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산부인과, 한날한시 학술대회 이유는?

박양명
발행날짜: 2016-03-24 05:05:58
  • 등록비 낮추고 참여 독려 전화까지…"호객행위" 비난

두 개로 나눠진 것도 모자라 한날한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산부인과의사회의 회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회원 의원에 전화를 걸어 학술대회 참여를 독려하자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호객행위'를 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같은 날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다음달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도 같은 날 그랑서울 나인트리컨벤션센터에서 각각 춘계학술대회를 연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산부인과의사회 사무국 직원들이 산부인과 의원에 전화까지 해서 학술대회 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직원과 함께 오면 경품을 많이 준다는 식으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와 같은 날 열리니까 등록비도 내리고, 경품도 등록비보다 몇 배 비싼 가방을 준비했다고 한다"며 "그것도 부족해 전화까지 돌리면서 등록하라고 하는 발상은 학술대회 취지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실제 산부인과의사회는 학술대회 개최 독려를 위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면서 "수년 동안 춘계학술대회는 4월 둘째 주 일요일에 개최해 왔다"며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순수하게 학술대회를 개최하려는 게 아니라 산부인과의사회를 방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직선제 의사회가 기존 의사회의 사업을 방해하고 있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기존 산부인과의사회 학술대회에 많이 참석해 달라"고도 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회원 병의원에 전화까지 걸어 학술대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호객행위'라는 주장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학술대회를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으니 참여해달라고 하는 게 뭐가 잘못된 건가"라고 반문하며 "학술대회 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데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전화했다고 화내는 회원들도 있다고 한다"며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가 만든 단체대화방에서 학술대회를 홍보하는 것과 뭐가 다른 건지 모르겠다. 같은 날짜에 하니까 회원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얼마든지 홍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그것도 지척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하다 보니 서로 먼저 학회 날짜를 잡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직선제 의사회가 탄생하기 전부터 학술대회를 기획하고 있었다"며 "같은 날짜에 학회를 열어서 회원에게 혼동을 준다고 하는데 그건 우리가 할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학술대회 질을 좋게 하면 회원들은 알아서 선택해서 올 건데 그걸 호객행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산부인과의사회는 매년 4월 두 번째 주 춘계학술대회를 열어왔다"며 "이를 알고 고의적으로 같은 날짜에 개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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