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이경원 회장 "6월 3일이 분수령"
치사율이 40%에 육박하는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1차 감염자가 내원한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들이 2차로 감염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공포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환자가 잠시 내원했던 병원의 실명까지 거론되고 중환자실을 폐쇄했다는 사실무근의 괴담까지 떠돌며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감염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을까.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이경원 회장(연세의대)을 만나 의학적 판단을 들어봤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늘면서 전국이 공포에 휩쌓였다. 추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
지금 현재까지 총 12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모두 첫 환자와의 접촉으로 인한 2차 감염이다. 앞으로도 이 환자와 접촉한 일부 사람들 중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더 나올 가능성은 있다. 이는 분명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신종플루 등과 같이 대유행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충분한 검토를 거친 의학적 판단이다.
대유행은 없다는 것이 의학적 판단이라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우선 2차 감염자로부터 3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는 2차 감염자들에 대한 격리 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새로운 유입 환자, 즉 1차 감염자가 더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앞으로 새로운 확진 환자가 얼마나 발생하는지에 대한 주의 깊은 감시와 대응은 필요하겠지만 지금으로 봐서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 측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많다. 이에 대한 견해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우선 1차 감염자가 확진을 받은 뒤 밀접 접촉, 즉 전파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60명 내외로 압축했다. 하지만 이 환자의 활동 반경을 유추했을때 이는 너무 안일한 판단이었다. 결국 모니터링 소홀로 2차 감염자들을 놓치기 시작했고 결국 2차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유행으로 가지 않더라도 꼬리를 물고 환자가 나올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셈이다. 리스크 관리의 허점을 나타낸 것이고 방역시스템의 구멍이 드러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환자의 딸이 격리 입원을 요구했는데도 보건 당국이 거부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타당한 조치였나
환자와 밀접 접촉을 했더라도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는 체내에 있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즉 감염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신종 전염병의 경우 무증상 잠복기에 해당하는 노출자는 자택 격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원칙적으로 보자면 보건 당국이 밀접 접촉자를 자택 격리하고 주기적으로 증상 모니터링을 한 것은 합당한 수준의 대응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이 딸조차 메르스 확진을 받았다. 이는 명백하게 비판받을 상황 아닌가
문제는 과연 자택 격리에 대한 지침이 지켜졌는가 하는 점이다. 여기서도 정부의 실책이 드러난다. 가족과 평소와 똑같은 일상생활을 한다면 그것을 자택 격리로 볼 수 있겠나. 충분히 자택 격리 지침에 대해 설명하고 얼마나 잘 지키는지 꾸준하게 모니터링을 해야 했다. 예를 들어 물리적으로 가족과 격리될 수 없는 원룸 형태의 주거를 하고 있는데 자택 격리 조치를 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얘기다. 그렇다면 당연히 국가지정병상으로 선제적 격리를 했어야 한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의료진들 또한 상당한 불안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 감염 전문가로써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 않겠나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이 2차 감염이 일어난 사례는 이미 중동 지역에서 수차례 보고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료진이 확진을 받으면서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메르스가 호흡기 전염이라는 점에서 안구를 보호하기 위한 고글과 N95 마스크, 가운, 장갑 등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대학병원은 이러한 장비가 있지만 일선 개원가에는 장비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국가 방역 체계의 문제다.
그렇다면 메르스는 앞으로 언제까지 갈 것으로 보나. 또한 확산을 막기 위해 가장 시급한 조치는?
메르스 감염 후 잠복기는 최대 2주다. 첫 환자가 나온 것이 5월 20일인 만큼 6월 3일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6월 3일 이후 확진 환자가 줄어든다면 우선 안심해도 좋을 상황이 된다.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국가적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점이다. 이는 전문가를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임상 경험이 없는 의료인이 세우는 지침은 한계가 분명하다.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공조하며 명확한 방침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1차 감염자가 내원한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들이 2차로 감염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공포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환자가 잠시 내원했던 병원의 실명까지 거론되고 중환자실을 폐쇄했다는 사실무근의 괴담까지 떠돌며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감염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을까.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이경원 회장(연세의대)을 만나 의학적 판단을 들어봤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늘면서 전국이 공포에 휩쌓였다. 추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
지금 현재까지 총 12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모두 첫 환자와의 접촉으로 인한 2차 감염이다. 앞으로도 이 환자와 접촉한 일부 사람들 중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더 나올 가능성은 있다. 이는 분명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신종플루 등과 같이 대유행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충분한 검토를 거친 의학적 판단이다.
대유행은 없다는 것이 의학적 판단이라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우선 2차 감염자로부터 3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는 2차 감염자들에 대한 격리 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새로운 유입 환자, 즉 1차 감염자가 더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앞으로 새로운 확진 환자가 얼마나 발생하는지에 대한 주의 깊은 감시와 대응은 필요하겠지만 지금으로 봐서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 측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많다. 이에 대한 견해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우선 1차 감염자가 확진을 받은 뒤 밀접 접촉, 즉 전파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60명 내외로 압축했다. 하지만 이 환자의 활동 반경을 유추했을때 이는 너무 안일한 판단이었다. 결국 모니터링 소홀로 2차 감염자들을 놓치기 시작했고 결국 2차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유행으로 가지 않더라도 꼬리를 물고 환자가 나올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셈이다. 리스크 관리의 허점을 나타낸 것이고 방역시스템의 구멍이 드러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환자의 딸이 격리 입원을 요구했는데도 보건 당국이 거부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타당한 조치였나
환자와 밀접 접촉을 했더라도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는 체내에 있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즉 감염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신종 전염병의 경우 무증상 잠복기에 해당하는 노출자는 자택 격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원칙적으로 보자면 보건 당국이 밀접 접촉자를 자택 격리하고 주기적으로 증상 모니터링을 한 것은 합당한 수준의 대응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이 딸조차 메르스 확진을 받았다. 이는 명백하게 비판받을 상황 아닌가
문제는 과연 자택 격리에 대한 지침이 지켜졌는가 하는 점이다. 여기서도 정부의 실책이 드러난다. 가족과 평소와 똑같은 일상생활을 한다면 그것을 자택 격리로 볼 수 있겠나. 충분히 자택 격리 지침에 대해 설명하고 얼마나 잘 지키는지 꾸준하게 모니터링을 해야 했다. 예를 들어 물리적으로 가족과 격리될 수 없는 원룸 형태의 주거를 하고 있는데 자택 격리 조치를 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얘기다. 그렇다면 당연히 국가지정병상으로 선제적 격리를 했어야 한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의료진들 또한 상당한 불안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 감염 전문가로써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 않겠나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이 2차 감염이 일어난 사례는 이미 중동 지역에서 수차례 보고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료진이 확진을 받으면서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메르스가 호흡기 전염이라는 점에서 안구를 보호하기 위한 고글과 N95 마스크, 가운, 장갑 등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대학병원은 이러한 장비가 있지만 일선 개원가에는 장비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국가 방역 체계의 문제다.
그렇다면 메르스는 앞으로 언제까지 갈 것으로 보나. 또한 확산을 막기 위해 가장 시급한 조치는?
메르스 감염 후 잠복기는 최대 2주다. 첫 환자가 나온 것이 5월 20일인 만큼 6월 3일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6월 3일 이후 확진 환자가 줄어든다면 우선 안심해도 좋을 상황이 된다.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국가적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점이다. 이는 전문가를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임상 경험이 없는 의료인이 세우는 지침은 한계가 분명하다.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공조하며 명확한 방침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