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을 넘어 환자 이해와 소통, 그리고 즐거움과 보람까지
한국에자이에서 '여우'들이 모인다는 소식을 접했다. 밑도 끝도 없이 '여우'들이 모인다니, 그것도 제약회사에서. 도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함을 못참고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겨울답지 않게 유난히 햇볕이 따뜻하던 지난 11일. 기자는 한국에자이를 찾았다.
마이크 소리와 톤 높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복도를 따라가자 빼꼼히 열린 좁은 문틈으로 한 무리의 여직원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사랑하는 여우들'이라고 큼지막한 글씨가 문 옆 포스터도 눈에 확 들어왔다.
옳거니, 제대로 찾아왔다. 그런데 왜 자신들을 여우라고 부를까.
궁금증에 대한 해답도 포스터에 있었다. '사랑하는 여우들'이란 '회사를 아끼고 이웃을 사랑하는 에자이 여자들의 우아한 모임'을 뜻하는 말이었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이 우아한 여우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문을 열고 들어가 슬그머니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았다.
이날 모인 여직원 수는 약 40여명. 한국에자이 여직원 수가 43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여직원 대부분이 한 자리에 모인 것.
두리번 거리다보니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여름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와 이한철 씨가 대표로 있는 인디레이블 '튜브앰프', 한국에자이가 함께하는 '나를 있게 하는 우리(NOW)' 노래만들기 프로젝트 취재 당시 함께 했던 서정주 씨다.
정주 씨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도대체 이 '여우'들이 왜 여기 모여 있는지 물었다.
이날 한국에자이 40여명의 여직원들은 붓과 면봉, 젓가락 등을 이용해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이를 통해 드라이플라워 엽서를 직접 만드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또 이를 활용해 직접 에코백도 만든다고 한다.
일반적인 취미 활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날 활동은 에자이의 기업 이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한국에자이는 직원들이 회사 미션을 몸에 익히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에자이 기업 이념인 'Human Health Care'(HHC)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에자이는 창조 경영 분야 전문가와 협업해 기업 이념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HHC driven innovation theory'를 고안했으며, 전 세계 에자이 직원은 근무시간 1% 를 'HHC socialization'에 사용하고 있다.
고객과 환자 마음을 이해하는 활동을 하며, 그들의 희로애락을 알아가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 철학을 실현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는 것.
이날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은 캘리그래피를 배워 엽서를 직접 만들어 저소득층 독거 노인들을 직접 찾아갈 예정이다.
재미와 보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작업인 만큼 채영미 작가의 캘리그래피 강의를 듣는 여직원들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한국에자이 여우들은 저마다의 소망을 또는 독거 어르신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엽서에 담기 서투른 연습을 이어갔다.
CNS영업부 희진 씨와 ONC 영업부의 미리 씨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빌었고
CNS 영업부 푸른아 씨와 지예 씨는 초보같지 않은 캘리그래피 실력으로 강사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의학부 지현 씨의 '꽃보다 당신'도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의학부 구영 씨, 지현 씨, 인사부 연주 씨, 유미 씨, CNS영업부 혜정 씨, 진경 씨, 고은 씨 등 참여한 여직원 모두 모두 글자 하나에 땀과 정성을 담았다.
한국에자이 여우들의 최고참 언니이자 기업투자전략부 전무를 맡고 있는 정민 씨도 참여해 큰 언니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그렇게 연습이 끝나고 만들어진 엽서들. 서투른 실력이지만 어르신들게 전하는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의 마음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엽서 만들기가 끝나고 각자 배운 캘리그래피 실력을 활용해 에코백을 만드는 순서도 가졌다.
이제는 독거 어르신들을 찾아뵐 시간. 기자와 한국에자이 여우들은 마포에 위치한 우리마포복지관을 찾았다.
마포구는 서울시에서 12번째로 독거노인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9200명이 넘는 독거노인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중 1357명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이며, 533명은 저소득 층에 속한다. 전체 독거노인의 약 21%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우리마포복지관 인근 노고산동, 대흥동, 아현동, 염리동 일부는 현재 재개발 지역이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빈곤층 독거노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주거 상황이 열악하다보니 한파에 취약하고 강제퇴거 등 주거불안으로 기본 생활마저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은 가정방문 및 후원물품 전달 2개조, 복지관 내 보호작업장 봉사 1개조를 구성해 본격적이 활동에 나섰다.
기자는 정주 씨, 구영 씨, 진경 씨, 미리 씨가 속한 가정방문 및 후원물품 전달조를 따라갔다. 이날 ONC영업부 미리 씨는 힐을 벗어던지고 운동화로 갈아 신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들과 처음 방문한 곳은 대흥동 재개발 지역의 이 모 할머니의 집이었다.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난방시설이 취약해 이불 등의 물품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사람 한 명이 발 뻗기도 힘든 좁은 단칸방이었지만 이 모 할머니는 자신을 찾아온 예쁜 처자들에게 아랫목을 선뜻 내주었다.
이날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이 이 모 할머니께 선물한 것은 겨울이불과 내복 등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 모 할머니는 무엇보다 대화에, 사람의 온기에 반가워했고 고마워했다. 1시간 가까이 흘렀지만 이 모 할머니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복지사가 할머니께 부탁해서야 겨우 자리를 일어날 수 있었다. 이 모 할머니는 문 밖까지 나와 "꼭 다시보자"며 아쉬움과 고마움을 전했다.
다음 어르신을 만나러 갈 차례.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 있어 다리가 저릴만도 하건만 구영 씨와 미리 씨의 발걸음은 여전히 힘이 넘친다.
이번에 만나게 될 주 모 할아버지는 여관 옥탑방에 홀로 거주하는 조건부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여관이라고는 하나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외풍이 심해 겨울을 나기 위한 이불 등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주 모 할아버지의 방은 혼자 사는 남자 방 답지 않게 깔끔했지만 문틈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겨울바람은 제법 매서웠다. 그래서인지 할아버지는 방 안에서도 모자를 쓰고 있었다.
주 모 할아버지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성격이었다. 특히 자신이 직접 옷걸이를 개조해 만들었다며 안경걸이를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정주 씨, 미리 씨, 구영 씨, 진경 씨와의 짧은 만남에 행복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9시에 시작한 한국에자이 '여우들'의 활동은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끝났지만 피곤한 기색을 보이는 이는 보이지 않았다.
기자는 모든 활동이 끝난 뒤 함께 가정방문을 했던 진경 씨의 옷자락을 잡았다.
한국에자이에 입사한 지 이제 5년차인 진경 씨는 제약인에게 환자들을 직접 만나는 봉사활동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제약사에 근무하면 아무래도 환자들보다는 의료진을 자주 만나게 되다보니 환자의 직접적인 이야기를 듣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환자뿐 아니라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는 것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궁극적으로 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제약기업으로서 또는 제약인으로서 이들에게 무엇을 해야할 지를 깨닫게 해요."
독거노인을 찾아가 함께 말동무가 되고, 요양원에서 직접 노래도 부르는 활동 모두가 환자를 이해하는 소통의 장이 된다는 것.
인사총무부 정주 씨도 거들었다.
"여직원들의 우아한 모임이라고 하면 사회적인 품격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우아하다'에 포커스를 두진 않았어요. 여직원 모임을 브랜드화하면 알리기도 쉽고 조직문화로 받아들이고 좋겠다고 논의하던 차에 '여우'라는 재미있는 아이템이 나왔죠"
"우아하다는 게 사회적으로는 품격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직원들끼리 먹고 마시며 즐기기보다는 의미있는 활동을 하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는게 하나의 품격이자 우아한 행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근무시간의 일부를 환자와 함께 한다는 에자이의 기업이념과도 부합하고요."
하루를 함께 한 결과,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의 '여우짓'의 정체는 '환자와의 소통'이었다. 한국에자이의 봉사활동은 일차적으로 환자 또는 잠재적 환자들을 이해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이들과의 소통과 이해를 통해 조금더 환자에게 혜택이 될 수 있는 기업활동의 원동력으로 삼는 게 이차적 목적이 있었다.
즐거움과 보람, 그리고 환자를 향한 제약기업으로서의 역할까지 담겨 있는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의 이유있는 '여우짓'은 앞으로도 이어진다고 한다. 쭉.
겨울답지 않게 유난히 햇볕이 따뜻하던 지난 11일. 기자는 한국에자이를 찾았다.
마이크 소리와 톤 높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복도를 따라가자 빼꼼히 열린 좁은 문틈으로 한 무리의 여직원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사랑하는 여우들'이라고 큼지막한 글씨가 문 옆 포스터도 눈에 확 들어왔다.
옳거니, 제대로 찾아왔다. 그런데 왜 자신들을 여우라고 부를까.
궁금증에 대한 해답도 포스터에 있었다. '사랑하는 여우들'이란 '회사를 아끼고 이웃을 사랑하는 에자이 여자들의 우아한 모임'을 뜻하는 말이었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이 우아한 여우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문을 열고 들어가 슬그머니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았다.
이날 모인 여직원 수는 약 40여명. 한국에자이 여직원 수가 43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여직원 대부분이 한 자리에 모인 것.
두리번 거리다보니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여름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와 이한철 씨가 대표로 있는 인디레이블 '튜브앰프', 한국에자이가 함께하는 '나를 있게 하는 우리(NOW)' 노래만들기 프로젝트 취재 당시 함께 했던 서정주 씨다.
정주 씨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도대체 이 '여우'들이 왜 여기 모여 있는지 물었다.
이날 한국에자이 40여명의 여직원들은 붓과 면봉, 젓가락 등을 이용해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이를 통해 드라이플라워 엽서를 직접 만드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또 이를 활용해 직접 에코백도 만든다고 한다.
일반적인 취미 활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날 활동은 에자이의 기업 이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한국에자이는 직원들이 회사 미션을 몸에 익히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에자이 기업 이념인 'Human Health Care'(HHC)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에자이는 창조 경영 분야 전문가와 협업해 기업 이념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HHC driven innovation theory'를 고안했으며, 전 세계 에자이 직원은 근무시간 1% 를 'HHC socialization'에 사용하고 있다.
고객과 환자 마음을 이해하는 활동을 하며, 그들의 희로애락을 알아가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 철학을 실현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는 것.
이날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은 캘리그래피를 배워 엽서를 직접 만들어 저소득층 독거 노인들을 직접 찾아갈 예정이다.
재미와 보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작업인 만큼 채영미 작가의 캘리그래피 강의를 듣는 여직원들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한국에자이 여우들은 저마다의 소망을 또는 독거 어르신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엽서에 담기 서투른 연습을 이어갔다.
CNS영업부 희진 씨와 ONC 영업부의 미리 씨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빌었고
CNS 영업부 푸른아 씨와 지예 씨는 초보같지 않은 캘리그래피 실력으로 강사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의학부 지현 씨의 '꽃보다 당신'도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의학부 구영 씨, 지현 씨, 인사부 연주 씨, 유미 씨, CNS영업부 혜정 씨, 진경 씨, 고은 씨 등 참여한 여직원 모두 모두 글자 하나에 땀과 정성을 담았다.
한국에자이 여우들의 최고참 언니이자 기업투자전략부 전무를 맡고 있는 정민 씨도 참여해 큰 언니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그렇게 연습이 끝나고 만들어진 엽서들. 서투른 실력이지만 어르신들게 전하는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의 마음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엽서 만들기가 끝나고 각자 배운 캘리그래피 실력을 활용해 에코백을 만드는 순서도 가졌다.
이제는 독거 어르신들을 찾아뵐 시간. 기자와 한국에자이 여우들은 마포에 위치한 우리마포복지관을 찾았다.
마포구는 서울시에서 12번째로 독거노인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9200명이 넘는 독거노인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중 1357명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이며, 533명은 저소득 층에 속한다. 전체 독거노인의 약 21%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우리마포복지관 인근 노고산동, 대흥동, 아현동, 염리동 일부는 현재 재개발 지역이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빈곤층 독거노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주거 상황이 열악하다보니 한파에 취약하고 강제퇴거 등 주거불안으로 기본 생활마저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은 가정방문 및 후원물품 전달 2개조, 복지관 내 보호작업장 봉사 1개조를 구성해 본격적이 활동에 나섰다.
기자는 정주 씨, 구영 씨, 진경 씨, 미리 씨가 속한 가정방문 및 후원물품 전달조를 따라갔다. 이날 ONC영업부 미리 씨는 힐을 벗어던지고 운동화로 갈아 신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들과 처음 방문한 곳은 대흥동 재개발 지역의 이 모 할머니의 집이었다.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난방시설이 취약해 이불 등의 물품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사람 한 명이 발 뻗기도 힘든 좁은 단칸방이었지만 이 모 할머니는 자신을 찾아온 예쁜 처자들에게 아랫목을 선뜻 내주었다.
이날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이 이 모 할머니께 선물한 것은 겨울이불과 내복 등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 모 할머니는 무엇보다 대화에, 사람의 온기에 반가워했고 고마워했다. 1시간 가까이 흘렀지만 이 모 할머니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복지사가 할머니께 부탁해서야 겨우 자리를 일어날 수 있었다. 이 모 할머니는 문 밖까지 나와 "꼭 다시보자"며 아쉬움과 고마움을 전했다.
다음 어르신을 만나러 갈 차례.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 있어 다리가 저릴만도 하건만 구영 씨와 미리 씨의 발걸음은 여전히 힘이 넘친다.
이번에 만나게 될 주 모 할아버지는 여관 옥탑방에 홀로 거주하는 조건부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여관이라고는 하나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외풍이 심해 겨울을 나기 위한 이불 등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주 모 할아버지의 방은 혼자 사는 남자 방 답지 않게 깔끔했지만 문틈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겨울바람은 제법 매서웠다. 그래서인지 할아버지는 방 안에서도 모자를 쓰고 있었다.
주 모 할아버지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성격이었다. 특히 자신이 직접 옷걸이를 개조해 만들었다며 안경걸이를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정주 씨, 미리 씨, 구영 씨, 진경 씨와의 짧은 만남에 행복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9시에 시작한 한국에자이 '여우들'의 활동은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끝났지만 피곤한 기색을 보이는 이는 보이지 않았다.
기자는 모든 활동이 끝난 뒤 함께 가정방문을 했던 진경 씨의 옷자락을 잡았다.
한국에자이에 입사한 지 이제 5년차인 진경 씨는 제약인에게 환자들을 직접 만나는 봉사활동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제약사에 근무하면 아무래도 환자들보다는 의료진을 자주 만나게 되다보니 환자의 직접적인 이야기를 듣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환자뿐 아니라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는 것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궁극적으로 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제약기업으로서 또는 제약인으로서 이들에게 무엇을 해야할 지를 깨닫게 해요."
독거노인을 찾아가 함께 말동무가 되고, 요양원에서 직접 노래도 부르는 활동 모두가 환자를 이해하는 소통의 장이 된다는 것.
인사총무부 정주 씨도 거들었다.
"여직원들의 우아한 모임이라고 하면 사회적인 품격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우아하다'에 포커스를 두진 않았어요. 여직원 모임을 브랜드화하면 알리기도 쉽고 조직문화로 받아들이고 좋겠다고 논의하던 차에 '여우'라는 재미있는 아이템이 나왔죠"
"우아하다는 게 사회적으로는 품격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직원들끼리 먹고 마시며 즐기기보다는 의미있는 활동을 하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는게 하나의 품격이자 우아한 행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근무시간의 일부를 환자와 함께 한다는 에자이의 기업이념과도 부합하고요."
하루를 함께 한 결과,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의 '여우짓'의 정체는 '환자와의 소통'이었다. 한국에자이의 봉사활동은 일차적으로 환자 또는 잠재적 환자들을 이해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이들과의 소통과 이해를 통해 조금더 환자에게 혜택이 될 수 있는 기업활동의 원동력으로 삼는 게 이차적 목적이 있었다.
즐거움과 보람, 그리고 환자를 향한 제약기업으로서의 역할까지 담겨 있는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의 이유있는 '여우짓'은 앞으로도 이어진다고 한다.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