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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감은 예상대로 보건의료 분야에 집중됐지만,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는 평가이다.
복지부 국감 첫날 원격의료 시범사업과 싼얼병원 불승인 과정 등 의료영리화를 중심으로 기세를 올린 여야의 질타는 문형표 장관의 "검토"와 "사과"로 일단락됐다.
건보공단과 심사평가원 및 보건산업진흥원과 보건사회연구원 등 복지부 산하기관 국감은 기관장을 겨냥한 호통으로 일관했다.
국감 마지막 날인 24일 역시 수박 겉핥기 식 질의와 형식적 답변이 이어지며 여야 보좌진과 피감기관 모두의 피로감을 반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문형표 장관의 의연함이다.
KDI 연구위원에서 지난해 12월 복지부 수장으로 취임한 문 장관은 인사청문회부터 지속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거센 세파를 견뎌온 정무직 다운 노련함을 보였다.
10월 남짓한 재임기간 동안 보건의료 정책을 섭렵했다기보다 반복된 국회의원들의 질의와 질타에 숙달됐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한 공무원은 "장관이 여야 의원별 특성을 인지해 대응전략을 잘 세운 것 같다"며 "세종청사보다 국회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 예방주사를 맞아 어떻게 답변해야 국감이 원만히 마무리될지 아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번 국감의 특이사항은 문 장관 옆 자리에 있는 장옥주 차관의 '침묵'이다.
장 차관은 국감 기간 내내 한 마디 말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예년 국감에서는 차관이 장관 답변 후 보충답변을 하거나 여야 의원들이 답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여야 의원도 장 차관도 질의나 추가 답변 요청을 하지 않았다.
장관이 청와대와 관련 부처, 국회 등 큰 틀의 정치를 하는 바깥주인이라면, 차관은 부처내 인사 문제와 추진 정책을 점검하고 안착시키는 안주인인 셈이다.
장 차관은 얼마 전 병원협회와 약사회 임원진과 첫 간담회를 갖고 보건의료계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꼼꼼한 성격으로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까지 역임한 장옥주 차관의 침묵이 국감 이후 어떤 방식으로 표현될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