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수기에 개원가 한숨 "장염·냉방병…너 마저"

발행날짜: 2014-07-21 06:00:00
  • '여름 특수' 사라진 진짜 비수기…비급여 진료과도 환자 급감

"본격적인 여름 비수기에 돌입하면서 환자가 더욱 줄었어요. 그나마 있던 냉방병으로 인한 감기환자들도 이제는 옛날 얘기가 된 것 같아요."

개원가들이 비수기로 꼽는 여름휴가철. 최근 여름에 주로 나타나는 질환을 가진 환자들까지 급격하게 줄면서 비수기를 맞은 개원가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최근 일선 개원가를 대상으로 문의한 결과, 냉방병으로 인한 감기나 피부질환 등 대표적인 여름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철 찜통더위로 에어컨이나 선풍기 사용해 걸리게 되는 냉방병 환자들도 이제는 보기 힘들어졌다.

서울 강동구 S내과 원장은 "지난해까지 냉방병에 걸려 내원하는 감기환자가 흔치 않게 있었지만 이마저도 사라진 것 같다"며 "본격적인 여름 전까지는 하루에 70명 가까이 환자를 봤는데 이제는 하루에 30명도 안 되는 날이 부지기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예전 여름에는 냉방병으로 인한 감기환자뿐 아니라 장염환자들도 꽤 있었는데 요즘에는 정말 없다"며 "위생상태가 워낙 좋아져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비수기 환자 급감 현상은 비급여 위주로 진료하는 전문과목들도 마찬가지였다.

강남구 R피부과 원장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피부질환 및 관리를 위해 예약하는 환자들이 어느 정도 있기는 하지만 예년보다는 줄었다"며 "직장인들도 불황으로 인해 휴가비가 줄어들거나 사라진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이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N안과 원장은 "전에는 여름철이면 물놀이로 인한 눈병 환자들이 유행처럼 많았지만 최근 몇 해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그나마 직장인들이 휴가를 이용해 라식을 받으려고 예약을 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마저도 하도 의료기관 간 경쟁이 심하다보니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렇다보니 여름철 비수기에 차라리 휴가를 떠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경기도 A이비인후과 원장은 "환자가 없는 시기를 택해 휴가를 다녀오는 편"이라며 "7월 마지막 주에 휴가를 갈 생각인데 이미 간호조무사들도 휴가를 교대로 다녀오도록 지시했다. 대진의를 고용하려고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임이석 회장은 "여름철 비수기는 피부과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과들도 환자수가 급감하는 시기"라며 "그동안 여름 비수기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아이템들도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비급여 아이템을 개발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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