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갑범 박사 "의사-환자 신뢰 바탕의 개별적 치료 필요"
국내 당뇨병 환자가 빠른 추세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 개별적 특성에 맞춘 당뇨병 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당뇨병 진료현황에 따르면 국내 당뇨 진료인원은 2010년 200만 5708명에서 지난해에는 240만명을 넘었다. 진료비는 진료인원보다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당뇨병 총 진료비는 2010년 4818억 5396만원에서 지난해에는 6252억 560만원을 기록했다.
연세의대 학장을 비롯해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냈던 국내 당뇨 권위자인 허갑범 박사는 당뇨병 치료에 있어 "효과에 기반한 환자 중심의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메디칼타임즈는 허갑범 박사를 만나 현 당뇨병 치료의 한계와 환자 중심의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당뇨병 치료에 있어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점은.
당뇨병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슐린 분비와 인슐린 저항성이 가장 중요하다. 내 경우 오래전부터 당뇨병 환자가 오면 치료 시작 전에 인슐린 분비 정도와 인슐린 저항성을 반드시 측정한다.
지난 2002년 연대의대에서 나왔는데 세브란스 재직 시절 한국인 당뇨병 치료지침을 만들었고 그걸 기초로 치료를 하고 있다. 내가 하는 치료는 미국이나 국내에서 하는 치료와 조금 다를 수 있다. 과거 외국의 치료를 살펴보면 공복혈당이 얼마고 랜덤 혈당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약을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혈당의 높은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약을 쓴다는 것인데 물론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
지금은 많이 서구쪽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 서구에 비해서는 인슐린 분비는 덜 되고 인슐린 저항성도 서구에 비해서는 정도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젊은 사람일수록 서구화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우리 나라의 당뇨는 서구와 차이가 있다.
서구와 다른데다 환자 개인별 특성까지 따지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환자의 특성을 따질 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체중이 높고 복부비만이 있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큰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약을 쓰라고는 돼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우리나라 2형 당뇨병 환자를 보면 서구인에 비해 체중이 확실히 낮다. 서구는 비만을 이야기 할 때 BMI 30 이상이지만 우리나라는 25 이상, 과체중으로 하면 23 이상으로 판단한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서구와 다르다. 이런 부분을 다 감안해야 하는데 인슐린 분비와 저항성을 보면 쉽게 구분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비교적 편리한 점이 혈당을 낮추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슐린 분비는 괜찮은데 저항성이 있다면 식사운동요법 물론,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효과적인 TZD 계열의 약을 써야 한다. 국내 많은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 분비도 떨어지고 저항성도 있는 경우가 많아 굉장히 복잡하다.
쉽게 이야기 할 때 인슐린 분비는 괜찮은데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서 혈당이 높은 환자에게는 인슐린을 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당뇨 치료를 보면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인슐린을 주면 혈당은 안 떨어지는데다 자꾸 체중은 늘고 복부비만 증가하고 동맥경화는 악화되고 눈이고 콩팥이고 다 망가진다. 병태 생리에 맞지 않게 약을 투여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면 인슐린 분비와 저항성을 보고 구분해서 거기에 식사 및 운동요법을 하고 약을 써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의사가 알아야 이기지 고민하면 안 된다.
때문에 환자를 보고 경험을 쌓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초심자의 경우 자세히 배워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 수련할 때 어떻게 교육 받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잘못 입력된 의사들은 벗어나질 못한다. 수련할 때 초심자들에게 단계적으로 자세히, 정확히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국내 당뇨병 유형에 비쳐볼 때 환자 중심의 맞춤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에는 1형도 아니고 2형도 아닌 중간형이 있다. 예전 연구에서 당뇨병환자 3357명을 분석한 결과 1형이 2.3%에 그친 반면 84.9%가 2형으로 나왔고 나머지 12.8%는 1형과 2형의 중간에 해당하는 1.5형이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분류가 안 되는 당뇨병이 있는데 1.5형 이야기는 잘 안 한다. 교과서에 없기 때문이다. 서양의학은 기준이 교과서가 되기 때문에 교과서에 없는 이야기를 하면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해 본 결과 분명히 중간형이 있다.
한때는 중간형이 WHO 분류에 들어있었다. 그런데 서양에선 이젠 없다고 해서 빼버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선 아직 중간형이 있다.
1.5형 당뇨병이 존재하는 이유는.
아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양이 문제라고 본다.
태중에서, 출산 후 아이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기에 영양이 부족하면 건강할 수가 없고 그때 베타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 등이 문제하고 생각한다.
전부 서양에서 이야기 했던 것들인데 불행하게도 한국에는 교과서에 그런 내용이 없기 때문에 1.5형 환자들이 1형으로 취급될 수도 있고 2형으로 취급될 수도 있다.
또 하나, 우리나라에는 인슐린 분비가 잘 안되면서 저항성이 심한 정도를 같이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 나는 이 유형을 이중성 당뇨병이라고 부른다.
수가 많지는 않은데 이들의 경우 인슐린 놔도 저항성이 있어서 혈당 조절이 되질 않는다. 이런 환자에게 인슐린을 더 높여버리면 자칫 저혈당이 온다. 그런 예외적인 문제를 얼만큼 잘 아느냐가 당뇨병 조절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의 기준이다. 이런 점을 유의해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환자 중심의 당뇨병 맞춤치료인가.
효과에 입각한 당뇨병 관리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근거에 입각한 당뇨병 관리였다면 이제는 효과 중심의 당뇨병 관리를 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
혈당 조절 목표를 어디에 둬야 하느냐는 일반적 이야기다. 당뇨병 치료는 환자에 따라 개별화해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럴려면 맞춤 치료를 해야 한다. 모든 것은 맞춤 치료라는 말로 귀결된다. 미국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모든 것을 맞춤치료하라고 해서 메이요 클리닉에 맞춤치료 클리닉이 생겼다.
반드시 대사증후군에 입각한 당뇨병 관리를 해야 한다. 대사증후군에 해당이 안 되고 단순히 혈당만 높고 혈압만 높다면 대사증후군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그 부분만 관리하면 된다.
그러나 대사증후군도 있고 인슐린 저항성도 있는 환자들을 대사증후군이 없는 환자와 혼동해 혈당만 낮추려다보면 결국 사람을 잡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화두가 '환자 중심'이란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참 중요한 부분이다. 당뇨병은 의사가 일방적으로 치료하는 병이 아니다. 환자와 협력이 돼야 한다. 현재 자신의 당뇨병 상황에 대한 이해와, 식사·운동요법 등 여러가지가 환자의 몫이다.
의사 혼자 하려고 하면 잘해야 반타작이다.반드시 환자와 협의가 돼야 한다. 순응도를 올리려면 환자를 설득해야 하고 의사를 환자가 믿어야 한다. 환자로부터 신뢰성을 얻기 위해선 병태 생리를 잘 알고 경험이 있는 의사여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당뇨병 진료현황에 따르면 국내 당뇨 진료인원은 2010년 200만 5708명에서 지난해에는 240만명을 넘었다. 진료비는 진료인원보다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당뇨병 총 진료비는 2010년 4818억 5396만원에서 지난해에는 6252억 560만원을 기록했다.
연세의대 학장을 비롯해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냈던 국내 당뇨 권위자인 허갑범 박사는 당뇨병 치료에 있어 "효과에 기반한 환자 중심의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메디칼타임즈는 허갑범 박사를 만나 현 당뇨병 치료의 한계와 환자 중심의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당뇨병 치료에 있어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점은.
당뇨병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슐린 분비와 인슐린 저항성이 가장 중요하다. 내 경우 오래전부터 당뇨병 환자가 오면 치료 시작 전에 인슐린 분비 정도와 인슐린 저항성을 반드시 측정한다.
지난 2002년 연대의대에서 나왔는데 세브란스 재직 시절 한국인 당뇨병 치료지침을 만들었고 그걸 기초로 치료를 하고 있다. 내가 하는 치료는 미국이나 국내에서 하는 치료와 조금 다를 수 있다. 과거 외국의 치료를 살펴보면 공복혈당이 얼마고 랜덤 혈당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약을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혈당의 높은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약을 쓴다는 것인데 물론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
지금은 많이 서구쪽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 서구에 비해서는 인슐린 분비는 덜 되고 인슐린 저항성도 서구에 비해서는 정도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젊은 사람일수록 서구화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우리 나라의 당뇨는 서구와 차이가 있다.
서구와 다른데다 환자 개인별 특성까지 따지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환자의 특성을 따질 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체중이 높고 복부비만이 있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큰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약을 쓰라고는 돼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우리나라 2형 당뇨병 환자를 보면 서구인에 비해 체중이 확실히 낮다. 서구는 비만을 이야기 할 때 BMI 30 이상이지만 우리나라는 25 이상, 과체중으로 하면 23 이상으로 판단한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서구와 다르다. 이런 부분을 다 감안해야 하는데 인슐린 분비와 저항성을 보면 쉽게 구분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비교적 편리한 점이 혈당을 낮추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슐린 분비는 괜찮은데 저항성이 있다면 식사운동요법 물론,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효과적인 TZD 계열의 약을 써야 한다. 국내 많은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 분비도 떨어지고 저항성도 있는 경우가 많아 굉장히 복잡하다.
쉽게 이야기 할 때 인슐린 분비는 괜찮은데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서 혈당이 높은 환자에게는 인슐린을 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당뇨 치료를 보면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인슐린을 주면 혈당은 안 떨어지는데다 자꾸 체중은 늘고 복부비만 증가하고 동맥경화는 악화되고 눈이고 콩팥이고 다 망가진다. 병태 생리에 맞지 않게 약을 투여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면 인슐린 분비와 저항성을 보고 구분해서 거기에 식사 및 운동요법을 하고 약을 써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의사가 알아야 이기지 고민하면 안 된다.
때문에 환자를 보고 경험을 쌓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초심자의 경우 자세히 배워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 수련할 때 어떻게 교육 받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잘못 입력된 의사들은 벗어나질 못한다. 수련할 때 초심자들에게 단계적으로 자세히, 정확히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국내 당뇨병 유형에 비쳐볼 때 환자 중심의 맞춤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에는 1형도 아니고 2형도 아닌 중간형이 있다. 예전 연구에서 당뇨병환자 3357명을 분석한 결과 1형이 2.3%에 그친 반면 84.9%가 2형으로 나왔고 나머지 12.8%는 1형과 2형의 중간에 해당하는 1.5형이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분류가 안 되는 당뇨병이 있는데 1.5형 이야기는 잘 안 한다. 교과서에 없기 때문이다. 서양의학은 기준이 교과서가 되기 때문에 교과서에 없는 이야기를 하면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해 본 결과 분명히 중간형이 있다.
한때는 중간형이 WHO 분류에 들어있었다. 그런데 서양에선 이젠 없다고 해서 빼버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선 아직 중간형이 있다.
1.5형 당뇨병이 존재하는 이유는.
아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양이 문제라고 본다.
태중에서, 출산 후 아이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기에 영양이 부족하면 건강할 수가 없고 그때 베타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 등이 문제하고 생각한다.
전부 서양에서 이야기 했던 것들인데 불행하게도 한국에는 교과서에 그런 내용이 없기 때문에 1.5형 환자들이 1형으로 취급될 수도 있고 2형으로 취급될 수도 있다.
또 하나, 우리나라에는 인슐린 분비가 잘 안되면서 저항성이 심한 정도를 같이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 나는 이 유형을 이중성 당뇨병이라고 부른다.
수가 많지는 않은데 이들의 경우 인슐린 놔도 저항성이 있어서 혈당 조절이 되질 않는다. 이런 환자에게 인슐린을 더 높여버리면 자칫 저혈당이 온다. 그런 예외적인 문제를 얼만큼 잘 아느냐가 당뇨병 조절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의 기준이다. 이런 점을 유의해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환자 중심의 당뇨병 맞춤치료인가.
효과에 입각한 당뇨병 관리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근거에 입각한 당뇨병 관리였다면 이제는 효과 중심의 당뇨병 관리를 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
혈당 조절 목표를 어디에 둬야 하느냐는 일반적 이야기다. 당뇨병 치료는 환자에 따라 개별화해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럴려면 맞춤 치료를 해야 한다. 모든 것은 맞춤 치료라는 말로 귀결된다. 미국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모든 것을 맞춤치료하라고 해서 메이요 클리닉에 맞춤치료 클리닉이 생겼다.
반드시 대사증후군에 입각한 당뇨병 관리를 해야 한다. 대사증후군에 해당이 안 되고 단순히 혈당만 높고 혈압만 높다면 대사증후군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그 부분만 관리하면 된다.
그러나 대사증후군도 있고 인슐린 저항성도 있는 환자들을 대사증후군이 없는 환자와 혼동해 혈당만 낮추려다보면 결국 사람을 잡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화두가 '환자 중심'이란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참 중요한 부분이다. 당뇨병은 의사가 일방적으로 치료하는 병이 아니다. 환자와 협력이 돼야 한다. 현재 자신의 당뇨병 상황에 대한 이해와, 식사·운동요법 등 여러가지가 환자의 몫이다.
의사 혼자 하려고 하면 잘해야 반타작이다.반드시 환자와 협의가 돼야 한다. 순응도를 올리려면 환자를 설득해야 하고 의사를 환자가 믿어야 한다. 환자로부터 신뢰성을 얻기 위해선 병태 생리를 잘 알고 경험이 있는 의사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