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소사유 보완 후 항소할 것, 데이터 조작 근거 밝히는 중"
요실금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요역동학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현지조사를 통해 산부인과 의원들이 요류역학검사 기기를 판매하는 업체와 짜고 자료를 조작했다며 과징금 또는 업무정지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요양기관들은 억울하다며 복지부를 상대로 줄줄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자료를 조작했다는 그 자체에 집중해 요양기관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의료계는 요실금 수술 전 요류역학검사는 의학적 근거가 없는데다가 환자들에게 수치심도 안겨준다며 고시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산부인과 개원의 3명과 요실금환자 7명이 헌법재판소에 요실금 수술의 요류역학검사 강제는 의사의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소송을 냈지만 기각 당했다.
헌재는 지난해 10월 "요류역학검사는 요실금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헌재 판결이 나오자 법원들도 줄줄이 산부인과 의원들의 패소 판정을 부담없이 내리기 시작했다. 요실금 수술에 대한 급여기준 개선을 요구하던 의료계의 분위기는 암울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법원의 판결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작한 자료는 어떤 게 원본인지, 조작본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행정처분 계산법이 잘못됐다며 복지부 패소 판결을 내리기 시작한 것.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 판결에 영향 미쳤을 것"
1년사이 뭐가 바뀌었길래 승자가 뒤바뀌었을까.
전국의사요실금대책위원회 이동욱 위원장은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나온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주효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헌재 판결이 나오기 전만해도 공신력 있는 연구결과가 없었는데, 미국과 유럽에서 2009년부터 3년간 실시한 대규모 다기관 무작위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된 것이다.
미국의 Value trial 결과는 2012년 5월경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요실금 수술 전 요류역학검사를 시행한 그룹의 수술성공률은 76.9%, 검사를 하지 않은 그룹의 수술 성공률은 77.2%로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5월 '산부인과학(Obstetrics gynecology)'에 발표된 유럽의 'VUSIS study'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요실금 증상이 있는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요류역학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하는 것보다 환자 증상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것이 환자만족도가 더 높았다.
이동욱 위원장은 "2011년부터 요실금 수술 소송을 시작했는데 올해들어 법원 입장이 바뀌고 있다. 결정타는 공신력 있는 국제 연구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시 부당함 근본적인 부분에서 설득 일어났다"…복지부 "항소할 것"
올해 2월 첫번째 승소후 5번 연달아 승전보를 울리고 있는 산부의과 병의원들은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현재 요실금 수술 관련 소송은 20건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9월 쯤 4~5의 판결이 예정돼 있다.
이 위원장은 "(연이은 승소는) 고시 자체가 말도 안된다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설득이 일어난 결과다. 재판부가 베니스의 상인에서와 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판부는 상대방이 공격할 수 없는 논리를 내세웠다. 어떤 게 원본인지 복사본인지는 찾을 수가 절대 없다"고 단언했다.
복지부는 의사들이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고시 개선을 검토하기 보다는 패소한 사건에 대해 항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미 올해 초 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서는 항소를 제기한 상황이다.
복지부와 함께 소송을 진행중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판결문에서 지적하고 있는 패소 사유를 보완해 항소심에서 주장할 것"이라며 "원본 데이터가 가짜면 사본도 당연히 가짜다. 데이터 조작 근거를 찾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자료를 모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소송 전략에 해당하기 때문에 함구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도 "판결문에서도 고시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헌재도 고시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고시 개선에 대한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요실금 수술 논란이란?
복지부는 2007년 2월 무분별한 요실금 수술로 건보재정이 새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요류역학검사를 강제하는 고시를 만들었다.
당시 고시에 따르면 요류역학검사 결과 요누출압에 120cmH2O 미만일 때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의사회를 주축으로 의료계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며 고시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결국 2011년 복지부는 요누출압 수치 기준을 120cmH2O미만으로 제한하던 것을 삭제했다. 하지만 요류역학검사 판독소견서와 검사결과지를 제출하도록 해 검사자체만 강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현지조사를 통해 산부인과 의원들이 요류역학검사 기기를 판매하는 업체와 짜고 자료를 조작했다며 과징금 또는 업무정지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요양기관들은 억울하다며 복지부를 상대로 줄줄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자료를 조작했다는 그 자체에 집중해 요양기관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의료계는 요실금 수술 전 요류역학검사는 의학적 근거가 없는데다가 환자들에게 수치심도 안겨준다며 고시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산부인과 개원의 3명과 요실금환자 7명이 헌법재판소에 요실금 수술의 요류역학검사 강제는 의사의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소송을 냈지만 기각 당했다.
헌재는 지난해 10월 "요류역학검사는 요실금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헌재 판결이 나오자 법원들도 줄줄이 산부인과 의원들의 패소 판정을 부담없이 내리기 시작했다. 요실금 수술에 대한 급여기준 개선을 요구하던 의료계의 분위기는 암울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법원의 판결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작한 자료는 어떤 게 원본인지, 조작본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행정처분 계산법이 잘못됐다며 복지부 패소 판결을 내리기 시작한 것.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 판결에 영향 미쳤을 것"
1년사이 뭐가 바뀌었길래 승자가 뒤바뀌었을까.
전국의사요실금대책위원회 이동욱 위원장은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나온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주효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헌재 판결이 나오기 전만해도 공신력 있는 연구결과가 없었는데, 미국과 유럽에서 2009년부터 3년간 실시한 대규모 다기관 무작위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된 것이다.
미국의 Value trial 결과는 2012년 5월경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요실금 수술 전 요류역학검사를 시행한 그룹의 수술성공률은 76.9%, 검사를 하지 않은 그룹의 수술 성공률은 77.2%로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5월 '산부인과학(Obstetrics gynecology)'에 발표된 유럽의 'VUSIS study'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요실금 증상이 있는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요류역학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하는 것보다 환자 증상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것이 환자만족도가 더 높았다.
이동욱 위원장은 "2011년부터 요실금 수술 소송을 시작했는데 올해들어 법원 입장이 바뀌고 있다. 결정타는 공신력 있는 국제 연구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시 부당함 근본적인 부분에서 설득 일어났다"…복지부 "항소할 것"
올해 2월 첫번째 승소후 5번 연달아 승전보를 울리고 있는 산부의과 병의원들은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현재 요실금 수술 관련 소송은 20건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9월 쯤 4~5의 판결이 예정돼 있다.
이 위원장은 "(연이은 승소는) 고시 자체가 말도 안된다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설득이 일어난 결과다. 재판부가 베니스의 상인에서와 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판부는 상대방이 공격할 수 없는 논리를 내세웠다. 어떤 게 원본인지 복사본인지는 찾을 수가 절대 없다"고 단언했다.
복지부는 의사들이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고시 개선을 검토하기 보다는 패소한 사건에 대해 항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미 올해 초 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서는 항소를 제기한 상황이다.
복지부와 함께 소송을 진행중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판결문에서 지적하고 있는 패소 사유를 보완해 항소심에서 주장할 것"이라며 "원본 데이터가 가짜면 사본도 당연히 가짜다. 데이터 조작 근거를 찾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자료를 모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소송 전략에 해당하기 때문에 함구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도 "판결문에서도 고시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헌재도 고시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고시 개선에 대한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요실금 수술 논란이란?
복지부는 2007년 2월 무분별한 요실금 수술로 건보재정이 새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요류역학검사를 강제하는 고시를 만들었다.
당시 고시에 따르면 요류역학검사 결과 요누출압에 120cmH2O 미만일 때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의사회를 주축으로 의료계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며 고시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결국 2011년 복지부는 요누출압 수치 기준을 120cmH2O미만으로 제한하던 것을 삭제했다. 하지만 요류역학검사 판독소견서와 검사결과지를 제출하도록 해 검사자체만 강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