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전시회 동시 개최…660여개 중 제약 단독부스 10곳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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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제약회사의 참여는 거의 없고 제조·설비 업체들이 행사의 주를 이루고 있어 전시회의 당초 취지와 어긋나는 것 아니느냐는 지적이 높다.
국제의약품전은 국내 의약품의 홍보 및 세계화를 추진하고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목적으로 5년째 열리고 있다.
그런데 관람객들이 국제의약품전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처음 접하는 것은 제약사나 의약품이 나닌 제조·설비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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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텍스 제1전시장에는 국제의약품전뿐 아니라 ▲국제물류산업전 ▲제약·화장품 기술전 ▲국제화학장치산업전 ▲국제연구·실험 및 첨단분석장비전이 함께 열리고 있다.
제1전시장에 차려진 부스는 약 660여개. 이중 국제의약품전이 차지하는 부스는 전체 부스의 10%도 채 안 되는 61개 부스에 불과하다. 그 중 제약사 단독 부스는 ▲종근당 ▲보령제약 ▲유유제약 ▲LG생명과학 ▲젬백스-삼성제약 등 손에 꼽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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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전을 찾은 한 관람객은 "의약품전이라고 해서 왔는데 의약품은 없고 기계·설비 천지다"라며 "한참을 헤메서야 제약사 부스를 몇 곳 찾았지만 의약품 전시회의 개념과는 거리가 먼 부스였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람객은 "다른 전시회에 국제의약품전이 묻어가는 느낌"이라며 "국내 의약품을 홍보한다는 전시회 취지는 찾기 어려웠다. 개최에 의미를 둔 형식적 성격이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시회에서 만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국제의약품전에 참가한 업체 중 가장 큰 부스를 차지한 곳은 국내 제약사가 아닌 중국 산동의 웨이가오 그룹이었다"며 "국내 의약품을 홍보하겠다는 것이 전시회의 목적인데, 정작 참여한 국내 제약사 중 규모가 있는 곳은 종근당이나 보령제약 등에 불과했다. 국내 제약업계의 맏형 격인 대형제약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제의약품전의 주관 및 주최를 맡은 해당 기관들은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쁜 모양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가 참여를 하긴 했지만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다"며 "식약처는 후원일 뿐이다. 주관기관인 제약협회에서 답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5개 전시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데 국제의약품전 외 나머지 전시가 의약품과 전혀 관련없진 않다. 물류전도 유통과 관련이 있다"며 "제약산업은 단순히 제약사가 중심이 아니라 모든 게 연계돼 있는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관람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관련 분야와 동시 개최하면서 시너지를 얻으려는 것 같은데 관람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말도 일리는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제약협회는 최근 연이은 전시회 개최가 국내 제약사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전시회 초창기부터 회원사들에게 참여를 이야기했는데, 협회가 나서는 것에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2주전에도 바이오메디칼코리아가 코엑스에서 열렸다. 결국 이런 데 나오는 것은 비용과 연결돼 부담이 된다. 국제의약품전은 협회가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부스 참여 등은 회원사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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