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의학적 근거없는 무책임한 안내문"…보건의원 "판단주체는 소비자"
본격적인 독감 시즌을 맞아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일부 가족보건의원'들이 지역 내 가정으로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 및 건강검진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계는 환자 유인행위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는데 비해 가족보건의원은 내원했던 환자의 집에 보내는 것인만큼 위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내 이름으로 날아온 접종 안내 우편물 "주소, 이름 어떻게 알고?"
최근 메디칼타임즈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울산 중구 다운동에 거주하는 K씨는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지회 산하 가족보건의원으로부터 독감 예방접종 및 건강검진 안내문을 우편으로 받았다.
해당 안내문은 ▲독감 예방접종 안내 ▲필수 및 선택 예방접종 안내 ▲암검진 및 일반검진 안내 ▲대상포진 예방접종 안내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예방접종 안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제보자는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보건의원이 집주소와 이름을 어떻게 알고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개인정보보호 위반 및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가족보건의원에서 안내한 독감 및 폐구균 동시접종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안내문에는 '★(독감+폐구균)은 동시 접종시 효과가 상승함'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이 제보자는 "독감과 폐구균 예방백신을 동시에 접종했을 때 효과가 상승한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며 "명확한 의학적 근거를 두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내문에는 '50세 이상이 된 성인 95%가 이전에 수두 바이러스에 감연된 적이 있기 때문에 대상포진 발병의 위험이 있으니 50세 이상 어르신들은 꼭 접종하시기 바랍니다'는 문구도 포함돼 있었다.
이 밖에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예방접종은 만2세 이상 55세까지 1회 접종을, 2, 4, 6, 12개월은 4회 접종한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지회 가족보건의원은 내원했던 환자를 대상으로 우편을 발송했다는 입장이다.
가족보건의원 "내원했던 환자에게 보낸 것, 정보사용 동의했을 것"
울산 가족보건의원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우편 안내문을 받은 분은)아마도 몇년전이나 울산 가족보건의원에 한번이라도 내방한 적이 있을 것"이라며 "내원 당시 예진표 작성시 (개인정보 사용에)동의한다는 내용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독감과 폐구균 동시접종 시 효과 상승과 관련해선 "울산 가족보건의원뿐 아니라 신문 등에서 동시접종했을 때 상승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검색해봤다"며 "비○민 이라는 공중파 프로그램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노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50세 이상 성인 95%가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기 때문에 꼭 접종을 해야 한다'는 안내와 관련해선 "우리 의견으로 임의대로 만든 것은 아니고 백신 설명서 등을 종합해서 한 것"이라며 "우리는 모르는 분들에게 안내하는 역할일뿐 접종에 대한 판단은 (국민들)본인하게끔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의료계 "안내문 살펴보니 의학적 근거 결여…출산대책이나 신경쓰지"
울산 가족보건의원의 설명을 전해들은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말이 안 된다고 강력 반발했다.
해당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신문이나 공중파 건강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온 이야기를 근거로 독감과 폐구균 동시접종시 효과가 상승한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의료행위를 실시할 경우 근거를 분명히 댈 수 있어야 한다. 관련 가이드라인이나 논문 등 의학적 근거를 제시하면 모를까 명확한 근거없이 그런 주장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내문에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예방접종은 만2세 이상 55세까지 1회 접종을, 2, 4, 6, 12개월은 4회 접종한다고 안내하고 있는데, 고위험군, 해외여행, 기숙사 생활을 하는 사람 등에 한해서 접종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민들 가정에 접종 안내문을 보낸 행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족보건의원으로부터 우편으로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을 받은 모든 이들이 개인정보 사용에 동의했는지 모르겠다"며 "우편을 받은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동의여부조차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감 시즌에 가족보건의원을 가보면 예방접종을 받으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며 "저출산 극복과 육아 사업 등에 힘을 써야 할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왜 다른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벌어든일 수익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는 더더욱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울산 가족보건의원 관계자는 "의료서비스에서 나오는 극소수의 소득은 저출산 및고 고령화 임신·출산, 육아 사업비로 전환된다"며 "무료 교육이나 이를 위한 인원에 대한 운영비로도 쓰이며 본부에서 대외적으로 하는 교육 홍보활동에도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환자 동의 구했다면 안내문 발송 문제없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가족보건의원의 독감예방접종 안내문 발송은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낮다고 해석했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안내문을 발송하는 것까지 환자유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2002년 당시 대법원 판례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본인부담금을 깎아 주던나 금품 및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제외하고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홍보하는 행위까지 환자유인행위의 범주에 넣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의료법상 환자유인행위는 아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주체의 동의는 반드시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기관에서 각 가정에 안내문을 발송하는 것은 의료법 문제가 아닌 개인정보보호법상의 문제"라며 "내원했던 환자라도 안내문을 보내기 위해선 반드시 환자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목적에 맞지 않는 개인정보의 사용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환자 유인행위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는데 비해 가족보건의원은 내원했던 환자의 집에 보내는 것인만큼 위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내 이름으로 날아온 접종 안내 우편물 "주소, 이름 어떻게 알고?"
최근 메디칼타임즈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울산 중구 다운동에 거주하는 K씨는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지회 산하 가족보건의원으로부터 독감 예방접종 및 건강검진 안내문을 우편으로 받았다.
해당 안내문은 ▲독감 예방접종 안내 ▲필수 및 선택 예방접종 안내 ▲암검진 및 일반검진 안내 ▲대상포진 예방접종 안내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예방접종 안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제보자는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보건의원이 집주소와 이름을 어떻게 알고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개인정보보호 위반 및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가족보건의원에서 안내한 독감 및 폐구균 동시접종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안내문에는 '★(독감+폐구균)은 동시 접종시 효과가 상승함'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이 제보자는 "독감과 폐구균 예방백신을 동시에 접종했을 때 효과가 상승한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며 "명확한 의학적 근거를 두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내문에는 '50세 이상이 된 성인 95%가 이전에 수두 바이러스에 감연된 적이 있기 때문에 대상포진 발병의 위험이 있으니 50세 이상 어르신들은 꼭 접종하시기 바랍니다'는 문구도 포함돼 있었다.
이 밖에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예방접종은 만2세 이상 55세까지 1회 접종을, 2, 4, 6, 12개월은 4회 접종한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지회 가족보건의원은 내원했던 환자를 대상으로 우편을 발송했다는 입장이다.
가족보건의원 "내원했던 환자에게 보낸 것, 정보사용 동의했을 것"
울산 가족보건의원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우편 안내문을 받은 분은)아마도 몇년전이나 울산 가족보건의원에 한번이라도 내방한 적이 있을 것"이라며 "내원 당시 예진표 작성시 (개인정보 사용에)동의한다는 내용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독감과 폐구균 동시접종 시 효과 상승과 관련해선 "울산 가족보건의원뿐 아니라 신문 등에서 동시접종했을 때 상승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검색해봤다"며 "비○민 이라는 공중파 프로그램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노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50세 이상 성인 95%가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기 때문에 꼭 접종을 해야 한다'는 안내와 관련해선 "우리 의견으로 임의대로 만든 것은 아니고 백신 설명서 등을 종합해서 한 것"이라며 "우리는 모르는 분들에게 안내하는 역할일뿐 접종에 대한 판단은 (국민들)본인하게끔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의료계 "안내문 살펴보니 의학적 근거 결여…출산대책이나 신경쓰지"
울산 가족보건의원의 설명을 전해들은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말이 안 된다고 강력 반발했다.
해당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신문이나 공중파 건강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온 이야기를 근거로 독감과 폐구균 동시접종시 효과가 상승한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의료행위를 실시할 경우 근거를 분명히 댈 수 있어야 한다. 관련 가이드라인이나 논문 등 의학적 근거를 제시하면 모를까 명확한 근거없이 그런 주장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내문에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예방접종은 만2세 이상 55세까지 1회 접종을, 2, 4, 6, 12개월은 4회 접종한다고 안내하고 있는데, 고위험군, 해외여행, 기숙사 생활을 하는 사람 등에 한해서 접종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민들 가정에 접종 안내문을 보낸 행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족보건의원으로부터 우편으로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을 받은 모든 이들이 개인정보 사용에 동의했는지 모르겠다"며 "우편을 받은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동의여부조차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감 시즌에 가족보건의원을 가보면 예방접종을 받으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며 "저출산 극복과 육아 사업 등에 힘을 써야 할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왜 다른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벌어든일 수익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는 더더욱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울산 가족보건의원 관계자는 "의료서비스에서 나오는 극소수의 소득은 저출산 및고 고령화 임신·출산, 육아 사업비로 전환된다"며 "무료 교육이나 이를 위한 인원에 대한 운영비로도 쓰이며 본부에서 대외적으로 하는 교육 홍보활동에도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환자 동의 구했다면 안내문 발송 문제없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가족보건의원의 독감예방접종 안내문 발송은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낮다고 해석했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안내문을 발송하는 것까지 환자유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2002년 당시 대법원 판례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본인부담금을 깎아 주던나 금품 및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제외하고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홍보하는 행위까지 환자유인행위의 범주에 넣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의료법상 환자유인행위는 아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주체의 동의는 반드시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기관에서 각 가정에 안내문을 발송하는 것은 의료법 문제가 아닌 개인정보보호법상의 문제"라며 "내원했던 환자라도 안내문을 보내기 위해선 반드시 환자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목적에 맞지 않는 개인정보의 사용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