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수렴 마친 디히드로코데인 의약품, 식약처 결정 고심

손의식
발행날짜: 2015-07-10 12:03:13
  • 식약처 "안전성 서한 반대 의견 중 타당한 측면 있어…신중히 결정할 것"

|메디칼타임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데인 및 디히드로코데인 함유 의약품에 대한 허가사항 변경 여부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관련 업계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말 식약처는 유럽 의약품청(EMA)의 결정에 따라 국내에서도 코데인·디히드로코데인 함유 의약품을 12세 미만 소아의 기침·감기에 사용치 않도록 권고했다.

코데인은 체내에서 모르핀으로 전환되는데, 모르핀으로 인한 부작용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이 가능하나, 12세 미만의 경우 그 전환 양상이 더 가변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워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사용 제한 권고를 받은 제품은 디히드로코데인 복합제로, 유한양행의 '코푸시럽', '코푸정'을 비롯해 대원제약 '코대원포르테시럽', '코대원정' 등 총 28개 품목이다.

당시 식약처는 해당 품목에 대한 안전성 평가 후 허가변경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지난 5월 의견수렴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식약처 의약품안전평가과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유럽 의약품청의 결정을 코데인 및 디히드로코데인 복합제의 허가사항에 반영하기 위한 의견수렴을 지난 5월 22일까지 마쳤다. 대상은 관련 단체, 의사회, 약사회, 소비자단체, 제약업체를 비롯해 식약처 내 관련 부서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업체에서도 의견이 들어왔고 관련 진료과 및 학회에서도 의견을 줬다"며 "진행 중인 사항인 만큼 어떤 의견이 들어왔는지 밝히기는 어렵다"며 "들어온 의견과 국회에 허가 현황 및 부작용 등을 보고한 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필요하다고 판단 시 허가사항을 변경할 것이다. 다만 변경한다해도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전문가 의견을 듣고 다시 업체 의견도 들어야 하는 만큼 7월이나 되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성 서한에서 명시한 처방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여전히 해당 의약품의 허가사항 변경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식약처의 안전성 서한에 대해 지난 5월 21일 "우리나라에서는 환자를 단기간 추적진료 하면서 저용량으로 진통목적이 아닌 기침·가래 완화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의료환경이 다른 유럽의 안전성 경고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당시 소청과의사회는 "약제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때 국내 현실과 학술적인 고려없이 외국의 조치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일방적으로 발표해 의료현장의 혼란과 국민의 불안감을 야기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청과의사회 양정안 홍보이사는 지난 9일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도 "식약처로서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 코데인 및 디히드로코데인에 대한 우려는 말 그대로 기우일 뿐이다. 의사가 판단을 해서 환자에 맞게 처방하는 것이 마땅한 만큼 의사에게 재량권을 맡겨야 한다. 외국의 사례만을 허가사항에 적용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도 "식약처의 안전성 서한 발표 이후 엄마들의 걱정이 큰 것으로 안다"며 "해당 의약품은 1~2년 처방돼 온 약이 아니다. 수십년 간 안전하게 써온 약이다.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해당 의약품을 생산·판매하는 제약사들은 안전성 서한이 제품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A 제약사 관계자는 "식약처 안전서 서한의 영향으로 해당 제품의 매출이 줄었다고 보긴 어렵다"며 "메르스 사태 이후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 감소한 것도 감안해야 한다. 아직은 판단이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해당 의약품이 호흡기 약물이다 보니 여름 비수기엔 처방이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며 "매출감소 원인을 안전성 서한 하나 때문이라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가사항 변경 여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큰 상황.

B 제약사 관계자는 "식약처가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이후 해당 제품에 대한 허가사항을 변경하거나 회수조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아마 이번에도 유럽의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식약처는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해당 의약품에 대한 허가사항 변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식약처 의약품안전평가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하지 않았고 지금도 내부 검토중"이라며 "대상 제품이 여러 품목인데다 안전성 서한에 대한 반대적 의견 중 일부는 타당한 부분도 있어서 조금더 신중하게 검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 정보도 다시 확인하고 전문가 의견도 조금 더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나서 내부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며 "이달 말에서 다음달 중순까지는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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