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치료 메카 꿈꾸는 '길병원 권역외상센터'

손의식
발행날짜: 2014-07-30 05:40:34
  • 철저한 외상환자 중심 시스템…"한국형 응급·외상치료 선도"

가천대길병원은 지난 21일 권역외상센터를 개소했다.

권역외상센터는 1년 365일 24시간 전국 어디서나 중증외상환자에게 1시간 이내에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전문치료센터로, 길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2월 전남권역에서 개소한 목포한국병원에 이어 두 번째이며 수도권에서는 최초이다.

길병원은 지난 1999년에 이미 독립된 건물의 응급의료센터를 설립했으며 서해지역을 아우르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지난 10여년간 서해안, 수도권 지역의 응급환자를 진료해왔다.

특히 복지부로부터 2012년 11월 1일 권역외상센터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에는 기존 응급센터와 중환자실, 수술실 등을 권역외상센터 기준에 맞게 고치고 인력을 충원해왔다.

길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외과전문의를 중심으로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전문간호사 등 40여 명을 배치하고 개소와 함께 본격 진료에 돌입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9일 길병원 권역외상센터를 찾아 시설·장비 및 중증외상환자 진료시스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봤다.

길병원은 지난 21일 수도권 최초로 권역외상센터를 개소했다.
길병원 권역외상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철저한 중증외상환자 중심의 시스템이다. 이런 점은 후송 순간부터 진료까지의 동선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응급의료센터와 분리돼 있는 권역외상센터 출입구.
기존 외상환자를 포함한 모든 응급환자는 응급의료센터 출입구를 통해 이송됐었다. 그러나 권역외상센터와 구급차 주차장이 직접 연결되는 별도의 출입구를 새로 만들면서 중증외상환자의 경우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권역외상센터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경증 응급환자는 권역외상센터 출입구로 내원할 수 없다.
주차장과 연결되는 권역외상센터 출입구는 구급차 전용으로 자력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는 출입할 수 없으며, 생명이 경각에 이른 중증외상환자만이 이 문을 통해 들어올 수 있다.

소생실 모습. 이송된 중증외상환자는 이곳에서 기본처치를 받는다.
권역외상센터 출입문을 들어온 중증외상환자는 곧바로 소생구역에서 처치를 받게 된다.소생구역은 총 2개의 소생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환자는 기본적인 처치를 받게 된다.

소생실 내 이동식 팬던트. 이동이 가능해 환자가 움직일 필요가 없다.
소생실에는 이동식 CT를 갖추고 있으며 모니터와 컴퓨터가 결합된 이동식 팬던트(수술장비 전원공급용 콘센트, 접지 집합체)를 갖추고 있어 환자의 이동없이 진단 및 진료와 처치가 가능하다.

소생실 밖에는 모니터를 설치해 환자의 상태를 외부에서도 알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소생실 밖에는 모니터를 설치해 외부에서도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했다.

소생구역 내 수술실. 3층 외상환자 수술실과 별도로 초응급상황의 환자는 이곳에서 수술한다.
소생실에서 기본적인 처치를 받은 후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소생실 맞은편 수술실로 옮겨진다. 길병원 권역외상센터 건물 3층에는 24개의 수술실이 있으며 이중 2개는 외상환자 전용으로 비워두고 있다. 그러나 3층까지 이동하기조차 위급한 초응급상황의 환자는 1층 소생구역에 위치한 수술실에서 수술을 받게 된다.

외상관찰구역. 소생구역에서 처치 및 수술을 마친 환자는 이곳에서 상태를 관찰한다.
응급처치와 수술을 마친 환자는 소생구역 내 외상관찰구역로 이동한다. 외상관찰구역에는 총 6개의 병상이 있으며 입원에 앞서 이 곳에서 환자의 상태를 점검한다.

집중관찰이 필요한 중증외상환자는 외상집중치료실(중환자실)에서 관리를 받는다.
응급처치를 마친 외상환자의 상태를 집중해 관찰해야 할 경우 병동이 아닌 센터 5층 중환자실로 옮겨진다. 길병원 중환자실은 '외상집중치료실'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길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중환자실이라는 기존 명칭은 환자의 보호자들의 걱정과 우려가 증폭될 수 있어 '외상집중치료실'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총 20병상을 갖추고 있다.

권역외상센터 내 혈관조영실. 이동이 불편한 외상환자가 검사 및 시술을 위해 본관을 찾을 필요가 없게 했다.
외상집중치료실 바로 옆에는 외상환자 전용 혈관조영실이 있어 기존 입원환자들과 별도로 검사와 시술을 받을 수 있다.

권역외상센터 내 외상환자 전용병동. 총 50병상.
권역외상센터 10층은 외상환자 전용병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총 50병상 규모로, 응급실과 1층 소생구역을 통해 내원한 환자만 이용할 수 있다.

길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외상전문 인력도 대폭 충원했다. 총 3개 외상전담팀을 24시간 운영하며 현재 외과 4명, 흉부외과 4명, 정형외과 1명, 신경외과 1명 등 총 10명의 전문의로 구성돼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간호사 등 약 40여명이 권역외상센터에 소속돼 진료하고 있다.

길병원 권역외상센터 관계자는 권역외상센터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중증외상환자가 오기 전까지는 대기해야 하는데 병원 밖에서는 그냥 한가로이 지내는 것처럼 볼 수도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언제 올지 모르는 외상환자를 기다리는 것이다. 생명이 위급한 중증외상환자는 의사를 기다리지 않는다. 대기하다가 그런 환자를 살려내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것 같다. 실제로 일반 병의원에서 처치가 어려운 중증외상환자를 권역외상센터가 아닌 의료기관으로 후송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현장 구급대원들이 권역외상센터의 필요성을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길병원은 권역외상센터를 통해 한국형 응급 및 외상 치료시스템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길병원 관계자는 "권역외상센터가 개소하면서 길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소아전용응급실, 닥터헬기 등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며 "권역외상센터와 기존 응급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한국형 응급 및 외상치료 시스템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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