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가 확실히 해야할 것들

이석준
발행날짜: 2015-08-13 05:24:59
만성 C형간염치료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주사로 맞는 인터페론 필요없이 먹는 약이 급여 출시됐기 때문이다. 그것도 기존치료법에 비해 완치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첫 스타트는 BMS가 끊었다. 1일 1회 '다클린자(다클라타스비르)+1일 2회 순베프라(아수나프레비르)' 24주 요법이 그것인데 업계는 줄여서 '닥순' 요법이라고 부른다.

획기적이다. 닥순 요법의 대표 3상 임상 HALLMARK-DUAL에 따르면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Naive)의 SVR12(치료 종료 후 12주째 지속되는 바이러스 반응률)은 90%에 달했다. 쉽게 말하면 완치율 90%다.

기존 대표 치료법 인터페론+리바비린(IFN+RBV)은 SVR12가 62.7%에 불과했다.

닥순 요법은 인터페론+리바비린 등 기존 치료에 무반응이거나 불내약성 혹은 부적합한 환자에서도 SVR12가 82%였다. 이런 효과는 환자의 기저 시점의 연령, 성별, 인종 및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비슷했다.

이 모든 것은 만성 C형간염(HCV) 유전자형 1b형에 한한 결과다.

참고로 HCV 유전자형(Geontype)은 5~6가지가 있는데 한국인은 1b형과 2A형이 각각 50%라고 보면 된다. 닥순 요법은 1b형 치료에 쓰인다.

더 획기적인 것은 약값이다.

의료진들조차 파격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24주 치료 기준 환자 부담금은 259만원에 불과하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길리어드약 등의 치료 비용이 1억원 안팎인 점과 감안하면 파격 끝판왕이다.

BMS의 통 큰(?) 선택에 이후 먹는 C형간염약을 들여올 길리어드, 애브비 등은 '벙어리 냉가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약값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경쟁사 상황이 어땠든 닥순 요법은 획기적이다. 기존 치료법보다 완치율을 크게 올렸고 가격도 저렴하다.

하지만 BMS는 앞으로 분명히 해야할 것이 있다. 바로 자신들의 한계 알리기다.

첫 번째는 내성 부문이다.

HCV 환자들이 닥순 요법을 쓰기 위해서는 Y93 또는 L31 내성 변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검사가 필수적이다. 내성 돌연변이가 발생시 치료율이 30~40%로 확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서 Y93H 또는 L31 변이가 있는 HCV 환자는 13% 안팎으로 알려졌다.

18%로 알려진 일본 역시 이 때문에 닥순 요법 전에 내성 검사를 반드시 진행하고 있다.

참고로 9월 전후로 국내 허가가 점쳐치는 길리어드 '하보니(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는 고정 용량 복합제로 환자 복용순응도가 높고 내성 검사도 필요치 않다.

닥순 요법은 일본과 한국만 허가된 상태다.

두 번째는 치료 반응률 부문이다.

앞서 언급했드시 닥순 요법의 SVR12는 훌륭하다. 다만 길리어드와 애브비 약보다는 SVR12 반응률이 떨어진다. 임상 디자인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차이가 나는 것은 자명하다.

이외도 치료 기간도 닥순 요법은 24주고 경쟁약은 12주다.

의료진들은 말한다. 닥순 요법은 분명히 획기적이라고.

실제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치료 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1b형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 닥순요법의 SVR12는 90% 이상이다. HCV 완치 시대의 개막"이라고도 표현했다.

맞다. 닥순 요법의 등장은 기존 치료법에 갈증을 느꼈던 환자나 의료진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우려스러운 점은 BMS가 한계보다는 장점을 더욱 부각할 때 의료진은 몰라도 환자들은 이 약을 HCV 만병통치약으로 여길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심평원 게시판에는 8월 급여 시작과 동시에 기존 치료법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였던 환자들이 닥순 요법을 쓰게 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남긴 글을 보면 대다수 환자가 닥순 요법의 장점만 알고 있어 보인다. 이 경우 내성 변이 등으로 약을 쓰기 어려워졌을 때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획기적인 C형간염약을 내놓은 BMS.

그들의 분명히 해야할 것은 닥순 요법의 장점 공개는 물론 한계의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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