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왔건만…참석자 20명도 안 되는 후보토론회

박양명
발행날짜: 2015-03-06 06:03:22
  • 제주도의사회 회원 1천명 중 임원들만 참석…"홍보물 돌릴 필요없겠네"

|현장|대한의사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

썰렁하다. 지난 5일 제주의사회관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한산'을 넘어서 '썰렁' 그 자체였다.

대한의사협회장 후보 5명이 민심을 얻기 위해, 자신이 적임자임을 알리기 위해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날아갔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이는 1000명 중 20여명에 불과했다.

이날 5명의 후보는 대구와 인천에서 먼저 열린 토론회에서 주장했던 이야기만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의사회는 5일 의사회관에서 제39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 설명회를 개최했다.

약 100여 명이 메울 수 있는 의사회관 강당에는 후보자 5명을 제외하고 10여 명의 회원들만이 자리했다. 토론회가 진행되는 도중 속속 도착한 회원들 수를 더해도 20명이 조금 넘었다.

앞서 열렸던 토론회에서 40~50여 명이 참석했던 것에 비하면 극히 낮은 참여율.

토론회에 앞서 각 후보 캠프진들이 책상 위에 열심히 깔아놓은 홍보 전단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심지어 한 후보는 "선거에 관심이 없으니까 너무 많이 (홍보 포스터를) 깔지 않아도 되겠다"는 푸념을 내뱉기도 했다.

제주도의사회 김군택 회장은 "회원 수가 1000명이 넘어섰는데 합동 토론회를 하면 몇 명이 오질 않는다. 의사회 임원 외에는 한 명 정도 더 온 것 같다. 임원이 20명 정도 되는 데 일당백이다. 잘 듣고 회원에게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토론회는 정견발표, 공통질의 순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대신 서로를 저격하는 상호 토론은 없었다. 대신 회원들이 후보자들에게 질문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후보들의 순발력을 요구하는 회원 돌발 질문이 던져졌다.

"대한의사협회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질문을 놓고 각 후보는 해석을 달리했다.

임수흠 후보(기호 1번)는 국민을 의협 회원에 국한해서 생각했고, 추무진 후보(기호 2번)는 의협 회장으로서 그동안 대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해 왔던 활동을 발표했다.

임 후보는 "외부의 어려운 여건에 단합된 힘으로 같이 대응해야 하지만 신뢰가 없기 때문에 각자도생하고 있다. 세대별 갈등도 상당히 많다. 회원들의 불신이 상당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집행부는 과거와 달리 상당히 도덕성, 희생정신을 갖고 개인적 욕심보다는 회원들을 위한 큰마음을 가져야 한다. 회원들한테 자꾸만 강요해봐야 달려오지 않는다. 위에서부터 솔선수범을 보이면서 회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무진 후보는 "그동안 국민의 신뢰는 가장 전문가적인 일을 할 때만 회복할 수 있다. 회무 방향도 그렇게 가야 한다. 미세먼지 문제, 아이들 당뇨 섭취 문제, 에볼라바이러스 공포 대응에 더해 쇼닥터라는 표현도 가장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해야 할 것은 의협 정책(KMA POLICY)를 만들어서 올바른 정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인성 후보(기호 3번)는 질문을 한 번 더 비틀어서 생각했다. 전문가단체로서 역할 강화를 위해 파업보다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저수가, 관치 의료, 의료악법 철폐 등 의료환경을 바꾸고 싶은데 국민을 우리 편으로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2000년 의쟁투쟁 때의 관성이 아닌가 한다"라며 "파업이 강경한 투쟁이라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지난 15년 동안 우리가 달성한 게 뭔가"라고 반문하며 "협상력은 파업을 선언하는 순간 없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진료를 거부하고 파업을 선언하는 것은 도박이다. 파업을 선언하는 순간 이기적인 의사가 된다"고 단언했다.

이용민 후보(기호 4번)는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경제성, 편리성, 효율성을 자극해야 한다고 했고 송후빈 후보(기호 5번)는 과거 경험에서 답을 찾았다.

이 후보는 "국민들에게 무엇이 이익이 되는가를 홍보해주는 것이 국민과 함께하는 투쟁이다. 경제성, 편리성,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민과 같이하고 국민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협상하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3월 10일 총파업 때 우리는 원격의료 저지와 의료영리화를 내세우면서 시민단체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겨 두 가지 아젠다가 분리됐고 시민단체는 떠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을 막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좌파든, 우파든 파트너십을 해서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저수가 때문. 불합리한 부분들을 시민단체와 논의하고 설득하면 대국민 신뢰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후보 공통 질문
아청법, 리베이트 쌍벌제 등 의료악법을 없애기 위한 방법은.

임수흠 후보 아청법은 여론에 쓸려서 너무 과도하게 의사들에게 쏠리는 규제 악법이기 때문에 고쳐야 한다. 아청법은 서울시의사회장을 하면서 국회에 의견서를 냄. 3단계로 좀 하자는 답을 받았다. 조만간 절차를 밟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베이트 쌍벌제는 국회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국민적인 여론이 안좋다는 이야기다. 리베이트 쌍벌제 같은 것은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의약분업 재평가를 통한 선택분업을 내놨다.

쌍벌제 원인은 잘못된 약가산정 때문이다. 오리지널이 10이라고 하면 외국은 카피약 가격을 3 주는 데 우리는 6~7을 준다. (리베이트를) 받은 회원들도 잘못이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책임은 회원만 지고 있다.

추무진 후보 아청법, 일명 도가니법은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한다는 입법취지가 있다. 입법취지는 중요하고 국민으로서는 받아들이는 거지만 의사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과도한, 직무와 상관없는 그런 문제지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다. 현재 박인숙 의원이 대표발의 한 법안에 덧붙여서 의사의 업무, 직무에 관련한 것만 아청법에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베이트 쌍벌제는 국회에서 오히려 더 강하게 규제하려는 움직임들이 더 많다. 막기위해 현재 집행부에서도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법을 막는다는 것은 혼자서 할 수 없다. 모든 것은 힘이 모아져야 한다. 회원들이 힘을 모아줘야 한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문제는 그동안 행적을 보면 알 수 있다. 대책 팀을 만들었고, 국회 방문도 같이 하고 협력했다. 혼자 단식투쟁까지 했다.

조인성 후보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법안이 천여개에 달한다. 제2의 아청법, 제2의 쌍벌제 같은 쓰나미들이 몰려나올 태세다. 의료 악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가 초점이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1000개가 되는 법안에 대해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국회를 10년 이상 왔다갔다 했다. 첫 단계부터 악법 막는 방법을 논의 하고 있다.

의료계를 양이라고 한다면 의료계를 호시탐탐 노리는 늑대는 정부다. 호랑이는 국회다. 국회를 잘 이용한다면 복지부를 압박하고 견제하고 우리에게 도움되는 쪽으로 할 수 있다. 2대 1로 정부를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용민 후보 규제기요틴은 앞으로 다가올 문제다. 쌍벌제는 동아나 건일 쪽에 회원 3000여명이 연루 돼 있다. 크게 보면 두 가지다. 현안을 담당하면서 현안 속에서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과 원론적인 입장에서 명분을 찾아서 하는 것이다.

쌍벌제 때문에 행정처분 위기에 처해있는 선생님들은 의협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길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자구책으로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우선적으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 노환규 전 집행부에서 복지부 담당자랑 해결하는 방안으로 1000만원 이하는 문제삼지 않고 한도로 삼는다고 했지만 실패했다.

회원들이 실제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냉철한 머리로 면허정지, 면허취소 행정처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온갖수단을 동원해서 투트랙으로 움직일 것이다.

송후빈 후보 공약 중에 의료정책연구소 개편안이 있다. 단순히 인맥을 동원해서는 국회에서 막을 수 없다는 조언을 들었다. 정책연구소와 커넥션이 있어야 한다. 실시간으로 논의되고 있는 의료관련 법안을 대외협력이사,의료정책연구소와 협의를 해 필요한 자료를 수시로 만들어서 여의도 보건복지위원들한테 계속 뿌려야 한다.

아무런 자료없이 찾아간다고 되는게 아니다. 레포트가 있어야 보좌관 설득한다. 밤에 족발들고 찾아간다고 되는 게 아니다.

의료정책연구소가 1년에 30억씩 쓰고 있지만 회원들한테 기억에 남는 정책자료는 아무것도 없다. 입법활동과 정책생산을 연계해서 근거를 갖고 입법 활동을 하겠다.

대의원회와 집행부가 이견이 발생해 조율이 안된다고 가정했을 때, 어느 의견에 따를 것인가

임수흠 후보 양쪽에 다 책임이 있는 문제다. 가능하면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게 맞다. 남과북이 전쟁까지 불사하는 북한 때문에 대치하고 있는데, 서로 왜 전쟁을 안하겠나.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그런 사태까지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

의협 입장에 대입해 봤을 때 탄핵같은 사태까지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 모든 사안을 모든 회원에게 다 물어볼 수 없기 때문에 대의민주주의가 있는 것이다.

소수의 집단이 의견을 갖고 회원을 무시한다는 각을 지고 있기 때문에 대의원회의 표성에 대한 문제는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정 안되면 정당한 방법으로 회원들한테 분명한 방법을 알려주고 회원들의 의견을 들어서 끌고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추무진 후보 보궐선거로 회장이 된 다음에 해온 행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직역에서 갈등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 나온 것이 대의원회와의 관계 회복이다.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매달 열리고 있는데 집행부가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논의하고 있다.

대통합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대의원의장과 같이 했다. 대의원 직선제 관련 정관이 개정됐고, 의협 회장은 우리 회원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그 방향에 따라서 회원들을 설득하고 의협회장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인성 후보 정관에 의해서 내린 결정은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각 회원들의 투표로 구성된 대의원의 의견은 절대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정관을 잘 다듬는다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다소 불발이 된 면이 있지만 진취적으로 개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도의사회장이 대의원을 하는 것은 당연히 개선돼야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내부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

3월 30일 비대위가 구성됐지만 역할과 시한, 구체적인 예산의 사용 방안에 대한 정관이 없는 상태에서 의결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행부와 갈등처럼 비춰졌다. 정관의 부재 때문이다.

이용민 후보 회장 불신임은 불행한 사태다. 질문의 요지가 탄핵의 위험을 감수하고 민의를 따르겠는가 대의원회 의견을 수용하겠는가다. 대의원회 뜻이 일반 회원들의 뜻과 괴리가 있다고 생각하면 두말할 것 없이 회원의 생각을 따르겠다.

직선으로 뽑히도록 거기서도 결정을 하고 있다. 시도의사회에서 직선으로 뽑힌 분들이라 그러면 회원들의 민의를 좀 더 수용하고 대의할 수 있는 길이 더 많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회원들과 대의원 뜻이 다르고 회원들의 뜻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회원들 뜻을 따를 것이다.

송후빈 후보 원격의료를 저지하기 위해 회원들이 5만명이 참석해서 투쟁했다. 의료계 역사상 5만명이 참석한 적은 단 한번이다. 투쟁 전날 변영우 의장은 파업철회 기자회견을 했다. 그날밤 시도의사회장을 불러서 파업 철회를 강요했다. 노환규 회장 탄핵은 정부의 요청에 의한 극히 정치적인 독선에 불과하다.

의협은 국가와 다르다. 의협은 목적은 회원의 이익이다. 그걸 자꾸 국가처럼 3권, 4권 분립하고 회원은 적은데 자리나 만들어서 고정 비용을 다 써버리면 회원의 마음은 멀어진다.

정관을 자세히 읽어보면 대의원회는 의결기구에 불과하다.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자기들끼리 규정 만들어서 총회에 올렸다. 그 규정을 들고 운영위원이 집행부를 압박했다.

회원에게 문자를 보내서 의견을 묻고 그걸로 집행부가 회무 추진하면 되는것 아닌가. 20~30명 상임이사가 모여서 결정한 것 끌고 가는 것은 독단이다. 탄핵은 있을 수 없다.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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