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 잰 박사, 세브란스 조병철 교수 "T790M 완벽 차단"
'표적에 표적'. 특화된 환자군을 겨냥한 항암제 개발 열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마찬가지다. '오시머티닙'이라는 세상에 없던 약을 내놨다. 최근 미국 허가를 받으며 처방에 근거를 더했다. 의미는 크다. 가장 흔한 유형의 폐암 내성을 잡는 항암제이기 때문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Asia를 방문해 오시머티닙이 갖는 의미를 짚어봤다. -편집자주-'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은 EGFR-TKI 치료에 내성을 야기하는 유전체 변이 T790M을 타깃으로 하는 최초의 약이다.
쉽게 말하면 '이레사(게피티닙)', '타쎄바(엘로티닙)', '지오트립(아파티닙)' 등 유명 폐암약 3종을 쓰다가 내성(1년 내외 발생)이 생기면 쓰는 약이 '오시머티닙'이라는 소리다.
얼마전 미국에서 허가받으면서 최초 프리미엄에 처방 '근거(evidence)' 날개를 달았다.
그렇다면 이 약은 어떻게 써야 할까. 또 향후 어떤 부분까지 기대할 수 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EGFR 돌연변이 관련 국내외 석학을 ESMO 현지에서 만나봤다. 인터뷰는 합동이 아닌 개별로 진행됐다.
하버드 의과대학 파시 잰 박사(Pasi A. janne. MD, PhD)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
얼마전 최초의 T790M 타깃 항암제 '오시머티닙'이 미국 허가를 받았다. 승인 바탕이 된 임상 결과는 어땠나.
파시 박사 두 개의 AURA 2상 임상 시험(AURA Extension 및 AURA2) 결과 EGFR TKI 치료 중 또는 치료 후 EGFR 변이 T790M 비소세포성폐암 진행 411명 환자들에게서 치료학적 효능을 발견했다.
전반적인 목적반응율(ORR, 종양 축소 측정)은 59%였으며(95% 신뢰구간 54%~64%), 63명 환자 보충 1상 임상 시험에서 목적반응율 51%, 반응기간 중간값 12.4개월을 보였다.
오시머티닙 미국 승인 기초가 된 임상을 보면, 치료 중인 환자나 치료 증상이 악화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했다. T790M 발견 시점에 따라서 오시머티닙 효과를 본 데이터도 있는가.
파시 박사 : 임상 참가 조건은 세 가지다. 기존의 EGFR-TKI로 치료를 받았고, 진행 단계에 있는 환자이면서, T790 변이가 있는 환자가 임상 참가 조건이었다. 투약 순서에 관계없이 모두 T790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반응을 보였다. 반응성에서도 큰 차이는 없었다.
AURA 2 임상 실험은 기존 치료제를 얼마 동안 투여했느냐는 지속성에 대해 연구했는데 1개월 동안 투여했던 그 이상이던 기존 치료제 투여 기간과 관계 없이 반응은 유사했다.
부작용 부분은 어땠나.
파시 박사 : 가장 흔했던 모든 인과관계를 반영한 부작용은 설사 42%(3등급 1% 이하), 발진과 여드름은 각각 41%(3등급 1% 이하)였다. 간질성 폐질환과 폐렴은 3%, QT 구간 증가는 4%로 앞서 진행된 연구결과와 동일했다. 연구들에서 총 4%의 환자가 약물관련 부작용으로 오시머티닙 사용을 중단했다.
기존에 없던 약이다. 오시머티닙에 대한 기대감은 어떤가.
조병철 교수 : 오시머티닙은 향후 몇 년 내 허가 받을 T790M 표적 유일한 약제다. 시장에서 중요한 자리를 잡을 것이다. 경쟁품 클로비스 약제는 FDA 승인 획득에 실패했다.
오시머티닙은 EGFR을 타깃하는 치료제 범주에 있다. 1차약으로 쓸 수 있도록 연구가 진행 중인데 개인적으로 애초부터 T790 변이를 차단해 더 효과가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조병철 교수 : 그럴 수 있다. 오시머티닙은 가장 중요한 매커니즘인 T790M을 타깃으로 한다.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치료 패러다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 약제 매커니즘이 그렇기 때문이다.
1차약 관련 데이터는 언제 나오나.
조병철 교수 1차 치료제로 오시머티닙과 이레사를 비교하는 3상 결과가 조만간 나온다. 빠르면 내년이나 내후년을 기대한다. 결과를 토대로 오시머티닙을 1차 치료제로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좋은 약을 먼저 쓰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EGFR 돌연변이를 보유한 환자에게 획득 내성이 생기면, 다른 치료제를 찾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획득 내성을 늦출수록 환자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EGFR 억제제를 쓰면 일년 안에 T790 내성 변이가 나타날 경우가 50% 정도 된다고 한다. 오시머티닙을 1차 치료제로 쓰면 내성 발현 시기를 더 늦출 수 있을까.
파시 박사 : 오시머티닙으로 1차 치료를 하면 T790변이 자체는 사전 예방이 완벽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기존에 진행해왔던 임상 결과를 통해 분석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은 1차 치료를 했을 때 환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것 인가다. 또 왜 암은 내성을 키우는지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임상 진행 중이다.
오시머티닙을 1차적약으로 봤을 때 T790 변이 걱정은 확실히 없다고 볼 수 있는가.
파시 박사 : 아예 방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성 발현을 늦춰주는 오시머티닙의 경우에는 1차 치료제로 먼저 썼을 때, 내성을 늦출 수는 있지만 내성이 아예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지 않나.
조병철 교수 : 그에 대한 것은 연구를 해봐야 안다. 예를 들면 T790M으로 내성이 생기는 환자들이 약 50% 정도 된다. 그 매커니즘을 줄이면 진짜 환자들이 그 약제 하나만으로 치료했을 때 수년 동안 실제적으로 암 진행이 안 되는지는 연구 결과를 봐야 한다.
EGFR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이레사에 비해서 EGFR T790M을 표적으로 하는 오시머티닙의 경우 효과가 더 낮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조병철 교수 :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오시머티닙 활동 프로파일을 보면 EGFR T790M, 그 다음에 여러 가지 돌연변이, 그 동안 알려진 흔한 돌연변이 엑손 19, 18, 17에 여러가지 돌연변이에 대해 이레사 및 아파티닙보다 훨씬 낮은 ICCP Value를 갖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돌연변이에 대해서는 오시머티닙이 더욱 탄탄한 활동 프로파일을 갖고 있다.
거기에 T790M 활동 레벨이 상당히 좋다. 때문에 T790M을 타겟팅하는 것이 이 약제의 장점이지만 다른 돌연변이에 활동성이 낮다는 것은 아니다.
오시머티닙이 국내에도 조만간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떤 환자군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조병철 교수 : 전세계적으로 승인된, 효과를 보인 3세대 EGFR-TKI가 시장에 들어오는 것이다. 이 약제의 임상결과를 보면 굉장히 좋은 반응율과 무진행 생존기간에 효과가 있어 독성면에서 월등히 우월하다.
특히 EGFR 변이 폐암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여성, 비흡연자, 피부 및 헤어 관리 이런 미용적인 면에서 중요하다. 왜냐하면 EGFR 변이 그룹은 우리나라만 봐도 30%인데 이중 70%가 여성이다. 일년에 30%면 6000명, 그 중에 4500명 안팎이 여성인데 이들은 화장을 못한다. 중년 여성 50대는 한참 활발하게 인생을 즐길 나이인데 화장을 못한다. 또 피부 발진 때문에 밖에 잘 못 다닌다. 심한 사람은 머리에 scalp range skin rash가 생기면서 힘들어진다.
그런 면에서 우월한 약이기 때문에 환자의 cure well 단순한 효능 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처방을 안 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피부발진을 감당을 하면서 약을 먹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