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학회 1주년 좌담회 개최…신종감염병 대비·대응 논의
지난해 전국을 뒤흔든 메르스, 그 한가운데에서 사투를 벌였던 역전의 용사, 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대한감염학회는 1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메르스 1주년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과연 제2, 제3의 메르스 대책이 세워져 있는지, 당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지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모인 감염내과 교수들은 정부의 메르스 후속대책에 대해 과거 사스, 신종플루 때와는 달리 바꾸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효율성이 떨어지고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이 상당수 있어 보완해야할 점은 남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종감염병 '초기 대응' 하려면 전문가 양성 시급"
특히 이날 좌담회는 언제라도 국내 전파될 수 있는 신종감염병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해 감염학회 이사장이자 민관합동대책반 공동위원장 겸 국무총리 특보를 두루 맡았던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는 감염병 전문 인력 양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종감염병은 그 특성상 백신이 없고 치사율이 높을 가능성이 높아 대비와 함께 초기대응 및 진압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선 전문가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는 감염병 전문가도 있고 역학조사관도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미국의 역학조사관의 경우 약 70명을 뽑아 2년 과정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반면 한국은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조차 없는 실정이다.
김우주 교수는 "신종감염병에 대비하려면 조직, 인력, 메뉴얼, 예산 등 4가지가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적 계획으로 전세계적 신종감염병 모니터링 및 분석을 통해 국내 유입을 차단할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시했다.
또한 지난 해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느라 스스로를 격리해야 했던 충남대병원 김현숙 교수도 의료인력 없이 시설만 갖춰선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앞서 신종플루 이후 음압격리병상 시설을 갖추면 수가를 줬지만 메르스를 통해 이는 무의미하다는 게 밝혀졌다"면서 "하드웨어 이외 감염내과 전문의 등 소프트웨어도 확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부처간 의견 대립 해결해줄 '컨트롤 타워' 부재
메르스 당시 간사 역할을 했던 엄중식 교수(강동성심병원)는 컨트롤 타워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그는 논의만하고 시행에 옮겨지지 않고 있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일례로 들었다.
엄 교수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에 대한 연구용역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있다"면서 "1년전이나 지금이나 부처간 의견을 하나로 모아줄 상위 컨트롤 타워가 없다보니 생긴 결과"라고 꼬집었다.
복지부, 기재부, 행자부 등 관련 부처가 입장차가 있다보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변함없는 비효율적 조직시스템 바꿔보자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교수는 전문가 양성과 더불어 전문성을 갖춘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역학조사관으로 국립보건원에서 활동했던 시절 얘길를 끄집어 내어 "과거나 지금이나 동일한 질환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원에서 각각 분절된 업무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면서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적어도 각 질환, 증후군별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을 갖추자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메르스를 두고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원이 각각 업무를 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유기적으로 묶는 조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역학조사관에게 10년후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민 불신이 더 큰 혼란 초래…소통·교육 강화해야"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영구 교수는 소통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메르스 초기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면서 국민들은 정부를 불신하고 혼란이 가중됐다"면서 "부처간, 정부와 국민간 소통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일선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지침, 국민에 대한 교육의 부재가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감염병전문병원을 운영할 경우 평상시 환자진료만으로는 유지가 어려우니 감염병 전문가 대상 교육 및 훈련 기관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늘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 등 신종감염병 대책으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공유하고 각종 변수를 고려해 여러 대책을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의견을 같이했다.
#지카바이러스 #메르스 #감염병 #분당서울대병원 #김우주
대한감염학회는 1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메르스 1주년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과연 제2, 제3의 메르스 대책이 세워져 있는지, 당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지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모인 감염내과 교수들은 정부의 메르스 후속대책에 대해 과거 사스, 신종플루 때와는 달리 바꾸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효율성이 떨어지고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이 상당수 있어 보완해야할 점은 남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종감염병 '초기 대응' 하려면 전문가 양성 시급"
특히 이날 좌담회는 언제라도 국내 전파될 수 있는 신종감염병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해 감염학회 이사장이자 민관합동대책반 공동위원장 겸 국무총리 특보를 두루 맡았던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는 감염병 전문 인력 양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종감염병은 그 특성상 백신이 없고 치사율이 높을 가능성이 높아 대비와 함께 초기대응 및 진압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선 전문가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는 감염병 전문가도 있고 역학조사관도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미국의 역학조사관의 경우 약 70명을 뽑아 2년 과정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반면 한국은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조차 없는 실정이다.
김우주 교수는 "신종감염병에 대비하려면 조직, 인력, 메뉴얼, 예산 등 4가지가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적 계획으로 전세계적 신종감염병 모니터링 및 분석을 통해 국내 유입을 차단할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시했다.
또한 지난 해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느라 스스로를 격리해야 했던 충남대병원 김현숙 교수도 의료인력 없이 시설만 갖춰선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앞서 신종플루 이후 음압격리병상 시설을 갖추면 수가를 줬지만 메르스를 통해 이는 무의미하다는 게 밝혀졌다"면서 "하드웨어 이외 감염내과 전문의 등 소프트웨어도 확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부처간 의견 대립 해결해줄 '컨트롤 타워' 부재
메르스 당시 간사 역할을 했던 엄중식 교수(강동성심병원)는 컨트롤 타워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그는 논의만하고 시행에 옮겨지지 않고 있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일례로 들었다.
엄 교수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에 대한 연구용역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있다"면서 "1년전이나 지금이나 부처간 의견을 하나로 모아줄 상위 컨트롤 타워가 없다보니 생긴 결과"라고 꼬집었다.
복지부, 기재부, 행자부 등 관련 부처가 입장차가 있다보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변함없는 비효율적 조직시스템 바꿔보자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교수는 전문가 양성과 더불어 전문성을 갖춘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역학조사관으로 국립보건원에서 활동했던 시절 얘길를 끄집어 내어 "과거나 지금이나 동일한 질환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원에서 각각 분절된 업무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면서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적어도 각 질환, 증후군별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을 갖추자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메르스를 두고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원이 각각 업무를 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유기적으로 묶는 조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역학조사관에게 10년후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민 불신이 더 큰 혼란 초래…소통·교육 강화해야"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영구 교수는 소통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메르스 초기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면서 국민들은 정부를 불신하고 혼란이 가중됐다"면서 "부처간, 정부와 국민간 소통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일선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지침, 국민에 대한 교육의 부재가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감염병전문병원을 운영할 경우 평상시 환자진료만으로는 유지가 어려우니 감염병 전문가 대상 교육 및 훈련 기관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늘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 등 신종감염병 대책으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공유하고 각종 변수를 고려해 여러 대책을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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