaptation, 처음보다 즐거움이 줄어든다는 의미) 꼭지도 눈에 띈다.
=의사가 되면 멋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현실은 다르다. 앞서 말한 인턴시절 블로그 운영 때 일일 방문자 수가 많을 때는 6천명에 달했다. 응급환자, 중환자의 생사를 경험하고 난 응급실 새벽 4시, 해 뜨는 모습을 기다리며 쓴 투박하면서 솔직한 글이 동료 의사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 그토록 바라던 의사가 된 후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까 고민하는 후배들이 많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행복을 찾아야 한다. 자기만족을 일상에 맞춰야 한다.
후배 의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수님들이 회식 때마다 인턴시절 첫 1개월 얘기를 많이 한다. 어찌 보면 무용담, 자기자랑일수도 있지만 각자의 초심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후배들은 어쩌면 인턴 때 또 다른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잘 모르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학창시절 수재 소리 듣던 사람들이 의대와 인턴을 거치면서 열심히 해도 중간이라는 상실감에 빠진다. 인턴들은 스스로 '성실, 눈치, 체력'을 덕목으로 말하나, 어느 교수는 인턴을 '관찰자'로 정의했다. 선배의사들이 어떻게 진료하는지, 환자들이 뭘 아파하는지 의사와 간호사가 함께 느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턴은 수술 대기실에서 수술방으로 환자를 옮기고, 수술 후 이동 등 마지막까지 환자를 지켜본다. 수술 과정과 수술 후 대기실에 남겨진 환자 가족의 눈물을 보면서 의사로서의 책임감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박성우 씨의 꿈은.
=기회가 된다면 '국경없는 의사회'에 가입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고 이종욱 박사(전 WHO 사무총장)와 반기문 UN 사무총장처럼 돈과 명예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20대 꿈인 책 발간은 이뤘으니, 30대 예술과 문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와 계층을 어우른 사교모임을 만들고 싶다. 이후 욕심이 있다면, 버려진 사적과 유적지를 임대해 책과 그림, 교육 문화공간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인턴 시절부터 월 20만원을 아동지원을 위한 굿네이버스에 기부하고 있다. 이번 책도 계약금 없이 발간했다. 출판만으로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