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연구진 감염병과 전쟁…"모기 채집과정 중 말라리아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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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은 지난 11일 오송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기석)를 방문해 신종 감염병과 생물 감염 연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연구진을 만났다.
가장 먼저, 지카바이러스 진단 및 바이러스 분리 실험실을 방문했다.
의심 환자 혈청이 의뢰오면 검체 실험실에서 핵산을 추출하고 혈청 검사실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지카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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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검출법으로 지카바이러스 양성인 경우, 연구진의 움직임은 긴장 속에서 더욱 빨라진다.
전통적인 방식의 유전자 검출법(RT-PCR) 및 전기영동을 수행해 바이러스 유전자 절편을 추출하고 DNA 염기서열을 분석한다.
최근 발생한 첫 양성 환자도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해당 바이러스가 브라질 현지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주와 동일한 유전형임을 확인했다.
각 실험실 연구진의 판정 여부에 따라 전국에 지카바이러스를 비롯한 감염병 주의보가 공표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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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의 연구사는 "이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를 경험해 벤치마킹한 것이다. 지방 보건연구원에서 진단할 수 있도록 교육과 정도평가를 하고 있다"며 "정도퍙가는 연 1~2회 실시하고, 뎅기열이나 신종 감염병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3위험군 이상의 고위험 병원체인 탄저균과 쯔쯔가무시, 브루셀라, 결핵균. 조류인플루엔자 그리고 비상대응 병원체인 메르스와 에볼라를 연구하는 특수연구실험동은 시설과 연구진 모두 완전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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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Level 3)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철통 방역체계를 자랑한다.
이 실험동은 고위험 병원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자체 연구 활동도 가장 활발하다.
메르스와 에볼라 등은 Level 4 등급의 실험실에서 취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구원 모두 개인 방역복을 착용한 상태에서 고위험 병원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생물안전평가과 채희열 연구관은 "현재 Level 4 실험실 설계를 준비 중에 있으며, 늦어도 내년 중 완공될 것으로 본다"면서 "연구원의 방역복 착용 어려움을 등을 감안할 때 조속히 Level 4 실험실에 구축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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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매개체인 모기와 바퀴, 진드기 등 사육동은 곤충 전시관이다.
특히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 매개모기인 흰줄숲모기의 경우, 알과 유충, 번데기, 성충 등 작은 곤충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세심함과 끈기가 필요하다.
감염병 매개모기 채집을 위해 유문등과 BG-Sentinel trap set, 흡충관을, 진드기 채집에 사용하는 생포용 쥐덫과 털진드기 채집기, 드라이아이스 트랩 등 생포작전에 투입되는 연구진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모기박사로 불리는 질병매개곤충과 신이현 연구관은 "감염병 매개체 채집을 위해 가축 우리와 야산, 웅덩이 등 어느 곳도 가리지 않고 가고 있다"면서 "저를 비롯한 연구관 중 모기 채집 과정에서 말라리아 매개모기에 물려 말라리아에 감염돼 홍역을 치룬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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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한해 예산은 30조원 규모로 수 천 명의 연구원이 그안에 질병관리본부(CDC)과 국립암센터, 보건산업진흥원 등으로 나눠져 있다.
정기석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 한 해 예산은 300억원 규모로 미국 NIH, CDC와 비교가 안 된다. 현재 미래부와 농축산부 등 산재한 질병 연구는 질병관리본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제약사를 끼지 않고 질본 자체적으로 명예를 걸로 해보려 한다"며 방역체계를 뛰어넘어 연구 집단으로 거듭나기 위한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