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가시 늦게 제거했더라도, 의사 과실 인과관계 증명 부족"
"목에 걸렸던 생선가시가 위로 내려가 배가 쓰리고 숨 쉴 때마다 뒤틀리는 느낌이 난다."
충청북도 A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 H씨가 호소한 증상이다. H씨가 호소한 증상은 응급실 진료기록에 적혀 있었다.
의사는 진료 당시 H씨의 '생선가시'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H씨는 생선가시 때문에 식도에 구멍이 뚫려 염증이 생겼고 수술을 받다 다량 출혈 및 심인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렀다.
어떻게 된 일일까. 환자와 의사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의 오류일까, 환자 진료기록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은 의사의 과실일까.
의사와 유족의 7년여에 걸친 법정 싸움 끝에 대법원은 의사에게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다. 1심과 2심은 의사의 과실로 H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했다.
대법원 제1부(재판장 김소영)는 최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충북 A대학병원 내과의사 W씨에게 벌금형을 내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2009년 3월 새벽. H씨는 A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목에 걸려있던 생선가시가 내려가 배가 쓰리고 숨쉴 때마다 아프다고 했다. 의료진은 오전이나 돼야 내시경 검사를 할 수 있다고 했고, H씨는 그냥 돌아와야 했다.
아침이 되자 H씨는 집근처 내과 의원을 찾았다. 의사는 급성췌장염 소견을 내리며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했다. 이에 H씨는 다시 A대학병원을 찾았고, 내과의사 W씨를 만났다.
"전날 밤부터 명치가 쑤시고 찢어지듯이 아프며 더부룩한 증상이 있다"며 집근처 내과 의원에서 작성한 소견서를 W씨에게 전달했다.
W씨는 응급실 진료기록은 확인하지 않은 채 H씨를 입원케 하고 급성췌장염에 대한 관찰과 치료를 시작했다. H씨는 입원 내내 심한 진통 및 고열을 호소했고, 입원 3일이 지나서야 소화기내과 의사에게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내시경 검사 결과, 식도에 크기 약 2cm×2cm의 'ㄱ'자 모양의 생선가시가 발견됐고, 소화기내과 의사는 이를 즉시 제거했다. 그리고는 생선가지 제거부위 주변에 점막 부종 및 궤양이 관찰되자 식도천공 가능성이 있다며 W씨에게 흉부방사선 검사를 시행하고 임상적으로 관찰할 것을 권고했다.
생선가시 직후 H씨는 통증 호소를 중단하고 복부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았고 W씨는 환자에게 물, 미음을 허용해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오전부터 H씨는 다시 가슴통증을 호소했다. 가시제거 후 이틀이 지나 흉부 CT촬영 결과 종겸동에 급성괴사성 종격염이 확인됐다. 종격동염은 갈비뼈와 척추 사이 공간인 종격동에 식도 천공 등으로 세균에 오염된 음식물 등이 침투해 발생하는 염증이다.
H씨는 종격동 염증 농양제거를 위한 개흉 수술 등을 받다가 다량출혈 및 심인성쇼크로 결국 숨졌다. 생선가시 때문에 입원한 지 약 열흘만이다.
W씨는 "진료 당시 환자가 생선가시가 걸린 것 같다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며 "생선가시 제거 후에는 여러모로 증세가 호전돼 식사를 권한 것이고 무리한 개흉술로 환자가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환자 내원 당시 식도누공이 자연적으로 치유돼 존재하지 않았고 이미 종격동염이 발병한 상태였다"고 호소했다.
1심 법원은 "생선가시가 걸린것 같다는 말을 못 들었더라도 응급실 진료기록만 확인해봐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W씨는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환자를 최초로 진료할 당시 상태 확인에 있어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며 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2심 법원은 "W씨가 업무상 과실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면서도 "식도천공 및 종격동염은 증상을 발겮기 어려워 쉽게 진단하기 어렵다"며 벌금 1000만원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W씨에게 과실이 있었다며 유죄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생선가시 제거 후 환자의 활력징후, 혈액검사 결과 등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흉수가 감소하고 있던 양상을 고려하면 생선가시 제거 후 한동안 피해자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W씨의 과실로 종격동염 등이 악화돼 환자가 사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식도천공의 임상적 근거는 관찰되지 않았고 구강섭취 허용 후 시행한 흉부고해상도 CT나 식도조영술 검사에서 계속 천공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구강섭취 허용 전 이런 검사를 했다며 식도 천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W씨의 과실로 식도 천공에 의한 종격동염을 유발해 환자가 사망하게 됐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충청북도 A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 H씨가 호소한 증상이다. H씨가 호소한 증상은 응급실 진료기록에 적혀 있었다.
의사는 진료 당시 H씨의 '생선가시'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H씨는 생선가시 때문에 식도에 구멍이 뚫려 염증이 생겼고 수술을 받다 다량 출혈 및 심인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렀다.
어떻게 된 일일까. 환자와 의사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의 오류일까, 환자 진료기록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은 의사의 과실일까.
의사와 유족의 7년여에 걸친 법정 싸움 끝에 대법원은 의사에게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다. 1심과 2심은 의사의 과실로 H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했다.
대법원 제1부(재판장 김소영)는 최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충북 A대학병원 내과의사 W씨에게 벌금형을 내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2009년 3월 새벽. H씨는 A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목에 걸려있던 생선가시가 내려가 배가 쓰리고 숨쉴 때마다 아프다고 했다. 의료진은 오전이나 돼야 내시경 검사를 할 수 있다고 했고, H씨는 그냥 돌아와야 했다.
아침이 되자 H씨는 집근처 내과 의원을 찾았다. 의사는 급성췌장염 소견을 내리며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했다. 이에 H씨는 다시 A대학병원을 찾았고, 내과의사 W씨를 만났다.
"전날 밤부터 명치가 쑤시고 찢어지듯이 아프며 더부룩한 증상이 있다"며 집근처 내과 의원에서 작성한 소견서를 W씨에게 전달했다.
W씨는 응급실 진료기록은 확인하지 않은 채 H씨를 입원케 하고 급성췌장염에 대한 관찰과 치료를 시작했다. H씨는 입원 내내 심한 진통 및 고열을 호소했고, 입원 3일이 지나서야 소화기내과 의사에게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내시경 검사 결과, 식도에 크기 약 2cm×2cm의 'ㄱ'자 모양의 생선가시가 발견됐고, 소화기내과 의사는 이를 즉시 제거했다. 그리고는 생선가지 제거부위 주변에 점막 부종 및 궤양이 관찰되자 식도천공 가능성이 있다며 W씨에게 흉부방사선 검사를 시행하고 임상적으로 관찰할 것을 권고했다.
생선가시 직후 H씨는 통증 호소를 중단하고 복부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았고 W씨는 환자에게 물, 미음을 허용해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오전부터 H씨는 다시 가슴통증을 호소했다. 가시제거 후 이틀이 지나 흉부 CT촬영 결과 종겸동에 급성괴사성 종격염이 확인됐다. 종격동염은 갈비뼈와 척추 사이 공간인 종격동에 식도 천공 등으로 세균에 오염된 음식물 등이 침투해 발생하는 염증이다.
H씨는 종격동 염증 농양제거를 위한 개흉 수술 등을 받다가 다량출혈 및 심인성쇼크로 결국 숨졌다. 생선가시 때문에 입원한 지 약 열흘만이다.
W씨는 "진료 당시 환자가 생선가시가 걸린 것 같다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며 "생선가시 제거 후에는 여러모로 증세가 호전돼 식사를 권한 것이고 무리한 개흉술로 환자가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환자 내원 당시 식도누공이 자연적으로 치유돼 존재하지 않았고 이미 종격동염이 발병한 상태였다"고 호소했다.
1심 법원은 "생선가시가 걸린것 같다는 말을 못 들었더라도 응급실 진료기록만 확인해봐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W씨는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환자를 최초로 진료할 당시 상태 확인에 있어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며 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2심 법원은 "W씨가 업무상 과실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면서도 "식도천공 및 종격동염은 증상을 발겮기 어려워 쉽게 진단하기 어렵다"며 벌금 1000만원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W씨에게 과실이 있었다며 유죄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생선가시 제거 후 환자의 활력징후, 혈액검사 결과 등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흉수가 감소하고 있던 양상을 고려하면 생선가시 제거 후 한동안 피해자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W씨의 과실로 종격동염 등이 악화돼 환자가 사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식도천공의 임상적 근거는 관찰되지 않았고 구강섭취 허용 후 시행한 흉부고해상도 CT나 식도조영술 검사에서 계속 천공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구강섭취 허용 전 이런 검사를 했다며 식도 천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W씨의 과실로 식도 천공에 의한 종격동염을 유발해 환자가 사망하게 됐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다.