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해철 사건 감정한 의료중재원 "공식발표 없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5-01-10 05:54:37
  • 내주 송파경찰서에 결과 제출 예정 "원칙대로 감정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조정중재원)이 고 신해철 씨 사망 사건의 의료감정을 놓고 대한의사협회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협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감정 결과를 발표했지만, 조정중재원은 공식 발표없이 결과를 서울 송파경찰서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9일 조정중재원 관계자는 "애매한 부분은 확실히 해 다음주 초 감정요청 기관인 송파경찰서에 제출할 것"이라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사건인데 감정기관이 그 내용을 발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조정중재원은 의협이 의료감정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의협 기자회견은) 법원에서 친자확인 소송을 맡은 판사가 의료기관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는데, 감식 기관에서 유전자가 다르니까 친자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감정 결과 공개 여부는 감정의뢰기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은 감정내용에 따라 그 방향을 정해서 수사하기 때문에 미리 발표 해버리면 사건의 큰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의협이 감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정중재원의 감정 결과에 사회적 관심이 더 쏠리고 있는 상황.

앞서 의협 의료감정조사위원회는 신해철 씨 사망이 수술 중 의인성 손상에 의한 심낭 천공에 따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심장, 소장 천공은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기 때문에 천공만으로는 의료 과실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신해철 씨 사건에서 마지막 의료감정 기관인 조정중재원이 내놓을 결과에 대해 우려와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는 "조정중재원의 형사감정 사례나 수탁감정에 대한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감정 결과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조정중재원 감정 결과가 의협과 다른 결과로 발표될 경우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의료분쟁조정 강제개시법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조정중재원 관계자는 "의료감정은 그 내용 자체가 전문적이기 때문에 단순히 요약 발표만으로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신해철 씨 사건도 법원에 보내는 사건 중 하나지 특별히 다르게 보려고 하지 않았다. 모든 사건은 원칙대로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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